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단독] 폭락 2달 전 이자 줄 돈 바닥…"테라 권도형, 20% 못 맞추면 해고 압박"

입력 2022-06-07 20:53 수정 2022-06-07 21:1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트위터

[앵커]

테라, 루나를 팔아온 업체는 산 코인을 다시 맡기면 20%의 이자를 주겠다며 투자자를 끌어 모았습니다. 그런데, JTBC 취재 결과 폭락 사태가 벌어지기 두 달 전, 이미 이자를 줄 돈이 바닥난 상태였습니다. 저희가 입수한 내부 문건에 그 정황이 담겼습니다. 새로 투자금을 받아 기존 투자금의 이자를 돌려 막는 '폰지 사기'가 의심됩니다.

먼저, 이자연 기자입니다.

[기자]

"테라(ust) 코인을 사서 다시 맡기면 연이율 20%를 주겠다",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가 지난해 3월 출시한 블록체인 금융 서비스, '앵커 프로토콜'입니다.

자신들이 발행한 코인을 예치하면, 마치 은행처럼 이자수익을 돌려주겠다는 겁니다.

당시 권 대표는 "역사상 가장 높은 연이율"이라며 홍보했고,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습니다.

실제 출시 3개월 만인 지난해 6월부터 테라와 형제 코인인 루나는 본격 상승세를 탔습니다.

그런데 폭락 약 2개월 전쯤, 이런 이자를 줄 돈이 이미 바닥이 났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내부 문건입니다.

그래프를 보면, 테라가 '앵커 프로토콜' 시스템에 비축하고 있는 자금이 0달러 가깝게 떨어집니다.

[조재우/한성대 교수 : 이미 이자가 거의 고갈이 됐다. 지속 가능하지 않았던 거죠, 이미. (하지만) 어디서는 계속 인젝션(자금 투입)이 (새롭게) 들어왔을 테고.]

사실상 이자를 줄 돈이 없었는데도 신규 고객을 계속 유치했고, 이 과정에서 투자금도 증발해버린 겁니다.

특히 지난해 6월, 내부 회의에서 "이자율을 낮추지 않으면 사업이 붕괴할 것"이란 지적이 있었지만, 권 대표가 묵살했단 증언이 나왔습니다.

[A씨/내부 핵심 설계자 : 그런(이자율 관련 논쟁) 걸 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었고. 그냥 권도형이 이렇게 하겠다, 그러면 그렇게 하는 거예요. 권도형은 저희 위에, 피라미드 위에 있는 거고.]

이자 줄 돈이 거의 고갈된 직후 권 대표 측이 급하게 임시 조치를 했지만, 폭락 사태를 막을 순 없었습니다.

검찰은 사실상 '폰지 사기'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신규 투자금을 끌어다가 이자 지급을 돌려막기 한 것 아니냔 겁니다.

검찰은 권 대표가 내부 경고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밀어붙인 경위 등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저희가 테라·루나 코인을 직접 설계한 내부 핵심 관계자들도 만나봤습니다. 이들은 "설계할 때부터 폭락을 예견했다"고 한 목소리로 털어놨습니다. 권도형 대표에게 미리 알렸지만, 전혀 듣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경영진이 폭락 위험을 알고도 사업을 밀어붙인 정황은 저희가 입수한 문건에도 담겼습니다.

이어서, 박사라 기자입니다.

[기자]

테라의 핵심 기술, '앵커 프로토콜'을 직접 설계한 B씨는 처음부터 폭락 사태를 예상했다고 말했습니다.

[B씨/내부 핵심 설계자 : 저는 처음부터 무너질 줄 알았어요. (제가 설계) 하면서도 이거 100퍼센트 붕괴하는데.]

B씨는 설계 당시 투자자에게 지급할 이자율을 3.6%로 계산했습니다.

테라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은행 이자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으로 잡은 겁니다.

이자 지급을 위해 업체 내부에 쌓아둔 돈이 충분치 않다는 점을 고려한 겁니다.

내부 자금에 비해 이자율이 지나치게 높으면 적자가 계속 불어나고, 조금만 시장 상황이 나빠져도 한번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재우/한성대 교수 : 예치된 건 많고 빌려간 건 적고 하니까 계속 손실이 나는 거죠. (그래프 간격이) 점점 멀어지잖아요.]

회사가 무려 20% 이자율을 투자자들에게 지급할 거라는 사실을 B씨 등 설계자들이 알게 된 건 앵커 출시를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입니다.

[B씨/내부 핵심 설계자 : 저는 그렇게 고이율로 이게 나갈지 몰랐어요. 20%로 해라, 딱 출시하기 일주일 전에.]

출시 직전에 이율을 낮춰야 한다고 권도형 대표에게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B씨/내부 핵심 설계자 : 그거 돈 어디서 나요? (하니까) 20% 못 만들면 (권도형 대표가) 다 자른다고 했어요.]

사업 초기 테라폼랩스에서 만든 내부 설계 문건도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높은 이율로 투자자를 끌어들이겠다고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이자 지급이 어려워질 경우 대처 방안은 빠져 있습니다.

특히 '테라의 안전성이 깨져 폭락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이미 수차례 나왔다고도 적혀 있습니다.

실제로 테라 코인은 늘어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다가 1달러 가격의 균형이 깨졌고, 이와 연결된 루나 코인은 지난달, 하락이 시작된 지 일주일 만에 가격의 99%가 폭락했습니다.

취재진은 이에 대해 권도형 대표에게 여러 차례 입장을 물었지만 권 대표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지혜)




 
[단독] 폭락 2달 전 이자 줄 돈 바닥…"테라 권도형, 20% 못 맞추면 해고 압박"☞ 구독하기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66791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