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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5년 기다림 빛볼 때" 학폭 소재 '니부모' 진정성 승부

입력 2022-03-17 19:04 수정 2022-03-1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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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5년 기다림 빛볼 때" 학폭 소재 '니부모' 진정성 승부

뚝심있게 기다리니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긴 온다.

엎친데 덮치는 이슈로 개봉을 추진할 수 없는 운명의 기로에 놓였던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김지훈 감독)'가 무려 5년 만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될 전망이다.

일본 동명의 희곡을 원작으로 하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명문 국제중학교의 한 남학생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되자 같은 반 학생들의 부모들이 학교로 소집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2017년 5월 29일 크랭크인, 같은 해 8월 27일 크랭크업 한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촬영 기간은 알찬 3개월로 마무리 지었지만, 개봉까지 기다림은 다채로운 우여곡절을 이기고 버티며 5년이나 소요되고 말았다.

2018년 개봉을 준비했던 영화는 연초 출연 배우 중 한명인 오달수의 미투(me too) 논란이 터지면서 그대로 발이 묶이게 됐다. 당시 제작진은 재촬영을 위해 배우들의 스케줄도 체크했지만 워낙 단체 분량이 많았던 터라 결국 안정적 시기를 지켜보는 것으로 결정했다.

특히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 투자·배급을 담당한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측이 국내 사업을 철수하면서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새 울타리까지 찾아야 했던 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발발은 개봉 포기의 방점을 찍었다.

그리고 다시 흐른 2년 여 만에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올 상반기 개봉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일단 든든한 배급사가 생겼다. 신세계 콘텐트 자회사 마인드마크가 첫 배급 영화로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를 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상황도 달라지고 있다. 일일 확진자 수가 60만 명을 넘어섰지만 규제는 점점 더 완화되는 분위기다. 4월 해외입국자 자가격리까지 면제 되면서 영화계도 창고를 개방할 전망이다.

실제 깊이있게 묵은 영화들이 4월 개봉을 줄줄이 확정지으면서 봄날을 맞아 개봉 러시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5월 칸영화제를 기점으로는 대작들도 개봉을 준비 중이라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정상화 포문 첫 차이자 비수기 막차에 올라탈 것으로 보인다.

'오달수 미투'가 여전히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소개에 꼬리표처럼 따라 붙고 있고, 여러 차례 개봉이 무산되면서 다소 부정적 이미지가 씌여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사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제작 단계부터 영화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작품이다.

설경구, 천우희, 문소리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합류한 것은 물론, 오랜시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지난해에는 연예계도 휩쓸었던 '학교 폭력'을 소재로 삼았다. 당초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의 첫 번째 키워드는 오달수가 아닌 '진정성'이었다.

무엇보다 오달수는 '이웃사촌'(2020)으로 이미 복귀전을 치렀다. 그 또한 벌써 2년이다. 영화 관계자들도 개봉 시즌에는 '언제적 오달수' 보다는 의미있는 메시지를 담아낸, 그러면서도 피해를 입어야 했던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자체로 빛을 발하길 희망하고 있다.

이번 영화에서 설경구·오달수·문소리·고창석·김홍파는 학생들의 부모로 나서고, 강실일은 교장, 천우희는 담임 교사로 함께 했다. 성유빈·유재상·정유안·박진우·정택현·노정의는 문제의 학생들로 등장한다. 배우들의 5년 전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꽤 흥미롭다.


김지훈 감독은 크랭크업 당시 "이 작품을 통해서 영화는 진심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다시 배웠다. 이 영화의 진심이 관객들에게도 전해지기를 바란다"는 진심을 표했다.

관련 소재에 대해서는 버라이어티한 변화가 생기지 않아 씁쓸함을 동반하는 5년 후 현재에서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가 관객들의 공감대를 불러 일으키며 오랜 기다림의 열매를 작게나마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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