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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안구단] "서해 사수한 명예, 20년 만에 승전으로"…제2연평해전 20주년

입력 2022-06-29 17:42 수정 2022-06-2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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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온라인 기사 [외안구단]에서는 외교와 안보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알찬 취재력을 발휘해 '뉴스의 맥(脈)'을 짚어드립니다.

오늘(29일)은 제2연평해전이 발발한 지 2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군은 20주년을 맞아 제2연평해전을 '승전'으로 명확히 기록했습니다. '기념식'은 '승전 기념식'으로, '전적비'는 '전승비'로 거듭났습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6월 29일 오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0주년 기념식'에서 제2연평해전 영웅들의 얼굴 부조상을 어루만지고 있는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해군〉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6월 29일 오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0주년 기념식'에서 제2연평해전 영웅들의 얼굴 부조상을 어루만지고 있는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해군〉
■ 기습적으로 당한 '패전', NLL 지킨 '승전'으로

제2연평해전은 한·일 월드컵 3·4위전이 열리던 2002년 6월 29일 오전 10시쯤 북한 경비정 2척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북한 경비정이 우리 해군 참수리 357호 고속정을 기습 공격했던 것입니다. 우리 고속정들은 30여분 간 치열한 교전을 벌이며 맞섰습니다. 결국 NLL을 사수하는 데 성공했지만 북한 군의 집중 사격을 받은 참수리 357호는 침몰했습니다. 357호의 정장 윤영하 소령과 한상국 상사,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등 6명이 전사했고 19명이 다쳤습니다.

 
6월 29일 오후 서해 해상에서 고 조천형 상사 유가족이 유도탄고속함으로 부활한 조천형함에 올라 해상헌화를 하고 있다. 〈사진=해군〉6월 29일 오후 서해 해상에서 고 조천형 상사 유가족이 유도탄고속함으로 부활한 조천형함에 올라 해상헌화를 하고 있다. 〈사진=해군〉
이 전투는 처음에 '패전'으로 인식됐습니다. 북한의 선제 공격에 어이 없이 당했다, 도발 징후를 감청 정보 등으로 알고도 안일하게 대처했다, 여러 논란이 일었습니다. 하지만 북한 측 피해가 우리보다 큰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황은 바뀌었습니다. 당시 북한 군에서 13명이 숨지고 25명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격한 북한군 등산곶 684호는 반파된 채 도주했습니다. 침몰한 참수리 357호를 예인해 분석했더니 북한 군은 RPG-7 대전차 로켓과 함포를 수면 아래로 집중적으로 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치밀한 공격을 더 큰 피해로 응징했으니 결과적으로 승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재평가는 2008년부터 본격화됐습니다. 기념식은 국가급 행사로 격상됐고 '서해교전'이라는 명칭은 승리를 부각하는 차원에서 '제2연평해전'으로 바뀌었습니다.

■ 올해 20주년 기념식, '승리'에 방점

이에 더해 올해부터는 기념식에 '승전'이라는 표현이 붙었습니다. 제2연평해전 '전적비'는 '전승비'라는 새 이름을 받을 예정입니다. 올해 기념식에서는 유가족이 전사자 이름을 딴 함정에 올라 처음으로 해상 헌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해군은 2009년부터 유도탄고속함을 서해에 실전 배치했는데, 이들 함정에는 1번 함인 '윤영하함'을 필두로 '한상국함', '조천형함', '황도현함', '서후원함', '박동혁함' 같은 전사자 이름이 붙었습니다.

 
'제2연평해전 승전 20주년 기념식'이 열린 6월 29일 오후 경기도 서해 해상에서 유도탄고속함 '윤영하함' 승조원들이 해상 헌화를 마친 후 묵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공동취재단〉'제2연평해전 승전 20주년 기념식'이 열린 6월 29일 오후 경기도 서해 해상에서 유도탄고속함 '윤영하함' 승조원들이 해상 헌화를 마친 후 묵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공동취재단〉
오늘 '윤영하함'에 어머니와 함께 오른 고 윤영하 소령의 동생 윤영민 씨는 “나 역시 해군으로 일해 바다에 대한 남다른 감회가 있다”며 “하늘에서나 바다에서나 지금 어디에 있을지 모르는 형이 대한민국을 잘 지켜주고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해전 당시 참수리 357호 부장이던 이희완 중령은 “유가족과 참전 전우들이 실제 전투를 했던 바다 위에서 만나게 됐다”며 “6용사가 목숨을 바쳐 서해를 사수한 그 명예가 20년 만에 승전으로 자리매김해 대단히 기쁘다”고 했습니다. 앞선 참배 행사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여섯 용사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면서 "제2연평해전 영웅들이 이룩한 승리의 역사를 계승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제2연평해전 그 후, 달라진 서해

제2연평해전은 정전 협정 이후 유지돼 온 교전 규칙을 바꾸고 서해상에 해군 전력을 늘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경고방송·시위기동·차단기동·경고사격·격파사격의 5단계 교전 수칙은 경고방송·경고사격·격파사격의 3단계로 간소화됐습니다. 적의 기습 공격에 '밀어내기식' 기동이 한계를 드러낸 만큼, 초반부터 공세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또 2010년 연평도 포격전 이후 "도발 원점은 물론 도발을 지휘한 핵심세력까지 단호하게 응징한다"는 합참의 강화된 대응지침은 서해에서도 적용됩니다. 북한 경비정이 또 다시 NLL을 침범해 도발하면 등산곶 일대 포진지까지 격파하겠다는 각오입니다.
 
제2연평해전 6명의 전사자들의 이름으로 명명된 유도탄 고속함이 서해상에서 해상기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앞부터 윤영하함, 한상국함, 조천형함, 황도현함, 서후원함, 박동혁함. 〈사진=해군〉제2연평해전 6명의 전사자들의 이름으로 명명된 유도탄 고속함이 서해상에서 해상기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앞부터 윤영하함, 한상국함, 조천형함, 황도현함, 서후원함, 박동혁함. 〈사진=해군〉

전력 증강 측면에서는 실전 배치된 유도탄고속함이 눈에 띕니다. 스텔스 기능을 갖춘 이 함정에는 사거리 150㎞의 대함유도탄 '해성'과 분당 600발을 쏘는 40㎜ 함포가 장착됐습니다. 북한의 RPG-7 대전차 로켓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아픔을 되새기며 원거리 타격으로 승기를 잡겠다는 의도입니다. 여기에는 낮은 서해 수심에서 기동에 한계가 있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 프로펠러 대신 물 분사방식인 워터제트 추진기가 장착됐습니다. 제원만 놓고 보면 유도탄고속함은 세계 최강의 연안 전투함정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노후된 참수리급 고속정(170t급)과 호위함(1500t급)은 신형 고속정(230t급)과 신형 호위함(3100t급)으로 대체됐습니다. 신형 고속정에는 76㎜함포와 130㎜ 유도로켓이, 신형 호위함에는 와일드캣(AW-159)과 링스(Lynx) 등 해상작전 헬기가 탑재됐습니다. 원거리 타격은 물론 수상과 공중에서 입체 작전이 가능해졌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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