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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향형 우대"…MBTI가 스펙이 돼버린 채용시장

입력 2022-04-24 18:51 수정 2022-05-12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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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성격 유형을 검사하는 MBTI가 크게 인기를 끌면서 기업 마케팅 등 여기저기에 쓰이고 있는데요. 재미삼아 보는 걸 넘어, 특정 유형은 채용 안 하겠다는 기업까지 나와 논란입니다. 이젠 MBTI도 스펙이냐는 불만이 구직자들 사이에서 터져나오는데요.

구혜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MBTI 좋아하세요?) 엄청 좋아해요. (왜 좋아하세요?) 그냥 다 맞는 것 같아서요. 내 얘기 하는 느낌.]

성격 유형검사 MBTI는 4개의 알파벳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결과를 제공합니다.

조합에 따라 성격은 16가지의 유형으로 나뉩니다.

몇 년 전부터 한 온라인 무료 검사가 인기를 끌었고 이제 MBTI 유형은 젊은 세대들에게, 대화의 필수 주제가 됐습니다.

[(MBTI얘기 서로 많이 하세요?) 만날 때마다 하는 거죠. (어떤 얘기 많이 하세요?) 일단 얘가 매우 제이(J, 판단형)예요. 그래서 계획형이어서. 오늘 만나는 것도 저희는 당일에 정하자 했는데. 얘는 2주 전부터 정해놔야 마음이 편안해서.]

많은 걸 MBTI 유형으로 해석합니다.

[이시원/부산 문현동 : 제이(J, 판단형)라서 피(P, 인식형)애들이 다 계획잡는 거 절 다 시켜요. (그러면 어떠세요?) 짜증 나긴 해요.]

[(계획하는 걸) 좋아하잖아.]

['적당히'가 있어.]

[저희가 최악의 궁합으로 나와있어요.]

기업들은 유행에 빠르게 편승했습니다.

유형별로 맞는 옷을 추천하고, 영양제 성분도 다릅니다.

인터넷에 쏟아지는 콘텐츠 중엔 편견을 조장하는 내용도 적지 않습니다.

[김민지/부산 대연동 : 이상한 엄청 화려하고 '홀치기 염색' 같은 옷. 그런 게 ENFP 옷이라면서요. 저는 정말 아니라고 생각해요.]

채용 과정 중, 자신의 MBTI 유형을 적으라는 기업도 있습니다.

[김수현/서울 창동 : 재미로나 친구들끼리는 할 수 있지만 면접이나 이런 데서 하면 MBTI 과몰입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수협은행의 신입 공채 자기소개서 항목입니다.

자신의 MBTI 유형과, 장단점, 적합한 직무를 연결해 설명하라 합니다.

아워홈도 지난해 비슷한 항목을 넣었습니다.

[김민지/부산 대연동 : 제 MBTI와 제가 일하는 방식이랑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MBTI의 검사 지침엔 이를 채용에 사용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란 내용이 있습니다.

특정 진로를 선택하라는 조언도 안 된다고 명시합니다 기업들은 특정 유형을 콕 찝어 우대 혹은 차별합니다.

특정 MBTI 유형은 아예 지원이 불가하다고 적기도 합니다.

주로 외향형을 선호하는데 대부분 편견에 기반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재형/한국MBTI연구소 연구부장 : 진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격이 아니라 역량이거든요. 직업 유형이 있어요. 직업인의 옷을 입고 일할 때의 내 모습이 또 나와요.]

압박을 느끼는 구직자에게 솔직함을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허윤빈/인천 경서동 : 전 속일 것 같아요. 만약에 제 유형이 그쪽(기업 요구)에 포함이 안 되면 전 속일 것 같아요.]

[김재형/한국MBTI연구소 연구부장 : 기업에서 MBTI 검사하면 CEO 빼고는 다 자기 유형 아니에요.]

잘만 쓰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포용'하는데 도움을 주는 MBTI.

하지만 무분별한 사용에, '새로운 편견'과 '차별'로 자리잡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집니다.

(영상디자인 : 김관후, 취재지원 : 황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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