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서 미국 수사기관도 나섰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테라의 핵심 설계자 일부를 조사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또,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권도형 대표의 자금 세탁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박사라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EC 측은 최근 테라의 핵심 설계자 일부를 대상으로 원격 화상 조사를 벌였습니다.
SEC는 테라의 부실한 설계 구조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핵심 설계자들은 JTBC 취재진에 테라와 루나의 폭락을 예상하고 권도형 대표에게 수 차례 위험성을 지적했지만 묵살당했다고 폭로한 바 있습니다.
SEC는 특히 권 대표의 이른바 '자금 세탁' 의혹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테라가 폭락하기 몇 개월 전부터 회사 자금이 매달 약 1000억 원가량씩 운영비 명목으로 빠져나간 정황을 포착한 겁니다.
SEC는 "해당 자금이 수십 개의 가상화폐 지갑으로 흘러들어갔다"는 내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JTBC 취재에 따르면 이 회사 직원들은 권도형 대표가 서류상으로는 회사로부터 받았던 월급이나 코인이 전혀 없다고 했습니다.
[핵심 내부 설계자 : (권도형 대표가) 공식적으로는 페이를 받은 게 없어요. 본인 몫으로 책정된 토큰도 없어요.]
한 때 자신이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됐다"고 밝힌 적도 있는 권 대표의 자산 형성 과정을 의심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SEC는 지난해 5월부터 권도형 대표에 대해 증권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왔습니다.
테라로 미국 주식을 살 수 있게 한 블록체인 서비스가 증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본 겁니다.
SEC가 혐의를 입증할 경우, 미국 법률에 따라 권 대표가 처벌될 수도 있습니다.
[김갑래/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업자 등록을 안 하고 증권신고서 제출을 안 했으면 증권법 위반이 되는 것이죠. 우리로 치면 증권사 라이선스를 받았어야 하는 거예요.]
작년 9월엔 권 대표를 불렀지만, 권 대표는 응하지 않고 오히려 SEC를 고소했습니다.
국내 검찰과 경찰이 테라 관련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미국 수사기관까지 가세하면서 사건과 관련된 파장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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