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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회 백상] 男연기상 첫 5인 후보…다양성 품은 연극부문

입력 2022-04-26 15:32 수정 2022-04-2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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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남자연기상 후보 〈사진=백상예술대상 공식 홈페이지〉제58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남자연기상 후보 〈사진=백상예술대상 공식 홈페이지〉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여자연기상 후보 〈사진=백상예술대상 공식 홈페이지〉제58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여자연기상 후보 〈사진=백상예술대상 공식 홈페이지〉

업계가 주목하고, 백상예술대상이 자랑하는 섹션으로 완벽하게 자리매김한 연극부문이다.

2년 연속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에도 쉽지 않은 나날을 보내야 했던 연극계지만, 힘겨움 속 창작의 불씨는 더욱 불타 올랐다. 다채로운 무대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빛낸 배우들의 열의도 무시할 수 없다. TV·영화·OTT 시장에 진출한 연극 배우들이 많아진 추세 속 반대로 연극 무대에 속속 등장한 매체 스타들도 상당하다. 경계의 유연함이 점점 더 눈에 띈다.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남녀연기상 후보 역시 '다양성'의 끝을 달린다. 1인극부터 다인극에 이르는 형식과, 작품의 장르 및 캐릭터의 다양성을 기본으로 심사위원들은 서울을 넘어 지역 연극까지 챙기는 등 스케일을 넓혔다. 또한 올해는 타 부문들과 마찬가지로 남자연기상 후보에 다섯 명이 꽉 차게 첫 노미네이트 되면서 어느 해보다 치열한 경합을 예상케 한다.

먼저 '태양'의 권정훈은 의문의 바이러스가 뒤덮은 21세기 초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자외선에 매우 민감해 낯에는 활동할 수 없는 '밤의 인간'으로 불리는 녹스 출신 의사 카네다 요지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뽐냈다. 1983년을 배경으로 대공 담당 형사가 보고서 작성을 위한 글짓기를 배우러 갔다가 문학 수업을 받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전하는 '타자기 치는 남자'의 김동현은 극 중 글짓기 학원을 운영하는 김문식으로 분해 1980년대를 살아가는 소시민들이 마주한 딜레마에 대해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후보에 오른 '붉은 낙엽' 박완규는 더 나은 삶과 가정을 위해 고군분투해온 아버지가 이웃집 소녀 실종사건 용의자로 자기 아들이 지목되면서 흔들리는 과정을 그린 작품에서 아들을 적극 변호하다 의심하게 되는 아버지 에릭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잡는 것은 물론, 집요한 열연으로 호평 받았다. 안산에서 열린 B성년페스티벌 두 번째 공연 '좋은 괴물'은 소수자를 괴물로 낙인찍는 혐오의 사회에서 부족함 없이 풍요롭게 사랑해버리겠다고 선언하는 작품. 윤상화의 존재가 남다르다.

브라운관 스타로 유명한 정경호는 첫 연극 도전작인 '엔젤스 인 아메리카'로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후보에도 입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정경호는 '엔젤스 인 아메리카'에서 성소수자이자 에이즈 환자인 프라이어 역을 맡아 지난해 파트원, 올 초 파트2 공연을 마무리 지으며 평단에 놀라움을 더했다. 장장 4시간, 5시간에 달하는 극을 흔들림없이 이끌었다는 것 만으로도 배우 정경호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여자 연기상 후보들은 매 해 후보 선정부터 치열함이 뒤따른다. 올해는 캐릭터를 넘어 스스로 작품이 되어버린 인물들이 후보의 영광을 안았다. 아버지의 묘 이장을 앞두고 '우리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이장'에서 강지은은 또 한 번 정점에 오른 연기력을 뽐내며 "역시 강지은"이라는 찬사를 받았고, '누룩의 시간'을 통해 90분간 1인극을 펼친 박은경은 크게 1인 3역을 맡아 보령 사투리부터 죽음을 대하는 태도에 따른 감정 열연까지 감탄에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이것은 어쩌면 실패담, 원래 제목은 인투디언노운(미지의 세계로, 엘사 아님)' 박지영은 백상의 첫 농인 후보가 돼 눈길을 끈다. 박지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농인과 청인이 함께 소통하며 만드는 연극'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감행했다. 백상예술대상은 수어 통역사와 스마트 수어 서비스 제공 등 편안한 시상식 관람을 위한 준비를 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교회 내 팽배한 여성 차별과 성소수자 혐오를 다룬 하이퍼 리얼리즘 연극 '청년부에 미친 혜인이'의 신윤지는 타이틀롤 혜인이로 분해 유쾌함을 잃지 않은 공감의 연기를 펼쳤다. 또한 남성영웅 무협지를 여성영웅으로 전복시킨 '홍평국전'의 황순미는 여성임을 숨긴 채 전쟁 영웅이 된 홍평국과 여성 계월의 모습을 모두 연기해내면서 여성과 남성의 경계를 허물고 넘나드는 인물로 존재했다.

58회 백상예술대상은 2021년 4월 12일부터 2022년 3월 31일까지 지상파·종편·케이블·OTT·웹에서 제공된 콘텐트나 같은 시기 국내에서 공개한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TV·영화·연극을 아우르는 국내 유일무이 종합 예술 시상식인 백상예술대상은 5월 6일 오후 7시 45분부터 JTBC·JTBC2·JTBC4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틱톡에선 디지털 생중계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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