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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비상선언' 다큐 뺨치는 한국 재난영화 신기원(종합)

입력 2022-07-2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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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경 기자 kim.jinkyung@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김진경 기자 kim.jinkyung@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비상선언'의 흥행 착륙을 허가합니다.

한재림 감독의 집요함이 또 빛났다. 기대치를 뚫고 상공으로 치솟은 결과물로 기다림에 대해 완벽히 보답했다.

극장가 최대 성수기 여름 시장에 출격하는 빅4 대작 네 편 중 세 번째로 개봉하는 영화 '비상선언(한재림 감독)'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제74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공식 초청작으로 해외 무대에서 처음 공개된 후 약 1년 여 만에 국내 개봉을 추진하게 됐다.

캐릭터 개개인보다는 작품이 빛나는 작품이다. 의미 있는 작품을 위해 연기 신(神)들이 모여 의기투합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숱하게 제작 된 한국형 재난물의 공식을 답습하지 않는 '비상선언'은 '지금 이 시간에 이 스토리가 나온다고?'라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며 꼭 한 번씩 시계를 확인하게 만든다. 이해되는 흐름 속 살짝 살짝 비튼 설정이 새로운 재난물의 신선함을 더한다. 코로나19 등 전세계가 실제로 겪었던 일부 굵직한 현실 재난이 떠오르기도 한다.

김진경 기자 kim.jinkyung@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김진경 기자 kim.jinkyung@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한재림 감독은 "이 기획을 처음 제안 받았던 건 무려 10년 전이다. 글을 쓰고 캐스팅 할 땐 지금의 재난(코로나19)이 오지 않을 시기다"며 "일부러 눈에 보이지 않는 테러로 설정한 이유도 자극적인 장면들로 재난을 소비하지 않으면서도,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해 큰 곳까지 퍼져나가는 재난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특정한 재난 아닌, 재난 그 자체의 속성을 들여다보면 우리 영화 속 함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단언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논할 것이 없다. 캐릭터 그 자체로 살아 숨 쉰다. 대단한 배우들을 움직인 한재림 감독의 만족도는 물론, 배우들 개개인의 만족도도 클 것으로 보인다. 지상을 지배하는 송강호, 전도연이 든든하고, 상공을 진두지휘하는 이병헌의 힘도 크다. 전반부 임시완, 후반부 김남길은 현실에 발 닿아있는 세 주역들과 달리 영화적 캐릭터로 분해 캐아일체의 정석, 임팩트 있는 열연을 완성했다.

이번 영화에서 송강호는 지상에서 재난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베테랑 형사팀장 인호, 이병헌은 딸과 함께 비행기에 탑승한 재혁으로 공개되지 않은 또 하나의 서사가 부여되고, 국토부 장관 숙희 역의 전도연은 국민들을 살리고자 하는 인간애와 장관의 카리스마를 뽐낸다. 부기장 현수는 승객들을 지키기 위해 비행기를 안전하게 착륙 시켜야 하는 책임감 속 미친 케미를 발산, 사건의 시발점이 되는 진석 임시완은 예고편보다 더욱 강렬하다. 기내 사무장 희진 김소진은 침착함을 잃지 않으며 탑승객을 먼저 생각하는 인간적 면모를,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실장 태수 박해준은 이성의 인간화로 활약한다.

김진경 기자 kim.jinkyung@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김진경 기자 kim.jinkyung@jtbc.co.kr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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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우리가 흔히 봐왔던 재난 영화나 장르물로 이해했다. 그러나 점점 작업을 해나갈수록, 한재림 감독이 이 재난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에 '어른스럽게 다가간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말초적인 표현들로 전달하기 보다는,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 잘 느끼지 못했던 사회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들, 가족과 이웃에 관한 생각들을 담담하고 묵직하게 보여준다는 것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밝혔다.

딸의 아버지이자 비행기 공포증이 있는 승객 재혁을 연기한 이병헌은 직접 겪었던 공황장애 경험담도 깜짝 털어놨다. 그는 "실제로 20대 중반에 비행기 안에서 공황장애를 처음으로 겪어봤다. 공황장애의 느낌과 증상들은 그 이후에도 여러 번 경험을 했다. 그런 부분들이 어느 정도 표현이 됐으면 싶었다"며 "공황장애 특유의 호흡이 있는데, 호흡과 갖고 다니는 약 등이 낯설지는 않았다. 내 경험이 연기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남길은 "다큐멘터리는 아니지만, 진짜 기장처럼 연기를 해보고 싶어서 랜딩 시뮬레이션부터 비행기를 조종하는 버튼을 익숙하게 누르는 연습 등을 했다. 비행기 조종석을 옮겨 놓은 오락기가 있어서, 그걸 사서 연기를 핑계로 놀기도 했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반전 캐릭터 임시완은 "그 동안에는 악역이건 선역이건 인물의 행동에 대한 당위성을 찾으면서 연기했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당위성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거나, 아예 없는 역할이라는 생각에 오히려 표현은 자유로울 수 있었다. 걱정보다는 기대가 더 컸다"고 덧붙였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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