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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원윳값 깎겠다" 낙농가 "납품 거부"…우유대란 오나

입력 2022-07-28 20:22 수정 2022-07-2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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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윳값을 놓고 정부와 낙농가의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치즈나 요거트 같은 유제품용 원윳값을 깎겠다고 하자 농가들은 "값을 올려줘도 모자랄 마당에 깎는 게 말이 되냐"면서 납품 거부까지 예고하고 있습니다.

장서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젖소 한 마리가 매일 30kg씩 먹는 건초와 배합사료입니다.

주로 수입에 의존하는데, 최근 한 마리당 사료 단가가 6000원 가까이 올랐습니다.

[이한두/젖소 농장 운영 : (사료비가) 일일 90만~100만원가량 추가로 들어가는 상황이 돼서 그냥 가만히 있어도 도산할 위기에 처해 있고…]

낙농협회에 따르면 2년간 사룟값은 30% 넘게 올랐는데 같은 기간 우윳값은 오르지 않았습니다.

원래 다음 주 월요일은 낙농가와 우유 회사가 협의를 통해 새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 날입니다.

그런데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용도별 차등 가격제'에 낙농가들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마시는 흰 우유와 치즈, 요거트 등을 만들 때 쓰는 가공유 가격을 똑같이 리터당 1100원에 공급하는데, 제도를 바꿔 가공유의 가격을 800원으로 낮추겠다는 겁니다.

[이한두/젖소 농장 운영 : 현재 한 마리가 1L를 생산하기 위해 900원 이상이 소요되고 있는데 우윳값을 800원을 주겠다는 건 납유를 하고 있는 의미가 전혀 없는…]

우유회사들은 최근 흰 우유에 비해 유제품 시장이 커졌는데, 수입 유제품 가격이 훨씬 저렴해 국내 제품의 경쟁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이들은 "제도가 개편되기 전엔 가격 협상을 할 수 없다"며 협상 위원회에 필요한 위원을 추천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도 개편 논의 자체가 멈췄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늘(28일) 보도자료를 내고 "낙농협회와 정부 간의 신뢰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제도 개편과 원유 가격 결정을 위한 논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각 지자체별로 낙농가에 새 제도를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는데, 낙농협회의 방해로 참석이 저조했다는 설명입니다.

낙농협회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승호/한국낙농육우협회장 : 농가들이 (설명회에) 참여할 수 있게끔 저희가 문자도 보내고,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지만… 그러기 전에 빨리 원만하게 서로가 타협점을 찾는 게 좋지 않겠나…]

낙농협회는 대화가 재개되지 않으면 우유 납품 거부를 포함한 강경 투쟁에 들어간다는 입장입니다.

이럴 경우 소비자가 우유를 구하기 어려워지는 우유대란이 벌어질 수도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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