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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이전 공방에 애꿎은 벙커 위치만…지방선거 D-70

입력 2022-03-23 18:30 수정 2022-03-2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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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와대를 용산으로 이전하는 문제를 놓고 정치권에서도 거친 공방이 이어지고 있죠. 특히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주도권 다툼 때문에, 잠깐의 '허니문' 기간 역시 사라져버렸단 얘기도 나오는데요. 관련 논란을 국회 상황실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대통령 당선자께서 겸손한 태도를 보여주시길 바라고요. 점령군의 태도를 보이는 이런 식은 참 곤란합니다. 군 면제하신 분이기 때문에 안보 의식이 희박한 거 아닌가 그런 또 오해를 가지고 이런 청와대 이전을 이렇게 고집하는 이유가 뭔지 참으로 저는 미스터리하고요.]

[권성동/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물러나는 정부가 새로 출범하는 정부의 첫 번째 업무를 이런 식으로 나는 훼방 놓는 건 처음 봤습니다. 이 정도 되면 대선 불복 아니겠습니까? 결국은 민주당은 이 문제를 갖고 자신들의 지지층을 결집해서 지방선거에 이용하겠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청와대 이전, 혹은 대통령실의 '용산시대'를 두고 여야의 대치가 점입가경입니다. 대선 후보들이 앞다퉈 얘기했던 '국민통합'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겐 안타까운 일인데요. 이런 잠깐의 '허니문'도 없는 이유, 바로 지방선거가 2달 여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겠죠.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겁니다. 그런만큼 상대방을 향한 말들은 점점 거칠어지고 있습니다.

[최강욱/더불어민주당 의원 (음성대역) : 나라의 주인은 분명 국민이란 점을 윤석열 씨의 몸과 마음에 확실히 새겨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망나니들의 장난질에 부서지고 망가지더라도 결코 무릎 꿇지 않을 것입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원내대표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 대통령 당선된 분을 가지고서 저 양반이라고 하기도 하고 윤석열 씨라고도 합니다. 아니 세상에 어떻게 공개적으로 국민이 뽑아놓은 대통령을 저 양반이라 그러고 윤석열 씨라고 합니까?]

주변의 말이 거칠어지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만남, 점점 멀어지는 듯한데요. 청와대 이전 문제가 결정타가 된 셈인데, 어째 대선 바로 다음 날이 가장 사이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윤석열/대통령 당선인 (지난 10일) : 대통령께도 아침에 전화를 주셨거든요.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좀 전해주시고 정부 인수 문제도 잘 지원하시겠다고 가까운 시일 내에 대통령님도 좀 찾아봬야 될 거 같고 대통령님께서도 시간을 내서 보자고 하시더라고요.]

청와대의 용산 이전, 가장 큰 쟁점은 '안보공백'입니다. 민주당은 안보공백이 우려된다, 국민의힘은 문제 없다 다투고 있죠. 더 큰 문제는 이런 논쟁을 벌이면서 보안이 유지돼야 할 우리 안보 시스템이 공개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제 국방위에선 이런 질의응답이 있었는데요.

답변을 피한 국방부 장관을 오히려 칭찬한 이유, 벙커의 위치를 '비공개로 해야한다'는 주장을 펴기 위해서였을텐데요. 윤 당선인이 직접 청와대 이전 계획을 설명하면서 지하 벙커 위치를 언급한 점을 상기시킨 겁니다.

[윤석열/대통령 당선인 (지난 20일) : 여기도 지하벙커가 있고 여기도 지하 벙커가 있고 비상시에는 여기 밑에 다 통로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비상시에는 NSC를 바로 할 수가 있습니다.]

이런 행동이 군사기밀유출 아니냐는 지적에, 김은혜 대변인은 "광활한 잔디밭을 하나 짚은 게 보안시설 누출이란 주장엔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었죠. 제가 취재해 보니, 군 벙커의 위치는 2급 군사기밀입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의 언급은 구체성이 떨어지고, 국방부에 지하 벙커가 있단 건 이미 군에서 공개한 적이 있기 때문에 법 위반으로 보긴 어렵다고 하는데요. 다만 이 청와대와 국방부 이전 과정에서 유난히 '벙커', 그리고 유사시 대처방법에 대한 얘기가 많이 공개되고 있긴 합니다. 어제 국방위에서의 또 다른 발언 보시죠.

유사시엔 어차피 지휘부가 모두 이동해야 하니 집무실을 이전하더라도 안보 공백은 없다는 취진데요. 덕분에 저도 군사지식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다만 이런 정보가 막 노출되는 게 바람직한지는 의문이 드는데요. 앞서 보수 논객 조갑제 씨는 청와대의 용산 이전,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좋아할 일이라고 일침을 놓았었죠.

[조갑제/조갑제닷컴 대표 (음성대역) : 국가지휘자인 대통령과 국방지휘자인 국방부 장관이 붙어 있을 때 김정은이 미사일, 장사정포, 핵무기로 때리면 동시에 무력화되는데 이런 위험성은 고려했습니까? 합참의장 출신 11명이 반대한 일입니다. 김정은이 좋아할 일을 왜 서둘러 합니까?]

이번엔 70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얘기 해보겠습니다. 국민의힘은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발판으로 지방권력까지 교체하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가장 뜨거운 곳은, 국민의힘의 텃밭, 대구입니다. 본선보다 당내 경선이 더 치열한 곳이죠. 대선후보(홍준표)도 당 지도부(김재원)도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그런데 공천 심사 패널티 규정을 놓고 벌써부터 자중지란에 빠졌습니다. 현역의원이 출마할 경우 10%, 탈당 후 출마 이력자는 15%를 감점한단 규정인데요. 시작부터 25%를 깎고 들어가야 하는 홍준표 의원 "당 운영 참 이상하게 돌아간다"고 직격타를 날린 겁니다. 오늘도 재차 당 지도부를 정면으로 겨냥했는데요.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음성대역) : 27년간 당과 흥망성쇠를 함께한 내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벌을 받으면서까지 경선을 해야 합니까. 사욕을 버리고 오로지 당과 나라만 생각하는 지도부로 거듭나기를 촉구합니다.]

당 지도부, 일단, 이준석 대표는 이 공천 페널티 규정 반대했다고 한발 물러섰죠. 무기명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졌단 겁니다. 홍 의원이 겨냥한 건 아마도 라이벌인 김재원 최고위원이었을 텐데요. 김 최고, 이 대표가 페널티에 반대한 건 무소속 출마자에게 15%가 아니라 25% 감점을 하자고 했기 때문이라면서, 오히려 자기가 그 비율을 낮췄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첫째, 경선 불복 경력자는 25% 감산, 탈당 경력자 25% 감산, 징계 경력자 25% 감산 그리고 당원자격 정지처분 이상을 받은 징계 경력자 15% 감산, 이런 내용으로 초안을 갖고 왔죠. (자, 그러면 이건 전혀 보도된 것과 정반대인데.)]

가만히 있을 이 대표가 아니죠. 즉각 반박했는데요. 사안은 진실 공방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 대표 본인은 원래 패널티 규정 자체에 반대해왔다면서, 뒤집어씌우지 말라고 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회의록도 남아있고 그 회의에 참석한 여러 배석자들이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고 이야기하는 상황 속에서 아마 김재원 최고위원님이 최근 논의가 본인이 대구시장 출마하는 상황 속에서 여러 오해를 사시니까 당 대표에게 뒤집어씌우는 거는 이게 무슨 상황인가 하는 생각을 제가 좀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언론인들께서 취재 과정에서 오해가 없으시길 바라고 김재원 최고위원님 김어준 씨 방송 좀 그만 나가셔야겠어요.]

어떤 식으로든 논의가 필요해 보이는데요. 김기현 원내대표는 공관위에서 다시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했습니다. 좋게 말하면 시작부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거고, 나쁘게 말하면 삐걱거리고 있는 모양샙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원내대표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 특히 홍준표 의원 같은 경우에는 대선 후보로까지 뛰었던 분이신데, 25%나 죄를 지은 것처럼 하는 것이 글쎄 그게 옳은 것인지 저는 의문이 좀 있는데요. 어차피 이 부분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다시 재논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또 눈여겨봐야 할 곳은 경기지사죠.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지사가 있던 곳인데, 민주당이 수성할지, 국민의힘이 탈환할지 관심입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밭이 좋지 않은 곳이라는 자체 판단인데요. 역시 대선 후보였던 유승민 전 의원 차출론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미 출사표를 던진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정미경/국민의힘 최고위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약간 중도 성향을 가지신 분들이 나오시면 더 국민의힘에는 유리하지 않을까 하고 저희가 이제 보고 있으니까요. 유승민 전 의원이 나오시면 좋고 김영환 전 의원 나오셔가지고 우리의 심재철, 정병국, 함진규 또 나오시는 많은 분들. 하여튼 많이 나와서 경선을 격렬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민주당에서도 경기지사를 노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죠. 지난 대선 결과 잠깐 볼까요. 호남을 제외하면 세종과 제주, 경기만 파란색입니다. 경기지사 수성이 중요한 이유인데요. 출마를 선언한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해서 안민석 조정식 의원과 최재성 정무수석 등이 거론되는데요. 이재명 전 지사의 계승자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역시 이재명의 친구, 15년의 친구, 안민석이가 이재명을 더 잘 이해하고 이재명이 해 왔던 일들을 발전, 계승 시킬 수 있지 않을 것인가. 이재명을 계승하고 이재명을 지키고 그다음에 윤석열 정부와 맞설 수 있는 강한 야권의 지도자.]

민주당은 아니지만 대선 후보급 주자도 고심 중에 있죠.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입니다. 이재명 당시 후보와 단일화를 하면서 직접 유세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경기도에 오래 거주했다는 연고도 있죠.

[김동연/새로운물결 대선후보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지난달 3일) : 개인적으로는 서로 얘기하다 보니까 공통점이 성남시에서 산 경험이 같아요. (그러셨어요?) 저는 71년도에 청계천 무허가 판잣집이 철거돼서 천막살이를 했고요. 이 후보는 75년도였나 (7)6년도에 성남에 들어갔다고 하더라고요. 그 당시 성남은 가장 빈민촌이었거든요.]

그런데 벌써 김 대표에 대한 견제도 나왔습니다. '뿌리가 같지 않은데 열매를 같이 맺을 수 있겠냐'는 건데, 이런 말까지 나왔습니다.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자칫하면 윤석열처럼 제2의 윤석열이 될 수도 있다. (누가요?) 왜냐하면 (누가 그런 얘기를)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심판하기 위해서 대선을 나왔던 분이지 않습니까? 자칫하면 이게 여우 피하려다가 호랑이 만나는 것이다.]

청와대 용산 이전과 6월 지방선거, 어찌 보면 상관 없어 보이는 두 주제가 또 이어져 있는 모습인데요. 신구 권력 갈등이 길어지면 자친 안보 공백 만큼이나 국민들이 마음 줄 곳 없는 마음 공백기가 문제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청와대 이전 공방에 애꿎은 벙커 위치만…D-70 지방선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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