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선시대 왕과 왕비의 도장을 담는 보관함인 '보록'이 나라 밖을 떠돌다 우리에게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저마다의 먼 길을 돌아온 우리 문화재들을 국립 고궁 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선화 기자가 미리 보여드리겠습니다.
[기자]
목재함에 가죽과 황동이 조화롭게 덧대어져 있고, 그 위로는 거북이 모양 손잡이가 달려있습니다.
가로와 세로, 높이가 각각 25cm 안팎인 이 작은 상자는 조선시대 왕실의 의례용 도장인 어보를 담았던 '보록'입니다.
[서준/문화재 전문위원 : (뒷면 경첩) 아랫부분이 약간 길게 나타나는 것이 19세기의 특징입니다. 영조라든가 정조 때는 위와 아래가 똑같이 제작됐는데…]
이 보록은 영국의 한 법인이 경매에서 낙찰받았는데 지난해 이걸 알게 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일곱 달 동안 소장자와 협의한 끝에 다시 들여올 수 있었습니다.
[강혜승/국외소재문화재재단 유통조사부장 : 재단은 작년 12월에 정보를 입수하였고요. 소장자와 접촉을 통해서 유물의 중요성과 국내로 들여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드렸고요.]
이번에 돌아온 보록은 다음 달부터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저마다의 사연으로 반출됐던 문화재들이 곡절 끝에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490년 전 조선시대 선비들의 '한강 뱃놀이'를 그린 독서당계회도, 전복이나 조개껍데기로 문양을 만들어 붙인 나전 상자를 비롯해 환수 문화재를 대표하는 40여 점이 공개됩니다.
[김계식/국외소재문화재재단 사무총장 : 국외 문화재 환수를 비롯해 각종 업무를 위해서 지난 10년간 세계 곳곳을 누볐는데요. 출장 거리로 한번 따져보니까 지구를 160바퀴 돈 그런 거리였습니다.]
보록은 이번에 돌아왔지만 아직도 21만 4천 점이 넘는 우리 문화재가…
세계 곳곳에 흩어져있습니다.
(화면제공 : 국립고궁박물관)
(영상그래픽 : 한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