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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우리은행 횡령 공소장 입수…영화 '기생충' 수법으로 614억 빼돌려

입력 2022-07-06 20:14 수정 2022-07-0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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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회삿돈 614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리은행 직원의 공소장을 JTBC가 입수했습니다. 범행을 위해 공문서와 사문서를 여러 건 위조했는데, 위조 수법이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자세한 내용, 먼저 김필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우리은행 직원 전모 씨가 저지른 범행의 발단은 2012년 가족의 사업 실패로 발생한 채무 10억 원이었습니다.

이 돈을 메꾸기 위해 173억 원을 빼돌린 게 시작이었습니다.

그 돈으로 해외 투자 등을 했지만 실패했고, 횡령액은 눈덩이처럼 커졌습니다.

그렇게 10년간 총 614억 원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우리은행 본점의 기업개선부 과장으로 일했던 전씨는 기업 매각에 참여한 이란 가전업체 A사의 계약 보증금을 빼돌렸습니다.

전씨는 A사가 우리은행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한 것처럼 사문서를 꾸몄습니다.

공소장에 나와 있는 전씨의 위조 수법을 재현해 봤습니다.

이렇게 두 개의 문서를 준비합니다.

하나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A사 대표 직인이 찍힌 사본입니다.

다른 하나는 언제까지 보증금을 돌려달라는 문구를 작성해 출력한 문서입니다.

이걸 오려 붙여서 하나로 만들어 복사합니다.

이 문서를 가지고 전씨는 614억 원을 빼돌릴 수 있었습니다.

조작은 한 차례에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씨는 인사 발령이 나 후임자가 올 경우 범행이 탄로 날까 봐 금융위원회 문서를 조작했습니다.

이번에도 방법은 같습니다.

전씨가 금융위 업무에 관여하고 있으니 인사이동이 없도록 해달라고 작성하고 출력한 다음, 기존에 가지고 있던 금융위 공문에 오려 붙이고 복사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전씨는 인사이동 없이 6년을 버틸 수 있었습니다.

검찰은 전씨에 대해 614억 원의 횡령 혐의 말고도 사문서와 공문서 등 총 3건의 문서 위조 혐의를 추가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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