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년 전, 전웅태 선수가 올림픽에서 처음 메달을 딴 종목인 근대5종은 가장 올림픽다운 종목이라고 불립니다. 그런데, 최근 새로운 변화를 추진하면서 잡음이 일고 있습니다. 일본의 한 방송국이 만든 장애물 달리기가 승마를 대신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선민 기자입니다.
[기자]
< 닌자 워리어|일본 TBS >
팔다리의 힘으로만 건물 3층 높이를 오르고, 곡예 같은 장면에는 환호성이 터집니다.
제한 시간 안에 각종 장애물을 통과하는 경기.
일본 방송프로그램에서 개발한 '닌자 워리어'의 한 장면입니다.
그런데 6년 뒤엔 이 경쟁을 올림픽에서 볼 수도 있습니다.
국제근대5종연맹이 승마를 대체할 새 종목으로 '닌자 워리어'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클라우스 쇼어만/국제근대5종연맹 회장 : 스포츠는 즐거워야 하고, 사람들을 즐겁게 해야 해요. IOC에 (닌자 워리어를) 제안할 건데, 통과될 거라 확신해요.]
경기 시간이 길고, 지루하다는 평가 속에 퇴출 위기에 놓인 근대5종이 '닌자 워리어'를 넣어 인기를 높이겠다고 나서면서 지난달엔 전웅태를 비롯한 19개국 80명의 선수들이 시험 경기까지 치렀습니다.
[전웅태/근대5종 국가대표 : 선수들 입장에선 승마가 없어진다는 부분은 많이 아쉬운 부분이고, 좋은 쪽으로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도쿄올림픽 당시 승마에서 말 학대와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데다 대회 간소화까지 감안해 승마를 빼겠다는 건데, 그 대체 종목이 왜 '닌자 워리어'여야 하는지에도 의문이 따라붙습니다.
[양수진/전 근대5종 국가대표 : (참여한 선수들이) 매우 어색하고 약간 거부감이 많이 있는 것으로 보였어요. 전통이 있는 경기였는데, 이거는 역사적으로도 혼란이…]
일부 근대5종 선수들도, 연맹의 이런 결정에 "근거가 없고 무모하다"며 승마를 지키자는 캠페인에 나서고 있습니다.
논란은 계속되지만, 국제근대5종연맹은 다음 달 필리핀에서 또 한 번 '장애물 경주'의 가능성을 시험합니다.
(인턴기자 : 남궁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