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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최동훈은 외계인에 꽂혔나…'전우치' 이후 13년 만에 '퓨전SF'로 돌아온 까닭은

입력 2022-07-13 21:33 수정 2022-07-1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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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어느 날, 서울 한복판에 등장한 시커먼 비행선. 건물이 부서지고 사람들은 비명을 지릅니다. 외계인은 시공간을 가르고 1390년 고려로 날아가 신검을 두고 다툽니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영화 '외계+인'의 장면들입니다.

 
영화 '외계+인' 포스터.영화 '외계+인' 포스터.

최동훈 감독의 상상력은 '과거에 외계인이 있다면, 과거 사람들은 외계인을 요괴라고 상상할 것'이라는 발상에서 출발합니다. "무릇 도술이란" 말로 잰체하며 도술 부리는 도사와 외계인, 인간이 얽히며 고전적 상상력과 SF적 상상력이 결합합니다. 도사가 나온다는 점에서 13년 전 그의 영화 '전우치'와 비견되기도 합니다.

영화 '도둑들''암살'로 총 2568만 관객을 동원한 일명 '쌍천만' 감독. 7년 만에 내놓는 복귀작에서 최동훈 감독은 왜 외계인을 관객들 앞에 소환했을까요? 최 감독과의 일문일답입니다.


Q. 외계인과 도사를 소환한 이유?
"제가 아주 어렸을 때 삼국유사나 한국의 고전 설화를 보고 굉장히 큰 충격에 빠졌었어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이야기가 있다니. 그게 그렇게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는 거예요. 지금은 사회가 발달하고 그런 이야기들이 잊혀졌지만, 우리들 유전자 안에 그런 상상력의 세계가 있다는 게 즐겁기도 하고 사람들과 이걸 나누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영화 '전우치'를 제작한 이후, 이 세계를 가지고 한 번 더 해야지 생각했는데 그로부터 13년이 걸렸습니다. 한국에서는 잘 만들지 않는 장르인데, 관객에게는 낯설 수 있지만 줄 수 있는 영화적 즐거움은 굉장히 크다고 생각해요."


Q. 한국서 촬영한 SF 영화 중 가장 찍기 어려운 영화였다는 평가도 나오는데?
"외계에서 온 비행선이나 외계에서 온 로봇이나, 외계인을 만드는 거 자체가 되게 힘든 과정인 것 같습니다. 그런 걸 많이 만들어본 역사가 별로 없어서 모든 걸 원점에서 시작해야 했거든요. 촬영할 때는 이것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영화의 결과로는 다 존재하는 거잖아요. 그런 걸 상상해내는 과정, 그리고 현실화하는 과정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우리 밑바닥에 있는 상상력을 끄집어내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Q. 외계인이 정말 나타난다면?
"저는 제일 먼저 죽겠죠. '네가 우리에 대해 뭘 안다고 이런 영화를 만들어?'(하면서)."


Q. 13년 전 전우치 때와 달라진 점?
"이런 영화 찍겠다고 하면 대부분 반대하거든요. 한국에선 낯선 장르이고, '관객에게 다가가기 쉽겠어?'라고 하면 반항심이 들거든요. '진짜 그럴까? 관객들은 어떤 영화든 볼 준비가 돼있는데, 영화를 만드는 우리가 너무 틀을 가지고 있었던 게 아닐까? 공들여 열심히 만든다면 관객의 마음에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영화 '타짜'를 만든 뒤 '전우치'를 만드니까,애들 영화 만들었다고 좀 안 좋은 소리도 들었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해외를 나갔을 때 외국 사람이 DVD를 가지고 와서 사인 받았는데, 그 영화가 '전우치' 였어요. '전우치'를 이 사람들이 좋아한단 말이야? 저도 반쯤 의심하면서. 13년이란 세월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지만 다시 한 번 장르적 이종 교합을 통해서 보여준다면 한국 영화의 변화랑도 맞다고 생각해요.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고 싶은 장르입니다."

(영상취재 : 주수영, 영상편집 : 박수민,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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