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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뉴스] "월세 29만원에 관리비 31만원…전기·수도는 별도에요"

입력 2022-04-23 19:02 수정 2022-04-2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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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이른바 '꼼수 월세'가 기승이라고 합니다. 월세 수입이 30만원을 넘기면 정부에 신고하도록 바뀌면서, 월세는 낮추고 그 대신 관리비를 월세보다 더 많이 받는 겁니다. 저희가 직접 둘러봤는데요. 월세 21만원이라고 해서 가보니 관리비가 39만원인 곳까지 있었습니다. 이런 꼼수에 당하는 건 집 없는 청년들과 취약 계층이겠죠.

발품뉴스 윤정식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학가 주변 원룸 촌입니다.

저희 뉴스룸 제작진 한 분이 방을 구한다고 해서 제가 한번 따라 나와 봤습니다.

[김연지/작가 : (어떤 방을 구하고 있어요?) 회사 근처에 방을 보고 있는데 너무 비싸서 수도권까지 보고 있어요. (그런데 방을 구하면서 뭔가 이상한 걸 발견했다고요?) 월세 가격이 좀 수상해요. (뭐가 수상한지 같이 다니면서 찾아보겠습니다.)]

수도권의 원룸촌입니다.

지하철역 가깝고 풀옵션이라 소개된 방을 찾아갔습니다.

가격은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29만원.

그런데 막상 찾아가니 말이 다릅니다.

[A씨/부동산 중개인 : (보증금) 300에 (월세) 45만원. (월세는 29만원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관리비가 16만원이에요. (월세가) 30만원 넘으면 나라에 신고해야 하거든요.]

전월세신고제 시행으로 6월부터 30만원 이상 월세 수입은 신고해 세금을 내야 합니다.

이를 피하려 월세 일부를 공동관리비로 돌린 겁니다.

[A씨/부동산 중개인 : 주인들은 소득 안 잡히게 하려고 월세 29만원으로 하고 관리비를 16만원으로 나눈 거예요. 편법이죠.]

다른 방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21만원.

자세히 보니 관리비가 39만원으로 월세는 사실상 60만원입니다.

말이 좋아 관리비지, 전기, 가스요금 등은 별도입니다.

수도권만 이런 게 아닙니다.

지방 대도시 대학가 근처입니다.

제가 월세 거래 사이트를 찾아봤는데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25만원짜리 집이 이 근처입니다.

여기 있네요.

정말 이 돈에 이 집을 들어갈 수 있을까요?

이 집의 공동관리비는 30만원.

여기도 월세보다 공동관리비가 더 비쌉니다.

이런 꼼수로 집주인은 얼마나 아낄까

[B씨/부동산 중개인 : ((제대로 신고하면) 세금 차이가 많이 나나요, 집주인 입장에서?) 30만원으로 신고하면 거의 한 3만원 정도… (그분들이 내야 하는 게?) 네.]

또 다른 중개인에 이렇게 해도 되는지 물었습니다.

[C씨/부동산 중개인 : 월세를 현금으로 납입하기 때문에 (당국이) 알 수 있는 방법은 사실 없어요. 신고를 100% 의무로 해야 한다고 해도 안 하면 모르잖아요. 어떻게 찾겠어요.]

어떻게 이런 구조가 된 걸까.

[박원갑/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이게 현실이죠. 집주인이 마음만 먹으면 엘리베이터 비용, 청소비, 주차비를 마음대로 부과할 수 있으니까요. 공동관리비는 이렇다 할 규제 장치가 없다고 보면 됩니다.]

[지수/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 (문제가 이렇게 많다 보니 새 정부는 아예 임대차 3법 폐기 얘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폐기할 문제가 아니라 더 세밀하게 강화해 나가야 하는 거죠. (어떻게 해야 되는 거죠?) 일단 고정 관리비를 신고 대상에 포함시켜야죠. 지금 보셨다시피 사실상 두 번째 월세 수준이지 않습니까? (집주인 입장에서는 탈세도 가능한 구조예요?) 맞아요. 계약 갱신 때 보증금이나 월세 올리는 것보다 관리비를 올리는 게 훨씬 탈세하기도 쉬운 구조예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꼼수 매물이 넘치면서 주요 수요층인 청년, 저소득 층의 시름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취재지원 : 신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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