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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호중 "1년 9개월동안 복지관서 '선생님', 진심 배웠다"

입력 2022-07-01 08:00 수정 2022-07-0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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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엔터 제공생각엔터 제공
가수 김호중(32)이 홍길동급 스케줄로 달린다. 전날 밤 부산에서 올라와 몇 시간만에 기자들 앞에 선 그는 7월엔 이탈리아, 9월엔 전국투어 등 쉼없는 하반기 일정을 읊었다. 1년 9개월 동안의 무대 갈증을 한풀이라도 하듯 스케줄을 채웠다. 그럼에도 그는 "입소 전보다 여유가 있다"며 오히려 웃었다. "복지관에서 근무하면서 많은 힐링의 시간도 가졌기 때문에 이제 일할 시간이다. 그리웠던 팬들과도 자주 만나고 싶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군백기를 어떻게 보냈나.
"강남역 근처 장애인 복지관에서 1년 9개월동안 근무했다. 발달장애인 친구들이 있는 곳이다. 처음 갔을 때 안전을 지켜주라는 내 임무가 무엇인지 잘 몰랐고 적응도 어려웠다. 몇 개월 적응의 시간이 지나니까 친구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줬다. 지금도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과 연락을 한다. 늦은 나이에 병역의무를 하게 되면서 나름 여러가지를 겪어봤다고 생각했는데 복지관에서의 경험은 전혀 새로웠다. 이 친구들을 통해 진심으로 누군가를 대하는 법을 알게 됐다."

-소집해제 날의 기분은.
"지도관님하고 인사하고 복지관에 들렀다. 친구들이 영상을 준비해주고 꽃도 줬다. 아직도 소집해제한 것이 맞나 어안이 벙벙하다. 알람 없이도 7시반~8시면 눈이 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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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진 않았는지.
"불안함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래서 주말마다 팬카페에 글을 올리고 안부를 공유했다. 군대 다녀온 이후 팬카페 회원수가 오히려 늘었다. 팬덤 아리스가 입소문을 많이 낸 영향이 있는 것 같다. 연령층이 다양하긴 해도 주로 어머님 분들이 많다. '오늘 누구를 만났는데 우리가 아리스로 섭외했다'는 내용들을 종종 전해주신다. 감사하다."

-가장 하고 싶은 활동이 있었나.
"무대가 그리웠다. 가기 전엔 코로나가 심해서 함성도 허용이 안 됐다. TV를 통해 공연 소식을 접하면서 나도 빨리 무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동시에 내가 예전처럼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 그래서 빨리 내 자신을 시험해 보고 싶어서 소집해제 하자마자 '평화콘서트' '드림콘서트-트롯' 등에 올랐다. 무대를 해보니 '제자리에 왔구나'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

-입소 이후 클래식 활동이 많다.
"의도한 바는 아니고, 입대 전에는 방송국 요청대로 노래를 했다. 소집해제를 앞두고는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잘 준비해서 하자는 마음이 들어 자연스럽게 변형이 되지 않았나 싶다. 퇴근 후에 작업실에 가서 편하게 음악을 들어보고 급하게 하진 않았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이 뭔지 여러 가지로 들어봤다."

-플라시도 도밍고를 만나고 안드레아 보첼리와의 만남도 예정됐다. 거장과 연달아 만나는 기분은.
"도밍고 선생님은 자필편지로 초대해 주셨다. 공연 이후 선생님과 식사를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오페라를 같이 하자고 하시더라. 또 '아직 서른이니 음악에 대해 갈 길이 멀다. 끝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있을테니 천천히 하라. 테너라서 무리하면 안 된다'며 목관리 팁도 알려주셨다. 너무 존경하는 분들이라 만남 자체가 꿈만 같다. 대가 옆에서 노래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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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꿈의 무대라고 불리는 체조경기장에서 단독콘서트도 연다.
"음향만 생각했다. 내가 퍼포먼스 가수가 아니라서 음향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곳에서 '미스터트롯' 콘서트도 해봤고, 나훈아 선생님 공연 관람도 했다. 양쪽에서 경험하면서 음향이 최고라고 생각한 공연장이다. 오셔서 '노래 잘 들었다'란 말씀 해주셨음 좋겠다."

-콘서트에서 춤은 안 추나.
"고민이다. 같은 소속사에 아이돌그룹 탄(TAN)이 있어서 연습실 구경을 갔다. 보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다. '안되겠다, 이럴 시간에 좋은 노래 하나 더 부르자'란 생각이 들었다. 팬들을 위해 춤이 아니더라도 동작 정도는 넣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팬들의 열정이 대단하다. 싱글 '빛이 나는 사람'도 팬들에 영감을 받았다고.
"팬들이 보낸 편지를 보는데 제목에 '빛이 나는 사람'이 많더라. 그게 누굴까, 뭘까 고민하다가 팬들의 글에서 가사를 뽑았다. 사실 내가 작곡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주변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를 계기로 미디도 배웠다. 재미있더라. 시간이 얼른 지나서 작곡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 팬들에게 내 이야기를 다양하게 전해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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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에 '김호중 소리길'도 있다.
"촬영차 다녀왔다. 길 시작부터 끝까지 천천히 다 살펴봤다. 내가 학교 다닐 때에도 그 길은 명소였다. 벚꽃이 워낙 예쁜 길로 유명했다. 지금은 보라색으로 단장했더라. 그 곳을 찾는 팬들도 늘어나서 참 좋은 것 같다. 책임감도 생긴다. 내가 잘 해야 한다는 채찍으로 다가온다. 그래야 그 길이 없어지지 않을테니까."

-어떤 가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노래 잘 하는 것도 필요없다. 그냥 '노래하는 사람'이면 된다. 내가 지금 가수를 떠올리면 정말 많은 선배님들이 생각난다. 누군가가 가수를 떠올렸을 때 그냥 떠올랐음 좋겠다. '이 가수 때문에 행복했지' '이 노래 듣고 기분 좋았지' 이렇게 기억되면 참 좋을 것 같다."

황지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jeeyoung1@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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