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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오면 빙수가게 데려갈게"…영어 하는 북한 소녀 유튜버 '평양 자랑'

입력 2022-07-21 13:48 수정 2022-07-2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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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덥지 않아? 나랑 송령이는 학교 바로 앞에서 파는 빙수 먹기를 좋아해."
(Isn't it so hot? Me and Song Ryong love shaved ice which is just in front of our school.)

평양에 산다는 11살 송아가 영국식 영어로 자신의 여름나기를 전한다. 〈사진=유튜브 'Sary Voline' 캡처〉평양에 산다는 11살 송아가 영국식 영어로 자신의 여름나기를 전한다. 〈사진=유튜브 'Sary Voline' 캡처〉

영국식 악센트로 영어를 거리낌 없이 하는 이 소녀. 북한 학생 복장을 한 아이 같지만, 사실 평양 아이입니다.

이름은 송아입니다.

자신이 다니는 학교 앞 빙수 가게라며 송아가 간 곳은 평양 대성구역종합식당. 〈사진=유튜브 'Sary Voline' 캡처〉자신이 다니는 학교 앞 빙수 가게라며 송아가 간 곳은 평양 대성구역종합식당. 〈사진=유튜브 'Sary Voline' 캡처〉

지난 19일 올린 영상에서 송아가 친구 송령이와 향한 곳은 대성구역종합식당입니다.

셀카봉에 핸드폰을 끼워 찍는 모습이 여느 유튜버와 다르지 않습니다.

송아는 팥빙수를 제일 좋아한다면서 이런 약속도 합니다.

"평양에 오면 나한테 알려줘. 내가 북한에서 최고의 빙수 가게에 데려갈게!"
(If you come to Pyongyang, please let me know. I would take you to the best shaved ice store in our country!)

'북한 최고의 빙수 가게에 데려가겠다'며 평양 곳곳을 홍보 중인 송아. 〈사진=유튜브 'Sary Voline' 캡처〉'북한 최고의 빙수 가게에 데려가겠다'며 평양 곳곳을 홍보 중인 송아. 〈사진=유튜브 'Sary Voline' 캡처〉

두 달 전부터 짧은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북한 유튜버 송아는 11살입니다.

스스로 2011년에 평양산원에서 태어났고,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라고 했습니다.

엄마한테 영어를 배웠다는 송아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J.K 롤링의 '해리포터'입니다.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송아가 영국 런던 주재 북한대사관 외교관인 임준혁의 딸이며, 증조할아버지가 2015년 숨진 리을설 북한 인민군 원수라고 전했습니다.

송아는 평양에 문수물놀이장처럼 친구들이 놀 곳이 많다고 자랑도 한다. 〈사진=유튜브 'Sary Voline' 캡처〉 송아는 평양에 문수물놀이장처럼 친구들이 놀 곳이 많다고 자랑도 한다. 〈사진=유튜브 'Sary Voline' 캡처〉

송아가 올린 영상을 보면 북한 면면을 잘 홍보하고 있습니다.

평양에 문수물놀이장(Munsu Water Park)처럼 또래들이 놀 데가 많다고 하는가 하면, 옥류 아동병원(Okryu Children's Hospital) 같은 근대적인 병원도 있다고 자랑합니다.


옥류 아동병원에 가서는 병원 내 놀이터와 장기 입원하는 아동 환자를 위한 학습실도 보여준다. 〈사진=유튜브 'Sary Voline' 캡처〉옥류 아동병원에 가서는 병원 내 놀이터와 장기 입원하는 아동 환자를 위한 학습실도 보여준다. 〈사진=유튜브 'Sary Voline' 캡처〉

이 병원에 사진으로 걸려 있다는 '소년장수(The Boy General)', '령리한 너구리(The Clever Raccoon Dog)', 이런 북한 만화영화도 틈틈이 소개합니다.

한 달 전 영상에서 송아는 코로나 19에 걸렸던 듯 격리 중이라고 했는데, 얼마나 나라가 잘 보살폈는지 얘기합니다.

집에 군의관이 약을 배달해주고, 식료품 직원도 이삼일에 한 번 신선한 야채를 갖다 준다면서 말입니다.

한 달 전 격리 중이라던 송아는 군의관들이 약을 배달해 줬다고 찍어 올렸다. 북한에 유열 환자들이 쏟아진 시기와 비슷한 때다. 〈사진=유튜브 'Sary Voline' 캡처〉한 달 전 격리 중이라던 송아는 군의관들이 약을 배달해 줬다고 찍어 올렸다. 북한에 유열 환자들이 쏟아진 시기와 비슷한 때다. 〈사진=유튜브 'Sary Voline' 캡처〉

영어 잘하는 이 어린 유튜버는 북한 체제 선전과 무관치 않습니다.

흔히 아는 '조선의 오늘', '우리민족끼리' 같은 대외 선전매체의 노골적인 목소리에서 북한도 탈피하려는 듯 보입니다.

송아처럼 운영하는 북한 채널은 또 있습니다.

재작년 개설된 '리수진의 1인TV'는 7살 수진이의 일상을 담고 있는데, 북한 말로만 전달합니다.

언어적인 한계 탓에 북한 당국은 송아의 유창한 영어를 빌어 외국인을 상대로 선전을 노렸을 가능성이 큽니다.

"여름 휴가 때니까, 다음번엔 내가 문수물놀이장에 가기로 맹세할게."
(because it's a summer holiday, I swear that I go the Munsu Water Park.)

송아는 다음번 '홍보'가 문수물놀이장, 김정은 시대의 치적인 이 호화 워터파크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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