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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계상 "아저씨가 로코 해서 죄송합니다"

입력 2022-06-27 15:37 수정 2022-06-2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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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계상. 사진=저스트 엔터테인먼트윤계상. 사진=저스트 엔터테인먼트
배우 윤계상(43)이 장르물의 얼굴에서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으로 성공적인 컴백을 마쳤다.

지난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되고 있는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의 시리즈 '키스 식스 센스'에서 오랜만에 '로코남'으로 등장해 설렘을 선사하고 있다.

'키스 식스 센스'는 입술이 닿기만 하면 미래가 보이는 서지혜(예술)와 오감이 과도하게 발달한 윤계상(민후)의 아찔한 로맨스를 다룬 작품이다. 드라마 '라디오 로맨스'의 전유리 작가가 집필을, 드라마 '오 마이 베이비' '보이스 3' '뷰티인사이드'의 남기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드라마 '형수님은 열아홉'(2004) '트리플'(2009) '최고의 사랑'(2011) 등 로맨스 연기로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었던 윤계상은 영화 '범죄도시'(2017) '유체이탈자'(2021) 드라마 '크라임 퍼즐'(2021) 등 언젠가부터 장르물에 특화된 배우로 사랑받았다. '로코로 돌아오라'는 팬들의 외침이 꺼져버리기 전, 이번 '키스 식스 센스'로 오랜만에 '달콤한 계상 오빠'로 돌아왔다.

인지도가 약한 플랫폼이란 한계를 넘고 호평을 끌어내는 중이다. 그런데도 윤계상은 "너무 아저씨처럼 나오지 않았나. 시청자분들에게 죄송하다"며 환히 웃어 보였다.

 
'키스 식스 센스' 스틸. '키스 식스 센스' 스틸.
-이번 작품을 자평하자면.
"사실 이 드라마가 어떤 반응일지 궁금했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며 반응이 좋았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피드백을 받지 못했다. OTT 작품이라 반응을 어디서 살펴야 할지도 몰랐다. 다만,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3만 명 정도였는데 갑자기 5만으로 늘었다. 영어 댓글도 많이 쓰여있었다. 이게 OTT의 힘인가 싶었다."

-촬영하며 우려되는 부분이 있었나.
"드라마 '크라임퍼즐' 촬영이 끝나자마자 '키스 식스 센스'로 넘어와서 얼굴이 삭았다.(웃음) 삭은 상태에서 나와서 죄송했다. 하하하. '크라임퍼즐'에서 약간 고생하며 몸도 많이 쓰고 촬영해선지, 사람이 늙어 보이더라. 작품에 그 흔적이 남은 것 같아 걱정했다. '어떡하지. 큰일났네. (서)지혜는 너무 이쁜데'. 로맨스를 담당해야 하는데 너무 아저씨처럼 나오니까. 가발도 너무 티났다. 하하."

-오랜만에 로맨틱 코미디 작품을 선택했다.
"소속사 대표가 정말 즐거운 목소리로 '기적 같은 일이 찾아왔다. 형에게 로맨스 제안이 왔다. 풋풋하다'고 하더라. 대본을 보고 사람을 잘못 찾아온 줄 알았다. 30대 초반의 핫한 배우가 연기해야 하는데, '진짜 나한테 주는 거 맞아?'했었다. 그리고 덥석 물었다. 거울을 보니 로맨틱 코미디가 가능할 나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 장르물에 가깝잖나. 그게 사실이다. 젊은 배우들이 그런 드라마를 많이 찍으면, 나 또한 보면서 눈 호강을 한다. 에너지가 다르다. 내가 내 얼굴로 풋풋한 느낌을 전해주는 건 부담스럽다. 죄송한 마음만 든다. 하하."
 
'키스 식스 센스' 스틸. '키스 식스 센스' 스틸.

-그렇다면, 젊어지려고 노력한 부분이 있나.
"스태프를 최고로 꾸렸다. 화보만 하는 스태프들을 와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별로 (돈을) 못 벌었다.(웃음) 그분들이 많이 벌고. 스태프 비용에 거금을 썼다. 가발도 엄청 비싸다. 모든 것들이 최고였다. 그래도 그렇게 한 것이 그 정도다. 하하하."

-그렇게까지 해야 했다니.
"민후에 관해 '까칠한데 마음은 따뜻하고 완벽남이야' 이런 대사가 있었다. 옷도 잘 입어야 하고 심지어 멋있기까지 해야 한다. 그때 받은 스트레스 생각하면 끔찍하다. 그래서 좋은 분들 많이 섭외했다."

-그런데도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진짜 고민을 많이 했다. 필모그래피 중 1순위가 '굿와이프'라고 생각했다. 그때의 내 모습이 뭐가 좋았을까 고민했다. 그런 어렸을 때의 느낌을 다시 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잘 안 나오더라. 대본이 가진 매력남의 행동이 있어서 그걸 믿고 갔다."
 
윤계상. 사진=저스트 엔터테인먼트윤계상. 사진=저스트 엔터테인먼트

-로맨틱 코미디이면서, 오감이 발달한 주인공이 나오는 판타지물이기도 하다.
"오감이 특별하게 발달하면 어떤 느낌일지 고민했다. 마블 초능력자를 연기하고 싶었는데, 그런 비슷한 결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마블처럼 디즈니이고 초능력을 다루는 로맨스이잖나. 그런 기운을 훔쳤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할리우드에서 볼 만한 설정들을 부담스럽지 않게 표현하려 했다. 오감이 발달하면 예민해질 수 있는데, 그걸 조금 재미나게 풀었다. 디즈니 작품답게."

-실제로 발달한 오감이 있나.
"귀가 좀 발달한 것 같다. 가수를 해서 그런지 몰라도, 귀가 좀 발달했다. 대본을 외울 때도 눈으로 암기를 못 하고, 소리 내서 이야기하며 귀로 익힌다. 내 욕하는 것도 잘 듣는다.(웃음)"

-상상 신 가운데 코믹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게 오히려 맞다. 그거 할 때가 제일 편했다. (멋있는 연기는) 오글거려서 못 하겠더라. 죄송하다. 어떻게 됐든 결과가 괜찮다고 하니. 하하하."

-또 힘들었던 점이 있나.
"젊어 보이는 것에만 신경 썼다. 거울을 이렇게 많이 봤던 작품이 있었나 싶다. 가발이 머리를 너무 쪼으니까 두통에 계속 시달린다. '머리 어땠어?' 이것만 계속 물어봤다."
 
'키스 식스 센스' 스틸. '키스 식스 센스' 스틸.

-만족하는 장면은.
"1부에서 비 오는 날 모자를 쓸 때, 제일 괜찮았다. 머리가 안 나와서.(웃음) 서지혜가 너무 예뻐서 진짜 미안했다. 서지혜에게 버금가는 훈남이 나왔으면 어땠을지."

-이번 작품으로 서지혜와 재회했다.
"정말 좋았다. 그땐 서지혜가 22살이었고 신인이었다. 나도 연기를 처음 할 때였다. 진짜 풋풋했다. 낯가림이 심한 친구였고, 진짜 열심히 하는 친구였다. 그랬던 친구와 다시 만났으니. 이번 작품에서는 초반에 서지혜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로맨스 호흡은 어땠나.
"좋았다. 키스를 이렇게 많이 해본 작품이 있었나. 가글을 너무 많이 먹었다. 나중엔 그 맛밖에 안 났다.(웃음) 젊은 배우들이었으면 부끄러워하거나 낯설어했을 대사나 상황이 있었는데, 연기를 둘 다 오래 했으니 그런 연기에 관해 오래 이야기를 나눴다. 나중엔 진짜 입을 대며 논의했다. 서지혜가 키스신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디즈니+에서 공개된다는 점이 연기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나.
"플랫폼이 디즈니+라는 걸 처음부터 생각했다. 어쩌면 키스신도 많고 야하게 보일 수 있지만, 정서적으로 가진 에너지가 긍정적이고 발랄하게 가려고 생각했다. 보면 기분 좋아지는, 디즈니와 같은 계열에 있는 느낌이다. 감독님이 음악도 '겨울왕국'처럼 깔았다고 하더라."
 
윤계상. 사진=저스트 엔터테인먼트윤계상. 사진=저스트 엔터테인먼트

-글로벌 플랫폼이라 달랐던 점도 있나.
"전 세계 사람들이 볼 수 있는 플랫폼이니까, 진짜 해외 팬분들이 즉각적인 답을 주기도 한다. 자막을 깔아서 동시에 전 세계에서 보는 것이지 않나. 진짜 재미있다. 놀랍기도 하다. 국가대표 분들이 길을 잘 터주신 것 같다. BTS나 '오징어 게임' 이런 것들이 사랑받으니 한국 콘텐트 팬덤이 확실히 생겼다. 한국이란 브랜드가 세계적으로 명성이 나 있는 느낌이다."

-해외 팬들의 댓글도 봤나.
"영어를 잘 못 읽는데 번역이 되더라. 민후라고 불러주는 것도 신기하다. '차민후 너무 사랑해요' 이런 거. 사실 OTT에서 작품을 공개하는 것이 '크라임퍼즐' 할 때 너무 힘들었다. 반응을 찾으려고 유튜브까지 들어가서 댓글을 봤다. 드라마가 방영되면 피드백을 바로 받던 사람이니, 반응이 즉각적이지 않다는 갈증이 조금 있다. 반응에 무관심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닌 것 같다. 없으면 찾아볼 정도로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다. 지금은 어쩔 수 없으니까 적응을 하는상태다. (웃음) 한때는 '내가 이 세상에 배우로서 사라진 거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잊힌 것 같아서) 유튜브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소속사에 이야기할 정도였다."

-선글라스와 헤드폰을 쓰는 아이디어를 직접 냈다고.
"간혹 배우들과 감독들이 착각하는 게 있다. 지문에 '초능력을 갖고 있고, 느껴진다' 이렇게 쓰여 있다. 이런 건 표현하기 진짜 어렵다.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된다. 이 작품의 차민후는 오감이 발달한 사람이란 설정으로 시작하는데 그걸 보여준 적이 없다. 그걸 보여주는 신 자체가 오감이 발달해서 예민한 나머지 누워있는 거다. 고민하다가 감독님에게 '선글라스하고 헤드폰을 끼겠다. 너무 잘 보이면 안 되고 잘 들리면 안 되니까. 보호장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작품으로 어떤 반응을 얻고 싶었나.
"욕만 안 먹었으면 했는데.(웃음) 다행인 것 같다. 내가 봐도 늙수그레하다. 죄송하다. 내 얼굴 대신에 지혜 얼굴을 많이 써달라고 했다. 지혜 얼굴에 내 대사가 나와도 된다. '나는 뒷모습 많이 나오면 안 돼요?' 이랬다."
 
'키스 식스 센스' 스틸. '키스 식스 센스' 스틸.

-로맨틱 코미디는 또 할 건가.
"늙어 죽을 때까지 기회가 주어진다면, 또 할 거다"

-이 가운데 '범죄도시2'가 1000만 영화가 됐다. 원조 빌런 장첸은 다시 등장하지 않나.
"앞으로 8편까지 한다는데 놀랐다. (박)지환이가 나오는 것도 충격을 받은 사람이다. 지환이가 찍고 있는 줄은 알았는데 그렇게 많은 분량인지 몰랐다. 분명히 심장을 찔렀는데 어떻게 살아난다는 거야.(웃음)"

-흥행에 뿌듯하기도 하겠다.
"촬영장에 놀러 갔었는데, 손석구가 걱정을 많이 하더라. 제작사 대표에게 '어떤 것 같아?'라고 했는데 '정말 재미있다'고 하는 거다. '근데 장첸이 없는데 괜찮겠어?' 이랬다.(웃음) (진)선규 형과 같이 시사회에 가서 보고 난 후 서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다음부터 약간 좋으면서도 '나는 기억 속에 안녕인가'란 생각이 들었다. 하하하. 왕관을 이겨낸 사람만이 맛볼 수 있는 큰 기쁨이 왔을 거다. 지금 1200만을 넘어서 1300만을 가고 있는데, 충분히 많이 느꼈으면 좋겠다."

 
윤계상. 사진=저스트 엔터테인먼트윤계상. 사진=저스트 엔터테인먼트
-신혼 생활은 어떤가.
"정말 행복하게 잘 보내고 있다. 지금 결혼식도 정말 행복하게 끝냈다. 와주신 하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이번 작품도 반응이 좋아서 선물 받은 기분이다. 정말 감사하다."

-결혼식 축가를 연습하면서 대성통곡했다고.
"나이가 들면 무섭다. 호르몬이 바뀌는 건가. 감성적이게 된다. 이렇게. 하하하."

-결혼 후 바뀐 부분이 있나.
"전혀 없다. 똑같이 열심히 엄청 (연기에) 목마르다. 너무너무 세상에서 제일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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