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이스피싱 조직에 사기를 당할 뻔했던 남성이 되레 현장에서 수거책을 잡아 경찰에 넘겼습니다. 금융기관의 직원으로 보기에는 옷차림이 어색했고, 받은 돈을 세지도 않고 바쁘게 가려는 모습에 사기라고 확신했습니다.
여도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가방을 멘 남성과 휴대전화기로 어딘가 전화를 하는 남성이 나란히 걸어갑니다.
건물 앞에 멈춰 얘기를 나누더니 갑자기 실랑이가 시작됩니다.
도망치려는 남성과 잡으려는 남성이 한동안 몸싸움을 벌입니다.
그리고 잠시 뒤 경찰관들이 현장에 도착합니다.
도망치다 붙잡힌 남성은 이곳에서 실랑이를 벌이다 출동한 경찰에게 체포됐습니다.
[목격자 : 입구 있는 데서 경찰이 와서. 차에 싣고 가던데. (남자?) 네, 남자.]
체포된 남성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수거책인 50대 A씨였습니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으려면 기존 대출금을 갚으라고 속여 현금 천 5백만 원을 받으러 왔던 겁니다.
하지만, 돈을 들고 나온 60대 B씨의 눈썰미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청바지를 입고 큰 가방을 멘 모습이 금융기관에서 나온 사람이라고 보기 어색했던 겁니다.
돈을 받자마자 바쁘게 현장을 빠져나가려는 모습도 수상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 현금을 세 보지도 않고 그냥 담아라. 보이스피싱은 돈 확인 안 합니다. 거의 안 합니다.]
B씨는 보이스피싱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경찰에 신고한 뒤 A씨를 현장에 붙잡아 뒀습니다.
처음부터 보이스피싱을 의심했지만 일단 약속 장소에 나갔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관계자 : 반신반의했었는데 보이스피싱범이면 다른 사람 피해 예방할 수 있는 거고 만약에 아니면 대출받아서 좋은 거고.]
서울 관악경찰서는 A씨의 휴대전화기를 분석하면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을 추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