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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체크] 축구장 35개 크기 '궁궐청사' 짓는데 3920억…해외엔 철거 자재로 지은 공공청사도

입력 2022-06-25 18:47 수정 2022-06-25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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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공공기관들에게 호화 청사를 팔아서라도 빚 갚으라고 주문했죠. 그런데 공공기관 말고 지자체들이 지은 청사들은 어떨까요? 폐건물을 활용해 비용을 아낀 청사도 있었지만, 공공기관 못지 않게 수천억을 들여 궁궐처럼 지은 곳도 있었습니다.

크로스체크 조보경, 서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가 지금 서 있는 이곳, 얼핏 보면 궁궐이나 촬영지 같은데요.

산 아래 울창한 나무들이 커다란 한옥 건물을 감싸고 있어 화려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곳은 관광지가 아닌, 경상북도 안동에 있는 경북도청 청사입니다.

도청과 도의회, 복지관과 공연장 등 4개 건물과 부속건물이 있고 정원과 연못까지 있습니다.

부지면적은 24만 5000여㎡.

여의도 공원보다 넓고, 축구장 35개를 합친 크기입니다.

2016년 경북도청이 대구에서 안동으로 이전하며 새롭게 지었는데, 총사업비 3920억이 들었습니다.

유지비도 많이 들어 2018년 발표에 따르면 한해에만 청소와 조경 등 관리비로 60억 원을 썼습니다.

도는 공연장과 전시관 등 도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도 많다고 설명합니다.

[경북도청 청사관리팀장 : (이 건물은) 전체적으로 다 이용하신다고 보면 됩니다. 전시실이 기획 전시실하고 1, 2전시실이 있습니다. (공연장은) 좌석이 900석 정도.]

또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해 경제적 효과도 있다고 설명합니다.

[경북도청 청사관리팀장 : 개청을 하고 1년에 80만명 정도 오셨어요. 2020년부터 코로나 때문에 안 오시다가 요즘 또 주변에 오시는 관광객분들이 이쪽으로 차츰 늘어나는 추세…]

행안부 관계자는 경북도청이 청사 기준면적을 지키고 있다며 주민 편의시설이나 어린이집 등은 면적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건물 외관을 꾸미는데 치중해 관리비 등으로 세금을 낭비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적 시선도 여전히 많습니다.

크고 화려한 건물인 데에 비해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는 청사도 있습니다.

용인시청은 2006년 지어질 당시 호화청사라는 눈총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유입 인구가 급격히 늘었고, 공무원이 늘면서 정작 사무공간이 부족해져 별관을 짓고 있습니다.

1500억을 들여 지은 서울 용산구청, 1100억 원이 투입된 금천구청 역시 비슷한 논란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반면 비용을 절감하고, 활용도를 높이는 새로운 시도들도 일부 지자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광주 광역시 남구청입니다.

이 건물은 원래 백화점이 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1997 IMF 외환위기 당시, 백화점 운영사 측이 부도가 나 공사가 멈췄습니다.

[광주광역시 남구청 관계자 : 백운로터리는 남구의 관문이에요. 20년 가까이 방치돼 있던 건물이었거든요.]

지금의 광주 남구청은 이 건물을 리모델링 했습니다.

도심 속 흉물은 이제 구민 민원을 해결하는 공공청사가 됐습니다.

방치된 폐건물을 사들인 만큼 매입 비용을 줄인데다가, 일부 공간은 민간에 임대를 내줘, 리모델링 비용을 갚는데 쓰고 있습니다.

공공청사를 지으며 주택난 해소까지 고려하는 곳도 있습니다.

새로 지어질 서울 서초구청의 개발안에는 임대주택 등 공공 주거시설까지 포함돼 있습니다.

노인복지 및 주민편의 시설도 함께 마련해 주민들이 더 자주 찾는 청사를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해외에서는 공공청사의 활용도 뿐 아니라 청사를 짓는 방식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헤이그 정부청사는 지난 2017년 리모델링 공사가 끝났습니다.

공사 중 건물의 20% 정도만 부쉈는데, 그때 나온 폐자재의 97% 이상을 재활용했습니다.

적게는 수백, 많게는 수천억 원이 들어가는 공공청사.

소중한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비용 절감과 활용도 향상은 물론, 건축 방식까지 고려하는 대안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화면출처 : 유튜브 'donotsettle' / 화면제공 : 광주광역시 남구청)
(영상디자인 : 황수비)
(취재지원 : 김연지 이채빈 이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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