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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두 번 신기록 갈아치운 육상 선수…알고보니 신발 덕?

입력 2022-07-26 20:43 수정 2022-07-26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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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두 번 신기록 갈아치운 육상 선수…알고보니 신발 덕?

[앵커]

하루 사이 두 번이나 세계 신기록을 갈아치운 육상 선수가 경기 뒤 뜻밖의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신발 덕분에 빨리 달렸다는 이른바 '신발 도핑' 논란이 빚어진 겁니다.

문상혁 기자입니다.

[기자]

< 여자 허들 100m 준결승|세계육상선수권대회 > 

시작부터 치고 나간 나이지리아 아무산은 10개의 허들을 넘고, 여유 있게 결승선을 통과한 뒤, 기록을 보고 깜짝 놀랍습니다.

12초 12, 종전 기록을 0.08초 앞당긴 세계 신기록을 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약 1시간 30분 뒤, 같은 자리에서 더 믿기 힘든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현지 중계 : 시계를 보세요. 저는 못 믿겠어요!]

자신이 세운 세계신기록을 다시 0.06초 줄여 12초 06 기록을 쓴 겁니다.

초속 2m를 넘는 바람이 불었기에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진 않았지만, 하루에 두 번이나 새 기록을 쓴 아무산에겐 환호와 함께 뜻밖의 논란이 따라붙었습니다.

누구보다 빨랐던 이유가 달라진 신발 덕분이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아무산은 트랙스파이크 대신 장거리 주자들이 주로 신는 가벼운 신발을 새로 제작해 신었는데, 편안한 밑창의 신발이 피로도를 줄여줘 질주에 도움을 줬다는 겁니다.

운동화 밑창 두께가 20mm를 넘지 않아 규정을 어긴 건 아니지만, 또 다른 기술로 한계를 넘은 것 아니냐는 '기술 도핑' 비판이 다시 나왔습니다.

가장 원초적인 종목, 육상에서 신발의 도움을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두고 고민의 목소리는 대회마다 커지고 있습니다.

[카르스텐 바르홀름/노르웨이 육상선수 (2021년) : 모든 사람이 물어요. 기록이 잘 나온 게 신발 때문이냐. 육상의 신뢰 문제예요.]

도쿄올림픽 남자 허들 400m에서 마의 46초 벽을 깬 바르홀름은 경쟁한 은메달리스트가 탄소 섬유를 넣은 신발을 신고 달렸다고 꼬집었고, 5년 전, 리우 올림픽 때는 6명의 마라톤 메달리스트가 모두 같은 브랜드의 신발을 신어 '마법 신발' 의혹도 번졌습니다.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단 세계육상연맹은 내후년부터 모든 트랙과 필드 경기에서 쓰는 신발 밑창의 두께를 20mm로 맞추기로 했습니다.

(영상그래픽 : 김지혜·한영주 / 인턴기자 : 남궁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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