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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안 된 육회 누구 책임? 배달노조 "식당이 깜빡해도 라이더 책임" 분통

입력 2022-07-27 16:05 수정 2022-07-2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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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유니온의 '요기요의 불합리한 음식값 차감 규탄' 기자회견라이더유니온의 '요기요의 불합리한 음식값 차감 규탄' 기자회견
배달앱을 통해 주문한 음식 중 일부가 누락돼 오지 않았다면 이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요.

플랫폼 배달노동자들이 모인 '라이더 유니온'은 이런 배송 실수의 책임을 모두 배달 노동자들이 지고 있어 부당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늘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이 오배송에 대한 합리적인 사후 처리 기준 없이 임의적으로 처리하며 모든 책임을 라이더에게 전가한다"며 배달 플랫폼 회사에 기준을 마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지난 8일, 요기요 플랫폼 배달노동자 A씨는 배달 '콜'을 잡아 고객이 주문한 비빔밥과 육회 등을 배달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A씨는 요기요 고객센터로부터 '고객이 받은 음식에서 육회가 빠졌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회사로부터 '육회를 누락했으니 육회 가격 2만 3천원을 다음 수수료 정산일에 차감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 측은 "검은색 비닐봉지에 포장된 음식의 겉면에 붙은 영수증의 주문번호까지 확인한 후 정확히 배달했다"고 강조합니다. 당일 상황에 대해선 "육회는 라이더가 올 때까지 냉장고에 보관하는데 당시 가게 측에서 이를 꺼내주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육회를 누락시킨 건 본인이 아닌 음식점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육회를 추가 배송하겠다고도 요청했지만, 이미 고객이 육회를 부분적으로 주문 취소한 상황이라 이마저도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요기요'가 공지하는〈배송 시 유의 사항〉(출처=라이더유니온)'요기요'가 공지하는〈배송 시 유의 사항〉(출처=라이더유니온)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요기요는 앱을 통해 배송 시 라이더가 지켜야 할 유의 사항을 공지하고 있습니다. 픽업 시 음식을 모두 챙겼는지 필수적으로 확인하라는 내용도 포함돼있습니다.

하지만 배달노동자들은 '현실성이 없다'고 말합니다. 배달노동자 김광수씨는 "매장에서 일일이 포장을 다 열어서 음식점 사장에게 메뉴가 맞냐고 묻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또 다른 배달노동자 B씨는 "매장에서 포장을 여는 순간 '잘 포장해놨는데 왜 여나'며 다툼이 벌어진다"며 "시간이 돈인 라이더의 책임과 의무는 안전하게 포장된 음식을 안전하게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라이더유니온은 이런 주문 누락뿐만 아니라 잘못 배송된 음식물을 회수해 폐기하는 부당한 지시도 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11일, 배달노동자 김태현씨는 배달 '콜'을 잡았습니다. 해당 콜은 음식 주문이 아닌 이틀 전 잘못 배송된 음식을 회수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어 사측은 김씨에게 음식을 회수 후 자체적으로 폐기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김태현씨와 요기요 라이더 고객센터 측이 나눈 온라인 대화 (출처=라이더유니온)김태현씨와 요기요 라이더 고객센터 측이 나눈 온라인 대화 (출처=라이더유니온)
김씨는 "이틀 동안 썩은 음식물 쓰레기를 폐기처분을 해달라는 것"이라며 "이런 배차 지시는 처음"이라고 황당함을 표했습니다. "이틀 지난 음식물 쓰레기를 배달통에 싣고 다니는 것 역시 위생상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라고도 덧붙였습니다. 김씨는 끝내 사측에 배차 취소를 요청했습니다.

이러한 부당한 음식값 차감 주장에 대해 요기요 측은 "라이더와 위탁 계약 시 책임 소재 기준에 대해 계약서상에 명시하고 동의하에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음식이 누락되는 경우, 수수료 차감 전담 부서에서 사진 등을 통해 사실확인을 거치고 매장과 라이더 모두에게 수차례 물어 귀책사유를 최종적으로 판단한다는 겁니다. 또한 "라이더가 이의가 있을 경우 소명할 수 있는 프로세스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배송된 음식물을 폐기해야 하는 것은 '"자체 폐기가 가이드라인은 맞다."라면서도 "라이더들이 먼 허브(배달 거점 사무실)까지 와서 폐기해야 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자사는 오배송 건을 배달하는 데에도 배달 수수료를 주고 있으며 오배송 주문 자체가 극히 일부"라고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사의 라이더 책임 부담에 관한 정책이 다른 회사들과 비교해 과도하거나 부당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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