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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사퇴 후폭풍…"저럴 일인가" 윤석열 리더십 도마에

입력 2021-12-22 18:38 수정 2021-12-22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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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선 소식 차례로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국민의힘인데요. 이준석 대표가 어제(21일) 선대위직을 내려놨죠. 정확히 말하면, 선대위원장직을 던졌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중재를 포함한 선대위 운영의 전권을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에게 맡기고 1박 2일 호남 일정을 하러 갔는데요. 김 위원장이 오늘 이 대표를 만났지만 사퇴 의사에 변화는 없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윤석열 후보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류정화 상황실장이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선대위 내에서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습니다. 그리고 선거를 위해 홍보미디어 총괄본부에서 준비했던 것들은 승계해서 진행해도 좋고 기획을 모두 폐기해도 좋습니다. 단 하나의 미련도 없습니다.]

[조수진/국민의힘 최고의원 (어제) : 나이를 먹으면 지혜가 많아져야 되는데 이유를 막론하고, 제가 정말 송구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다른 것보다 정권교체 열망하는 국민과 그리고 당원 동지 여러분께 너무나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정말 송구합니다.]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이 모두 선대위 직함을 내려놨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대표는 상임 선대위원장과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직, 그리고 조 최고위원은 공보단장직을 사임한 겁니다. 이 대표의 진짜 메시지는 조 최고위원이 아니라 윤석열 후보를 겨냥했던 듯 한데요. "난 후보 말만 듣는다"고 했던 조 최고위원에게 윤 후보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궁금하다면서 선거에 대한 무한 책임은 후보가 진다고 한 겁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저는 후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선거에 있어서는 당대표로서 만약에 대선에서 좋지 못한 결과를 얻게 된다면은 상당한 불명예 얻게 되겠지만은 선거에 대한 무한 책임은 후보자가 갖게 된다는 것. 그것 때문에 후보자의 선택 존중합니다.]

이 대표는 다만 당 대표직을 유지하고, 후보가 요청한 일은 협조하겠다고 했는데요. 오늘은 9년 전 추억을 공유했습니다.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가 유세 때 썼던 루돌프 머리띠 사진입니다. 당시 선대위에서 반대했지만 본인이 주장해서 후보에게 머리띠를 씌웠다고 하죠. 지난 4일 극적인 '울산회동' 직후 윤 후보와 나란히 빨간 티를 입고 화해 모드를 선보였던 장면과도 오버랩이 됩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4일) : (이준석 대표가) 이런 옷을 입고 뛰라고 하면 뛰고, 이런 복장으로 어디에 가라고 하면 제가 가고 그렇게 할 것입니다.]

'울산회동'으로 갈등이 봉합된 지 18일 만에 또다신 불거진 당내 갈등, 그때처럼 다시 봉합될 수 있을까요. 일단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아보입니다. 일단 윤 후보는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에게 힘을 실었는데요. 오전에 차 한잔 하고 1박 2일 호남일정을 떠났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선대위가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좀 우리 김종인 위원장께서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더 좀 강하게 잡고 좀 하시겠다고 하고 저도 그렇게 좀 해달라고 또 말씀을 드렸습니다.]

중재 역할을 맡은 김 위원장, 이 대표와 점심을 먹었는데요. 김 위원장은 이 대표의 사퇴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면서 "정치인이 선언을 번복하기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효율적인 선대위를 위한 개편 작업에 더 방점을 찍겠다는 방침입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선대위 복귀 관련해선) 그런 건 저희가 서로 얘기하지도 않습니다. 저랑 김종인 위원장이 10년 가까이 교류했는데 척하면 척이지 뭐 딱히 말을 나눌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 상임선대위원장을 그만뒀다고 그래서 이준석 대표가 대통령 선거에 대해서 무관심하게 있을 수가 없어요. 그리고 내가 늘 얘기를 하지만 이준석 대표의 저기 정치 미래도 내년도 대통령 선거를 어떻게 마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에 이준석 대표 보고 하여튼 이 선거에 승리할 수 있는 데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이번 충돌, 국민의힘 선대위 내 해묵은 문제들이 폭발한 결과란 분석이 지배적이죠. '매머드를 면도한 코끼리 선대위'라고 했는데, 아직 털이 덜밀렸단 겁니다. '윤핵관' 즉 윤석열 측 핵심관계자 얘기가 또 나온 건데요. 이 대표와 측근들은 이번 충돌 국면에서 다시 등장한 장제원 의원을 지목했습니다.

[김철근/국민의힘 당대표 정무실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런 상황이 생겼는데 비서실이 부속실로 되고 조직본부는 뭐가 잘못됐고 이준석 대표는 옹졸한 자기 정치를 한다고 그러고 조수진 최고위원한테는 당장 사과할 일을 그런 일을 하냐 이렇게 양비론을 펼쳤던 분도 윤핵관 중에 한 명 같고요.]

사실 '윤핵관'으로 지목된 사람들 여러명 있었죠. 윤핵관이 이 사람 이라고 공식화 한 사람은 없었는데요.

[권성동/국민의힘 사무총장 : 글쎄 윤핵관이라는 것이 뭘 의미하는 건지 실체가 있는 건지 정확한 건지 모르는 상태에서 더 이상 답변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생각… 사무총장이 대표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정무실장 발언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고 격이 안 맞아요.]

윤핵관이 있다고 하더라도, 선거 시기엔 조용히 처리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정치인의 미덕은 '인내'라고 이 대표를 직격했습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정말 중요한 것은 선거대책위원회라는 것은 윤석열 후보자를 당선시키기 위해서 모인 조직이거든요. 기분이 나쁘거나 또는 자신이 조금 소홀하게 대접받거나 그걸 계속 주장하고 떠들고 더 나아가서 결정적으로는 전체의 방향을 흩트려놓을 일을 벌인다면 그건 잘못이라고 봐요.]

이번 충돌에선 중도층 공략이냐 지지층 결집이냐 하는 선거 전략 차이도 노출됐죠. 이 대표는 오늘 "핵관들이 원하던대로 선거에서 손을 뗐으니 '카드뉴스, 자유롭게 만들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카드뉴스는 조수진 최고위원이 페북에 올렸던 게시물들을 뜻하는 듯 한데요.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과거를 드러내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들이 주를 이룹니다. 네거티브를 중단하자고 한 김종인 위원장의 기조와는 다르죠.

[김종인/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지난 20일) : 집권 여당에 후보를 가지고 있는 정당이 계속해서 네거티브만 가지고 선거를 하겠다는 것이 상식에 맞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 후보는 본인이 주장했던 세대 결합론이 무산됐다고도 했습니다. 이대남의 표심을 얻어와서 국민의힘 전통 지지층인 60~70대의 표심과 결합한다는 계산인데요. 이대남 공략을 위해 '반 페미니즘'을 전략으로 삼았죠. 젠더문제는 다루기 어렵다면서 '복어 요리'에 비유했는데, 최근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에 신지예 새시대 준비위 부위원장까지 당에서 영입하면서 본인의 전략이 불가능하게 됐다는 겁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음성대역) : 복어를 조심해야 한다고 누누이 이야기해도 그냥 복어를 믹서에 갈아버린 상황이 됐습니다.]

그런데 복어요리는 혼자만 하는 게 아니다 일침을 놓은 사람도 있었는데요.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사퇴, 가벼운 결정이었다고 질타하면서, 이 대표가 하겠다는 당 대표의 '당무'가 선거시기에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TBS'김어준의 뉴스공장') : 믹서에 갈았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사실 복어 요리도 하시는 분들이 많죠. 혼자만 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동안 이준석 대표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따라갔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결정도 훨씬 무겁게 우리가 받아들여야 되고 본인 스스로도 좀 무겁게 결정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죠.]

당 내에선 이 후보가 울산회동 이후 18일 만에 '선대위 직 사퇴'를 실천에 옮기면서, 이 대표에 대한 불만의 수위도 높아진 상태입니다. 하지만 갈등이 커지면, 결국 가장 타격 입는 건 윤석열 후보입니다. 갈등을 수습하는 태도, 후보의 리더십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성일종/국민의힘 의원 (JTBC '썰전 라이브' / 어제) : (이번 사태의 책임은 누가 제일 큽니까? 윤석열 후보가 큽니까, 이준석 대표가 큽니까, 조수진 의원이 큰가요?) 직간접적인 모든 책임을 지면 후보한테 갈 수 있습니다.]

[김승원/더불어민주당 의원 (JTBC '썰전 라이브' / 어제) : 네 저도 윤석열 후보가 지금 일정이라든가 보면, 굉장히 나이브한 선거를 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 대표의 '사퇴 기자회견'을 보고 받고 조수진 최고위원과 통화해서 이 대표에게 사과하라고 했다고 하죠. 당사자들끼리 오해를 풀면 되는 문제라고 생각한 겁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이 문제는 결국은 두 분의 그동안에 불편했던 관계 내지는 어제 아침에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들인데, 제가 보기에는 두 분 다 이 문제가 원만하게 잘 정리되지 않겠나, 조금만 기다려 보시죠.]

하지만 상황은 윤 후보 말대로 원만하게 정리되진 않았습니다. 지난 번 이 대표 당무 거부 때도 '리프레시'하러 갔다면서 갈등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진 않았죠.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1일) : 이준석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도 아니고 지금 뭐, 부산에 좀… 뭐라 그럴까…좀 리프레시 하기 위해서 간 것 같은데…]

오늘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의 충돌에 대한 입장을 밝혔는데요. "저게 저럴 일인가 싶다. 몇달 지나고(대선이 끝나고) 나면 없어질 조직인데 무슨 파워게임이 있을 수 있느냐"라고 했는데요. 그야말로 한 걸음 물러선 자리에서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 듯 하죠. 사실 이번 충돌 이면엔 김건희씨의 허위이력 의혹에 대한 대응,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 논쟁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대표가 대응기조를 선대위에서 명확히 하자고 했더니 조 최고위원이 배우자 문제는 후보가 결정할 일이라면서 "나는 후보말만 듣는다"고 했다는 겁니다. 윤 후보는 오늘 인터뷰에서 부인 김건희씨가 선거 중에 등판할 계획은 원래부터 없었다고 했습니다. 영부인이라는 말을 쓰지 말자고도 했는데요.

Q. 부인 김건희 씨는 언제 등판할 계획인가?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음성대역) : 영부인이라는 말은 쓰지 맙시다. (선거 중 등판) 계획은 처음부터 없었다. 남편 정치하는데 따라다니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 나도 모르겠다. 봉사활동을 한다면 그에 대한 소감이 아니라 (자신의) 사건을 물을게 뻔한데 본인이 그걸 하고 싶겠나.]

그러면서 만약에 당선되면 영부인을 보좌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을 폐지하겠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없애고 인원도 30% 감축하겠다면서, '작은 청와대' 기조를 밝히는 과정에서입니다. 그런데 이게 선대위 혹은 당과 논의된 건 아니라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원희룡/국민의힘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 (KBS'최경영의 최강시사') : 후보 생각이 저런 게 있으시구나라는 참고는 하겠습니다만 저희들이 논의를 하거나 공약으로 결정된 바는 전혀 없습니다. 공약이 되려면 후보가 그냥 얘기했다고 바로 공약이 되는 건 아니고요. 후보와 선대위가 그래도 최소한에 의논과 절차를 거쳐야죠.]

국민의힘 선대위 내 오락가락한 상황이 다시 한 번 드러난 듯 한데요. 이런 당내 상황을 다루다 보니 정작 윤석열 후보의 행보는 제대로 전해지지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윤 후보는 오늘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았고 오후 학생들을 만났는데요. "극빈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발언으로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석 대표의 사퇴를 기정사실화 했는데, 들어가서 더 자세히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이준석 사퇴 후폭풍…"저럴 일인가" 윤석열 리더십 도마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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