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루나 상장폐지 결정
국내 거래소도 예의 주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 권도형 대표. 〈사진=JTBC 방송화면, 야후파이낸스 유튜브 동영상 캡처〉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 폭락 사태가 업계의 뇌관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두 코인을 만든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 권도형 대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 12일 블룸버그통신과 가상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 등에 따르면 서른 살인 권 대표는 화려한 이력을 가진 청년 창업가입니다.
한국에서 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습니다. 이후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엔지니어를 거쳐 2018년 테라폼랩스를 세웠습니다.
권 대표는 테라폼랩스를 통해 가격 변동이 크지 않도록 설계한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를 내놨습니다.
권 대표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가상화폐의 큰손을 뜻하는 '비트코인 고래'로 주목받았습니다. 그는 '루나파운데이션가드'를 설립하고 15억 달러(약 1조9300억 원)어치 비트코인을 사들였습니다.
루나와 테라로 돈방석에 앉은 권 대표는 국내외 언론과는 접촉을 피하면서 '루나틱'이라고 불리는 투자자들과 소셜미디어(SNS)로 소통했습니다. 이런 모습이 트위터를 애용하는 세계 최대 부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닮았다고 해서 '한국판 머스크'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사진은 대표적인 가상화폐 비트코인. 〈자료사진=AP 연합뉴스〉 그러나 최근 가상화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권 대표도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테라폼랩스는 특이한 알고리즘을 채택해 코인을 발행했는데, 테라 블록체인 생태계의 기본 통화인 루나 공급량을 조절해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 1개의 가치를 1달러에 맞추도록 했습니다. 가상화폐 상승기에는 이 알고리즘에 문제가 없었지만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유동성이 줄어들자 테라 발행 시스템은 작동 불능 상태에 빠졌습니다. 루나 역시 폭락하며 이른바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 현상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루나는 지난달 개당 119달러를 기록하며 시가총액 순위 10위권 내에 들었지만 99% 폭락해 1센트까지 떨어졌습니다. 연일 폭락세가 거듭되자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루나를 상장 폐지했습니다.
국내 거래소도 루나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부터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루나에 대해 유의 종목 지정·입출금 보류 등의 비상조치를 가동했습니다. 유의 종목 지정 후 48~72시간이 지나고도 사유가 해소되지 않으면 최종 상장폐지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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