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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조사, 상반된 결과?…'안갯속 판세' 혼전 계속

입력 2022-02-2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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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오늘 여러 개의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졌는데요. 판세는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같은 기간 동안 조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반된 결과를 보이는 조사들도 있었는데요. 특히, 서울·수도권, 광주·전라의 표심에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짚어봅니다.

[기자]

[(화면출처 : JTBC '기상청 사람들') : 사람의 눈은 외부의 요인에 따라 너무나 쉽게 가려지고 좁아지고 왜곡된다는 사실이다.]

요새 제가 본방사수하고 있는 최애 드라마입니다. '기상청 사람들'인데요. 어제 4회 제목이 '가시거리'였습니다. 방금 들으신 건 가시거리가 안개나 미세먼지 같은 외부 요인에 크게 좌우된다는 주인공의 오프닝 내레이션이었는데요. 대선이 이제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지요. 하지만 네거티브 공방이란 뿌연 안개 때문일까요. 아직 결과는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안갯속입니다. 가시거리가 채 10미터도 되지 않는 느낌입니다.

[JTBC '기상청 사람들' : 자, 사고 당시 앞차와의 가시거리가 10미터면 바로 저 앞도 제대로 안 보인다는 거잖아.]

그래서일까요? 어수선한 대선판 만큼이나 여론조사도 혼돈 양상입니다. 조사방법과 응답률 등에 따라 수치가 다를 수는 있지만요. 조사기간이 같다면 그래도 대체적인 흐름은 비슷한 편인데요. 오늘 나온 2개의 여론조사 결과는 완전히 상반됐습니다. 둘 모두 조사기간은 지난 18~19일로 동일했는데요. 먼저 리서치앤리서치의 조사결과를 보면요. 이재명 후보가 36.4%, 윤석열 후보가 43.3%의 지지율을 나타냈습니다. 같은 기관의 지난 2차 조사 결과와 비교했을 때 이 후보 지지율은 0.6%p 내려갔고, 윤 후보의 지지율은 1.6%p 올랐는데요.

[김근식/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분들이 윤석열 후보가 다소 좀 미흡하더라도 거기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하는 결단을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이제 머뭇거렸던 선택을 이제는 좀 결단하고 있는 모양새가 만들어지면서.]

반면 KSOI의 조사결과에서는 이 후보가 43.7%로 윤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난주 대비 이 후보는 3.3%p 상승하고, 윤 후보는 1.3%p 하락하면서 순위가 뒤바뀐 겁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공동상황실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쨌거나 명확한 건 굉장히 접전인 상황인 건 맞는 것 같고, 보수적으로 보는 게 여러모로 득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초박빙 열세라고 항상 생각하고 좀 더 열심히 하고 젖 먹던 힘을 짜내야 된다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 두 여론조사 결과에서 주목해야 할 지역 2곳이 있는데요. 먼저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수도권부터 '줌 인'해보겠습니다.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서울과 인천·경기에서 모두 40%를 넘기며 이 후보와의 지지율 차이를 2주 전보다 벌렸습니다. 서울에서 3%p, 인천·경기에서 4.5%p 올랐는데요. 같은 기간 이 후보의 서울 지지율은 거의 비슷했지만 인천·경기 지지율은 5.3%p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KSOI 조사에선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서울에서 크게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윤 후보가 서울에서 10%p 가까이 빠지고 반대로 이 후보는 10%p가량 오른 건데요. 인천·경기에서도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오차범위 내인 3.2%p차로 앞섰습니다. 전혀 다른 결과인 만큼 딱 잘라 누가 우세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요. 그만큼 서울·수도권 표심이 요동치고 있다고 볼 순 있을 것 같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공동상황실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기본적으로 저희는 바람을 안고 계속 가고 있는 거거든요. 역풍이죠. 오르막을 업힐을 가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정권교체 여론이 워낙에 바닥에 깔려 있기 때문에 그래서 그 바람이 세면 또 그 바람이 세게 불만한 그런 요인들이 생기면 오차 범위 밖으로 좀 갔다가 또 그게 약해지면 좀 붙었다가…]

특히 경기도는 이재명 후보의 홈그라운드이기도 하지요. 경기도를 두고선 두 후보가 공성전을 벌이는 느낌입니다. 윤 후보가 공격, 이 후보가 방어를 맡고 있는데요. 윤 후보가 꺼내든 투석기, 부패 척결이죠. 현장 유세에서 대장동 공세를 지속하고 있는데요. 윤 후보는 이 후보의 본진인 성남에서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17일) : 어느 정권에서도 다 부정부패라고 하는 것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다 재직 중에 네 편 내편 없이 처리돼 온 것이, 3억5000만원을 갖고 1조를 받아 가는 이런 부정부패를 묵살하고 이런 사람을 후보로 선출한 정당이 또 5년 동안 국정을 끌어가도 되겠습니까?]

이 후보로선 경기도 표심이 흔들리면 뿌리가 흔들리는 셈이겠죠. 지난 주말 내내 경기도 유세에 집중했는데요. 본인이 경기도지사 시절 일군 업적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계곡정비사업, 극저신용대출 등 정책 성공 사례를 언급하며 자신의 추진력을 내세웠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어제) : 이재명 시장이 있기 전 성남시와 이재명 이후 성남시가 달랐습니다. 이재명이 있기 전 경기도와 이재명 있은 후 경기도는 달랐습니다. 이재명이 있기 전에 대한민국과 이재명이 대통령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를 것입니다 여러분.]

두 번째로 '줌 인'할 곳은 광주·전라 지역입니다. 민주당의 텃밭으로 꼽히죠. 이곳도 경기도와 마찬가지로 공성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성문을 뚫기 위해 윤 후보가 준비한 비장의 무기는 '광주 복합쇼핑몰'인데요.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16일) : 다른 지역에 다 있는 복합 쇼핑몰. 이거 뭐 그렇게 어렵습니까? 이 유치 누가 반대합니까? 민주당이 반대해왔죠? 수십 년에 걸친 이 지역의 민주당 독점 정치가 광주와 전남을 발전시켰습니까, 못 했습니까?]

정부·여당의 '호남홀대론'을 띄우며 국민의힘은 다를 것이란 대비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힘 광주시당도 가세했습니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광주 시민 다수가 유치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들며 '복합쇼핑몰, 민주당 반대'를 쟁점화했는데요. 이 대표는 쇼핑몰 전략이 먹혔다는 판단인 듯합니다. 지난 18일에는 "호남 지지율 목표치를 25%에서 다시 30%로 상향조정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KBS News') : 저희가 공략했던 것이 젊은 세대에 대한 공략 그리고 또 광주의 문제에 있어가지고 광주시민들이 바라는 입장을 저희 국민의힘이 투영시켜서 선거에 임하겠다는 것.]

그러면서 호남 공략을 위한 '특수부대'까지 거론했습니다. "호남의 정책문제를 더 심층적으로 다루기 위해 우리 특공조, 특수부대인 59초 쇼츠 담당 보좌역들을 투입하겠다"고 의지를 다졌습니다. 실제로 광주의 젊은 세대는 국민의힘의 이런 주장에 호응하는 기류도 엿보입니다. 지난 18일 한 20대 대학생이 광주를 찾은 이 후보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습니다.

[광주 5·18 민주광장 유세 현장 (지난 18일) : 민주당의 답변은 소상공인이랑 연대하는 광주정신을 훼손시켰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런 것들이 과연 없는 게 진짜 광주정신인지 후보님께 직접 묻고 싶습니다.]

쇼핑몰이 없는 게 광주정신이냐, 라고 물은 건데요. 이 후보는 즉답을 피했는데요. "자영업자·소규모 점포주와 지역주민 편의가 충돌할 때는 조정해서 합리적 타협안을 만들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쇼핑몰이 들어설 경우 피해를 보는 소상공인도 있기 때문에 한쪽에만 일방적으로 힘을 실어줘선 곤란하다는 취지였는데요. 오히려 윤 후보가 쇼핑몰 문제로 광주시민들의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고 에둘러 비판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18일) : 증오를 이용해서, 갈등을 이용해서, 분열을 이용해서 정치적 이익을 획득하는 걸 극우 포퓰리즘이라고 합니다 여러분. 나라를 망치면서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획득하려는 이런 정치 형태는 완전히 쓸어버려야 합니다 여러분. 빗자루로…]

물론 윤 후보나 이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인데요. 윤 후보는 내일부터 1박 2일 동안 광주·전남 지역 유세를 벌이면서 복합쇼핑몰 여론전에 나설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KBS News') : 국민의힘도 광주에 어쨌든 먹고사는 문제를 다루겠다고 하는 이야기. 이것은 갈라치기가 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갈라치기라고 하려 그러면 저희가 평상을 벗어나가지고 증오나 혐오를 부추긴다든지 이렇게 해야 되는 것이거든요.]

그럼 실제로 윤 후보의 복합쇼핑몰 전략은 호남 표심 공략에 주효했을까요? 두 여론조사는 또 다시 엇갈린 대답을 내놓습니다. 리서치앤리서치는 'No', KSOI는 'Yes'인데요.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는 광주·전라 지역에서 지난 2차 조사에 비해 이 후보와 윤 후보의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으로 나왔습니다. 윤 후보의 광주·전라 지지율이 2차 조사 때보다 7.9%p 하락한 건데요. 반대로 KSOI 조사에서는 지난 주에 비해 이 후보가 광주·전라에서 떨어지고 윤 후보가 12.3%p 오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전략이 들어맞았다고 해야 할지 역효과가 났다고 해야 할지 아리송한 상황입니다. 윤 후보가 내일과 모레 호남 유세를 마친 이후 추이를 다시 한 번 살펴봐야할 것 같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수도권·호남 표심, 가시거리 10m 안갯속…상반된 여론조사 속 혼전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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