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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첼시 구단 팔겠다"…'수상한' 러시아 재벌의 결정

입력 2022-03-03 21:09 수정 2022-03-03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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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첼시 구단 팔겠다"…'수상한' 러시아 재벌의 결정

[앵커]

한 수 아래로 봤던 상대팀에 혼쭐이 나다가 첼시가 힘겹게 역전승을 따냈지만, 이 승리는 첼시 구단을 팔겠단 소식에 묻히고 말았습니다. 첼시 구단주인 러시아 재벌, 아브라모비치가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고 갑자기 매각을 결정한 이유가 뭘까요.

오광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1 첼시|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 (2011년) >

11년 전 우리를 흥분하게 했던 이 장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박지성은 또 한 번 첼시를 주저앉혔습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그토록 우승하고 싶어 했던 첼시의 도전은 8강에서 끝이 났습니다.

2003년 러시아 석유 재벌 아브라모비치가 인수한 뒤 최고의 선수들을 사들인 첼시, 챔피언스리그만큼은 번번이 좌절하곤 했는데 2012년, 힘겹게 첫 우승을 해냈습니다.

그리고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축구에서 가능한 모든 것을 다 이뤘습니다.

1년 전엔 또 한 번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차지했고, 한 달 전엔 최초로 클럽 월드컵 정상까지 섰습니다.

그러나 구단주 아브라모비치는 갑자기 이 팀을 팔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더구나 첼시에 그간 쏟아부은 2조 4천억 원의 개인 투자금은 돌려받지도 않고, 대신 매각 수익금마저 전쟁 피해자들을 돕는데 쓰겠다고 말했습니다.

엄청난 손해를 감수한 이번 선택은 첼시를 향한 애정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그렇게 순수해 보이지 않습니다.

아브라모비치는 부자가 되기까지 러시아 정치와 긴밀하게 유착했고, 특히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됐습니다.

미국 법무부는 푸틴과 밀착한 러시아 재벌의 자산 압류, 동결을 위한 특별팀까지 구성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아브라모비치가 이런 제재를 앞두고 발 빠른 대처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 언론 '더 타임스'는 이번 매각 결정을 '전쟁에 대한 비난 없이 명예롭게 떠나려는 아브라모비치의 시도'라며 '결국 돈이 모든 것을 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습니다.

구단주가 축구팀을 팔겠다고 선언한 날, 첼시는 2부 리그의 루턴에 쩔쩔매다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고, FA컵 8강 길을 열었습니다.

(인턴기자 : 성기원)
(*저작권 관계로 방송 영상은 서비스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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