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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체크] '중국 매미' 공포 되살린 '러브버그' 기습…"먹이사슬 망가진 탓"

입력 2022-07-09 18:45 수정 2022-07-09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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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도심 주거 지역에 나타난 까만 벌레떼, '러브버그' 때문에 주민들이 큰 불편을 호소했는데요. '중국 매미'도 그렇고 이렇게 처음 보는 '벌레의 습격'은 거의 매년 이어지고 있죠.

왜 이런 습격이 반복되는 건지 크로스체크 조보경, 서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방역차량이 길가를 돌며 살충제를 뿌립니다.

고양시가 대대적인 방역에 나선 건 지난달 29일부터 사랑벌레, 러브버그로 인한 민원이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차미경/경기 고양시 덕양구보건소 생활방역팀장 : 7월 5일까지 한 450여 건 들어와 있어요.]

[박춘호/경기 고양시 덕양구보건소 : 날씨가 개고 나서부터는 개체수가 훨씬 줄었습니다. (지난주에는 훨씬 더 많았나요?) 네네.]

암수가 붙어 다니는 등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털파리류라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도 현장조사에 나섰습니다.

이번 주 200여 마리를 채집해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아메라카 대륙에 서식하는 '플리시아 니악티카'가 아닌 자생종 털파리로 확인됐습니다.

[변혜우/인천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 : 예전부터 우리나라에 살고 있었지만 아직까지 기록이 안 된 상태로 남아 있는 그런 종이라고 저희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짝짓기를 할 수 있는 기간이 짧은 털파리류 특성상 떼로 출현하는 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북한산 근처 도심에 출몰해 문제가 된 걸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짧은 수명 등을 고려했을 때 러브버그가 최대 2~3주 뒤 자연스럽게 사라질 걸로 보고 있습니다.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익충인 만큼 생태계 보존을 위해 방역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변혜우/인천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 : 농약을 뿌리면 우리가 원하는 해충만 골라서 죽일 수는 사실 없거든요. 이제 없어질 테니까 조금만 참고 기다리시라고도 강요를 할 수 없는 문제잖아요. 약간 상충되는 부분이 있죠.]

시민들이 느끼는 불편함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연매/서울 불광1동 : 우리 딸들은 난리가 났어요. 제발 이사 가자고.]

[이정선/서울 진관동 : 음식 장사를 해야 되니까 조금만, 이게 틈만 있어도 들어가는 거야. 기어서 들어가는 거예요. 그러니까 장사하기가 어려웠죠.]

러브버그 뿐 아니라 곤충이 대규모로 출현해 시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례는 과거에도 종종 있었습니다.

바닥과 벽에 하얀 물체가 빼곡합니다.

언뜻 낙엽처럼 보이지만, 자세히보니 죽은 나방입니다.

가로등과 하수구 등 곳곳에는 나방알이 빼곡합니다.

2019년 여름 JTBC 취재진이 촬영한 '줄점불나방 떼'의 모습입니다.

나뭇가지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모두 벌레입니다.

셀 수 없이 많은 벌레들이 아예 나무 전체를 덮었습니다.

나무에는 나뭇잎은 온데간데 없고, 앙상한 가지만 남았습니다.

2020년 여름을 습격한 '대벌레'의 모습입니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 모양의 물체, 자세히 보니 모두 벌레의 사체들입니다.

매년 반복되는 벌레들의 출현 소식.

공통점은 바로 날씨가 본격적으로 습해지고 더워지는 6월 말, 7월 초라는 점입니다.

겨울철 기온이 다소 높아진 요즈음, 곤충의 알들이 비교적 많이 살아 남습니다.

그렇게 많이 살아 남은 알이 습한 날씨를 만나 한꺼번에 부화해 개체수가 증가한 겁니다.

전문가들은 나아가 더 근본적인 원인을 지적합니다.

반복되는 곤충 떼의 습격은 복잡한 먹이사슬로 이뤄진 생태계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때문에 대규모 개발 등이 이뤄지는 곳에서는 이러한 벌레떼 출현이 잦을 수 있습니다.

실제 러브버그와 대벌레가 모두 출현한 서울 은평구와 고양 덕양구는 최근 몇년간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졌거나, 현재 이뤄지고 있는 곳들입니다.

[이강운/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장 : (자연 생태계의)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지 않아 생기는 기상이변이 오랫동안 쌓이면 기후변화가 되는 것이고… 그런데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게 사실 (인간의) 개발… 따지고 보면 인간 잘못이 더 크죠.]

전문가들은 자연 생태계와 공존할 수 있는 개발 방식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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