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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 삶에 고용주 방값 덤터기…무너진 '코리안 드림'

입력 2022-07-27 20:20 수정 2022-07-27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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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뉴스룸 연속 기획 인구 붕괴와 이민입니다. 이민자와 외국인노동자는 대안으로 꼽힙니다. 그런데, 아직 단순히 '일손'이 아니라, 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듯합니다. 몸 누일 곳 없어 비닐하우스에서 버티고 고용주에게 터무니없이 방값을 뜯기기도 합니다.

먼저 조소희 기자입니다.

[기자]

농사를 짓는 비닐하우스 사이로 보이는 검정 차양막이 보입니다.

캄보디아에서 온 노동자 A 씨의 숙소가 있는 곳입니다.

샤워실은 녹이 슬어 있고 주방에는 LPG 가스통이 놓여 있습니다.

배수시설이 없는 화장실에는 가림막만 쳐 놨습니다.

[A씨/캄보디아 이주노동자 : {짐승이 나오겠는데요? 위생을 떠나서…} 숙소가 너무 열악해요. 화장실에 갈 수 없어요. 스티로폼 패널 집 안에선 밥먹는 곳에서 씻어요.]

지난해 통계를 보면 외국인 농업 노동자 10명 중 8명 가까이가 가설 건축물에 살고 있습니다.

[김달성/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 : 사람이 살 수 없는 시설이죠. 인간의 기본적인 주거권, 그것이 보장이 안 되는 거죠.]

'방값 장사'를 하는 고용주도 있습니다.

17평 아파트에 8명을 지내게 하고 한 달에 200만원 넘게 받아 가는 식입니다.

[김이찬/인권단체 '지구인의 정류장' 대표 : 28만원을 8명이 살고 (각자) 걷는다고 그랬어요. {혹시 식비가 포함?} 아니죠. 아니죠.]

시세와 비교하면 터무니없습니다.

[인근 부동산 주인 : 2000만원에 보증금 60만원이요. {보증금 낮추면요?} 1000만원에 보증금 70만원 달라고 할걸요.]

관리비로만 100만 넘게 떼이거나 남성 고용주와 함께 지내다가 두려운 일을 겪기도 합니다.

[B씨/캄보디아 이주노동자 : 혼자 있을 때 무서웠습니다. 밤에 제 방문을 쾅쾅 두드리고 전기도 끊었어요.]

숙소를 두고 문제가 끊이지 않자 해법을 찾아 나선 지방자치단체도 있습니다.

강원도 철원군은 지자체 예산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기숙사를 짓고 있습니다.

건물이 지어지면 1개 호실에 2명씩, 모두 24명이 지낼 수 있습니다.

월세 15만 원은 고용주에게 부담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남상호/철원군청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팀장 : 인구 소멸이라는 문제가 있는데 외국인 근로자가 인프라로 정착해서 마을이 조금 되살아나는 것까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착을 돕기 위해 한국어와 한국 문화, 그리고 노무 관련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하는 시도인데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면 여러 지자체에 본보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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