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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조선이 만만합니까?" 꼿꼿한 이순신…박해일 세계관 대통합

입력 2022-07-28 19:38 수정 2022-07-2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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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헤어질 결심'·'한산: 용의 출현' 스틸 〈사진=CJ ENM / 롯데엔터테인먼트〉영화 '헤어질 결심'·'한산: 용의 출현' 스틸 〈사진=CJ ENM / 롯데엔터테인먼트〉


"나는야, 바다의 사나이!"

바다를 좋아했던 그 남자, 바다의 장군으로 다시 돌아왔다.

배우 박해일이 영화 '헤어질 결심(박찬욱 감독)'에 이어 '한산: 용의 출현(김한민 감독)'까지 올해 영화계를 대표할 굵직한 작품을 연달아 선보이며 영화 팬들의 마음을 완전히 '붕괴' 시켰다. 특히 관객들의 자발적 N차 관람을 불러 일으키며 작품성과 흥행을 모두 잡은 '헤어질 결심'의 파급력이 '한산: 용의 출현'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어 에너지가 완벽하게 채워진 '박해일의 힘'을 확인 시킨다.

27일 개봉한 '한산: 용의 출현'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첫 날 오프닝 스코어 38만6189명을 동원하면서 '박스오피스 1위 출현'을 알린 '한산: 용의 출현'은 올 여름 극장가 최대 복병으로 시원한 활력을 불어 넣는데 성공했다. 이순신 장군을 향한 5000만 국민 팬덤과 1700만 '명량'의 기운이 '한산: 용의 출현'을 향해 흐르고 있다.

그 중심엔 '명량' 최민식에 이어 '한산: 용의 출현'에서 이순신 장군 역을 맡은 박해일이 있다.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은 세종대왕에 버금갈 정도로 안티없는 역사적 위인인데다가, 수 많은 작품에서 수 많은 배우들이 연기했던 인물이기에 배우로서는 탐나는 캐릭터이면서 동시에 큰 부담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캐릭터다. 박해일 역시 이순신 장군 캐스팅 제의를 받았을 당시 부담감 속 "제가 장군감이냐"고 의아하게 되물어 봤을 정도.

영화 '헤어질 결심'·'한산: 용의 출현' 스틸 〈사진=CJ ENM / 롯데엔터테인먼트〉영화 '헤어질 결심'·'한산: 용의 출현' 스틸 〈사진=CJ ENM / 롯데엔터테인먼트〉

하지만 '극락도 살인사건'(2007) '최종병기 활'(2011)을 통해 박해일과 호흡 맞췄던 김한민 감독은 한산대첩의 이순신을 박해일에게 맡겼고, 박해일은 '박해일의 이순신'으로 신뢰에 보답했다. 그는 "큰 부담감을 느꼈지만 시나리오를 꼼꼼히 읽고, 감독님이 표현하고 싶어 하는 이순신 장군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출연 마음을 굳혔다"고 밝혔던 바, 절대적 수세에 놓인 조선의 바다를 지키는 장군의 지혜로운 리더십이 박해일표 새로운 이순신으로 빛났다.


무엇보다 '한산: 용의 출현'의 이순신은 많은 대사를 소화하지 않는다는 점이 큰 차별점. 캐릭터의 분위기와 성격은 분명 다르지만, 아직 '헤결앓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관객들은 '이순신 장군님은요. 정말 꼿꼿해요'라며 그라데이션 되는 캐릭터에 대한 반색을 표하기도 했다. 데뷔 초부터 작품으로 소통하는 영화배우, 무비스타의 느낌이 강했던 박해일의 강점이 '헤어질 결심'과 '한산: 용의 출현'에서 또 한 번 신선한 '캐아일체 소화력'을 뽐낸 셈이다.

'헤어질 결심'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시기 '한산: 용의 출현'이 출격하면서 스크린은 그야말로 '박해일 세계관 대통합의 장'이 됐다. '한산: 용의 출현' 개봉 전부터 '헤어질 결심' 명대사를 인용해 '한산: 용의 출현'을 응원해 온 관객들은 개봉 후 기다렸다는 듯 폭풍 질주를 중이다. 국뽕이면 어떠랴. 이순신에 반하고, 거북선에 감동하고, '역사에 입각한' 승리의 전쟁에 뜨겁게 들끓는 감정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100% 공감할 진심이다.

실제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왜가 그렇게 나쁩니까?' '조선이 그렇게 만만합니까?' 등을 비롯해 '거북선 이거 경비 처리 돼?' '거북선을 만났을 때, 왜군은 문득 다시 죽는 것 같았죠' '죽을만큼 부러워한 거북선이네' '그 친절한 장군의 머리를 갖다 주세요' '그 칼은 바다에 던져 버려요' '왜놈이 쫓아오잖아!' '시리야, 와키자카 연결해줘!' '우리 일? 무슨 일이요? 12척으로 왜구 박살 낸 일이요?' '침몰했구나, 마침내' 등 열렬한 후기가 가득해 관객들의 센스를 엿보이게 한다.

영화 '헤어질 결심'·'한산: 용의 출현' 스틸 〈사진=CJ ENM / 롯데엔터테인먼트〉영화 '헤어질 결심'·'한산: 용의 출현' 스틸 〈사진=CJ ENM / 롯데엔터테인먼트〉

번외로 '한산: 용의 출현'에 대한 반응이 폭발하면서, 올해 여름 시장 CJ ENM은 여러모로 롯데엔터테인먼트를 밀어주는 형국이 됐다. 박해일을 교집합으로 '헤어질 결심'과 '한산: 용의 출현'의 관계성은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작은 에피소드에 불과하다. 애초 '명량'으로 한국 영화계에 길이 남을 역사적 기록을 세운 CJ ENM은 김한민 감독과 추가 이순신 프로젝트를 손에서 놓으면서 '한산: 용의 출현'을 롯데가 잡게 만들었다.

그보다 과거에는 '신과 함께' 시리즈를 포기하면서 롯데에 쌍천만 축포를 쏘아 올리게 만드는 기회의 장을 마련, 이후 '외계+인' 시리즈를 잡았지만 누구도 예상 못한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고 말았다. '한산: 용의 출현'에 한 주 앞서 개봉한 '외계+인' 1부가 빠른 속도로 내려가면서 '한산: 용의 출현'에 호재가 된 것도 뼈아프다.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에 쏟아부은 칸영화제 후광 역시 흥행 면에서는 롯데가 배급한 '탑건: 매버릭'에 밀렸다.

아쉽게도 운명은 감히 예측할 수 없는 법. 공교롭게도 이 쪽에서든 저 쪽에서든 박해일 효과는 건재하게 살아났다. 물론 박해일 입장에서는 몇 년의 기다림 끝 맞이하게 된 승전보다. 칸영화제에 참석했을 당시 그는 "팬데믹, 엔데믹 등 예상 안 되는 상황에 지난해 3월 '헤어질 결심'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작품 활동을 안 하고 있다. 이미 찍어 놓은 영화가 여러 편이다 보니 그걸 제대로 개봉 시키기 못하면 개인적으로 '더 이상 새 작품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토로했다. '펜데믹 끝나기만 해봐라'라는 마음으로 기다렸다는 박해일. 집 나간 관객들을 다시 잡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는 충무로 흥행 장군님이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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