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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회 백상] 가뭄 속 단비, 반가운 새 얼굴들…접전의 영화부문 샛별

입력 2022-04-19 14:04 수정 2022-04-1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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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회 백상예술대상제58회 백상예술대상

충무로의 반가운 얼굴들이 스크린을 반짝 빛냈다.


코로나 팬데믹의 장기화로 영화 산업은 위기의 시간들을 보내왔다. 그러나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개봉한 영화들 가운데, 새로운 가능성을 점치며 등장한 충무로 신예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영화부문 남자 신인연기상 후보들은 최민식, 황정민, 류승룡, 정우 등 내로라하는 대선배들과의 만남에서도 자신만의 몫을 톡톡히 해내 눈도장을 찍었다. 특히 올해는 오랜만에 후보들의 연령대가 확 낮아진데다가, 대부분 해당 작품으로 이름과 얼굴을 알린 배우들로 후보가 구성되면서 충무로의 진정한 차세대 보석으로 거듭날 신예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여자 신인연기상 후보들은 브라운관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이미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들로 치열한 경합을 예고한다. 백상 신인연기상 후보의 문턱을 넘게 만든 각 작품에서도 사실상 원톱 주인공으로 극 전면에 나서 확고한 존재감을 뽐냈다. 누가 트로피를 거머쥐어도 이견이 없을 멋진 배우들이다.

생애 단 한 번 밖에 받을 수 없어 더 뜻깊고 의미있는 부문. 다시 봄날을 맞이할 충무로를 앞두고 어떤 후보가 영광의 주인공이 될지 주목된다.

연기 포텐 터졌다, 이유 있는 자신감 - 男 신인연기상


250대1 경쟁률의 사나이답다. 김동휘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박동훈 감독)'에서 영재들이 모인 자사고에서 환경상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한지우로 열연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최민식의 상대역으로 캐스팅 돼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김동휘는 극중 최민식과의 브로맨스 케미는 물론, 인물이 겪는 감정선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그간 '노마드', '하고 싶은 아이', '피터맨의 꿈' 등 단편 독립영화에서 활약하던 김동휘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로 당당하게 상업 장편영화에도 입성하며 그동안의 기다림을 기대감으로 바꿔놓았다.


'인질(필감성 감독)' 속 김재범은 극중 빼놓을 수 없는 신스틸러다. 극중 황정민의 납치범으로 나오는 김재범은 서늘함 그 자체다. 체구가 크지 않음에도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와 살기 어린 눈빛이 장르적 재미를 더한다. 결코 큰 소리를 내지도 않지만 많은 인질범들 중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황정민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000대1의 경쟁률 주인공임을 증명했다. 관객들에게는 낯선 얼굴이었던 김재범은 2004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해 최근까지도 꾸준히 공연 무대에 오른 베테랑이다. 그런 그가 '인질'로 화려하게 영화까지 스펙트럼을 넓혔고, 백상예술대상 남자 신인연기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무진성 역시 200대1의 경쟁률을 이겨내고 '장르만 로맨스(조은지 감독)'에서 류승룡과 함께 주연 유진으로 분했다. 마성의 남자로 나오는 유진은 끊임없이 류승룡에 대한 애정을 이야기하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인물이다. 표현하기 결코 쉬운 캐릭터가 아님에도 무진성은 유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새로운 원석'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류승룡과의 브로맨스로 훌륭했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얼굴을 비췄던 무진성은 '장르만 로맨스'로 화려한 영화 데뷔를 마치며 충무로의 새 기대주로 떠올랐다.


이홍내도 충무로가 주목하는 기대주 중 한명이다. 지난해 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에서는 성소수자 역할을, OCN '경이로운 소문'에서는 악귀로 변신한 이홍내는 매 작품 끊임없이 변주한다. '뜨거운 피(천명관 감독)'에서는 '새끼 건달' 아미로 출연해 분량 이상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교도소를 출소하는 첫 장면부터 최후를 맞는 마지막까지 시선을 끈다. 한 남자의 가족과 연인에 대한 사랑, 친구들과의 우정 등 일상적인 감정들을 영화적으로 극대화시켜 표현했다.


정재광은 '낫아웃(이정곤 감독)'으로 '원맨쇼'를 펼쳤다. 이미 독립영화계에서는 탄탄한 입지를 다진 정재광은 '낫아웃'으로 다시금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고교 야구 입시생을 연기한 정재광은 주연으로서의 몫은 물론, 107분의 러닝타임을 몰입감 넘치게 이끈다. 시네필들은 과거 '파수꾼'의 이제훈을 떠올리는 등 정재광을 향한 기대감이 높다. '낫아웃' 속 정재광은 리얼한 현실감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와 호평 받았다. 독립영화로서 1만명을 모은 '낫아웃'은 관객수 이상의 반향을 일으켰다.


독립영화부터 OTT플랫폼까지, 다채로운 활약상 - 女 신인연기상


 
제58회 백상예술대상제58회 백상예술대상
단연 공승연의 인생작이다. 공승연은 '혼자 사는 사람들(홍성은 감독)'에서 집 안팎으로 혼자가 편한 진아로 분했다. 하지만 옆집 남자의 죽음 이후 고용한 일상에 소용돌이가 친다. 1인 가구가 늘어가는 시대에 혼자 사는 현대인의 고충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지난 2012년 여성용품 광고로 데뷔한 후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던 공승연이지만, '혼자 사는 사람들'이야말로 '배우 공승연'의 존재감을 가장 크게 비춘 작품이다. 백상예술대상에서도 수상에 도전한다.


이제는 완연한 배우다. 그룹 걸스데이 방민아는 아이돌 그룹 시절부터 꾸준히 연기의 문을 두드렸다. 2011년 '뱀파이어 아이돌'을 시작으로 '최고의 미래'를 거쳐 '미녀 공심이'로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이후로도 '절대그이', '이벤트를 확인하세요' 등 주로 청춘물로 특유의 청량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지난해 개봉한 '최선의 삶(이우정 감독)'에서는 청소년 시기의 복잡미묘했던 감정선을 이강이라는 인물로 표현했다. 무대 위 화려함을 내려놓고 화장기 없는 수수한 모습의 방민아지만 때문에 더욱 연기력이 돋보인다. 그간 보지 못했던 배우 방민아의 얼굴을 통해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또 다른 '연기돌' 출신 배우 서현의 기세도 두드러진다. 소녀시대 서현은 데뷔 시절부터 올곧은 성품의 소유자로 사랑 받았다. 그러나 배우로 전향한 뒤 서현의 필모그래피는 꽤나 다채롭다. 특히 최근작인 넷플릭스 '모럴센스(박현진 감독)'에서는 남다른 취향을 가진 정지후 대리(이준영)의 비밀을 알게된 후 기꺼이 그의 요청에 응답하는 주체적인 여성 정지우로 분했다. 당찬 성격의 소유자, 오피스룩의 정석을 선보인 인물로 변신했다. 자칫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소재였음에도 서현과 이준영의 무해함이 극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스크린과 OTT를 모두 섭렵했다. 배우 이유미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앞서 개봉했던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이환 감독)'로 이미 충무로에서는 기대받는 신예였다. '박화영'에서 방황하는 청소년 세진으로 얼굴을 알린 이유미는 '어른들은 몰라요'에서는 더욱 극의 전면에 나선다. 18세의 나이에 덜컥 임산부가 된 세진이 우연히 만난 주영(안희연)과 떠돌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유미는 자신에게 닥친 상황이 쉽지 않음에도, 해맑음과 슬픔의 경계 어딘가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열연을 펼쳤다.


최성은 역시 '십개월의 미래(남궁선 감독)'에서 10대 임산부 미래로 분했다. 자신에게 닥친 변수에 혼란스러운 미래는 가족, 연인, 국가가 제시하는 방향에도 더욱 혼돈을 겪는다. 미래로 변신한 최성은은 현실에서 있을 법한 열연으로 답답한 현실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여자 신인상 후보들 중 가장 늦은 데뷔지만 내공은 결코 밀리지 않는다. 영화는 비단 10대 임산부를 나아가 여성들의 임신 후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이며, 우리들의 인생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 '시동' 속 빨간 머리로 각인됐던 최성은은 많지 않은 분량과 대사로도 신스틸러에 등극했다. 그런 그가 '십개월의 미래'에서는 여성들을 대변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어느덧 타이틀롤까지 성장한 최성은의 미래가 주목된다.

한편 58회 백상예술대상은 2021년 4월 12일부터 2022년 3월 31일까지 지상파·종편·케이블·OTT·웹에서 제공된 콘텐트나 같은 시기 국내에서 공개한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TV·영화·연극을 아우르는 국내 유일무이 종합 예술 시상식인 백상예술대상은 5월 6일 오후 7시 45분부터 JTBC·JTBC2·JTBC4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틱톡에선 디지털 생중계된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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