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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 시대' 1년 8개월 만에 막 내렸다…부담 커진 시민들

입력 2021-11-25 19:59 수정 2021-11-25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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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한국은행 총재 :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0.75%에서 1.00%로 인상하여 운영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앵커]

코로나19의 충격을 막기 위해 시작한 제로금리 정책이 1년 8개월만에 막을 내렸습니다. 뛰는 집값과 물가를 잡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민 입장에선 걱정이 큽니다. 가장 피부로 와닿는 건 당장 대출 금리가 올라갈 거라는 두려움입니다. 벌써부터 그런 조짐이 보입니다. 시민들이 체감하는 대출 이자와 물가가 어떤지, 두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김서연, 서효정 기자입니다.

[김서연 기자]

기준금리가 올랐다는 소식은 대출이 있는 사람들에겐 큰 부담입니다.

그 중에서도 수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끼고 집을 산 사람들은 "대출이자로 월급이 다 나갈 판"이라고 한숨을 쉽니다.

[한모 씨/서울 상암동 : 오늘 (금리를) 또 올렸어요? 이 시기에 이자 내는 게 엄청 부담되죠. 지금 경제가 이렇게 다운돼 있는데 여기서 (금리가) 더 올라간다는 건 진짜 힘들죠.]

오늘(25일)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최고 5.2%에 달합니다.

올해 들어 1%포인트 이상 올랐습니다.

오늘 기준금리가 1%로 인상되면서, 은행들이 주담대 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올해안에 최고 6%대로 치솟을 수 있단 전망도 나옵니다.

더구나 기준금리 인상은 이번으로 끝이 아니어서 내년엔 대출금리가 더 오를 수 있습니다.

[이주열/한국은행 총재 : 1/4분기의 경제상황에 물론 달려 있겠지만 1/4분기 인상을 저희들은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기준금리 인상은 대출금리를 몇년씩 묶어놓은 고정금리 대출자보단, 몇개월 단위로 금리를 업데이트하는 변동금리 대출자에게 큰 부담입니다.

현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의 75% 가량은 변동금리 대출입니다 최근 몇년새 빚을 내 집을 산 '영끌족'이나 투자를 한 '빚투족' 가운데 대출금리가 떨어질거라고 보고,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이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피해로 대출을 많이 받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도 커지게 됐습니다.

한국은행은 올해 기준금리가 두번 오르면서 가계 이자 부담이 지난해 말 대비 5조8000억원 늘어날 걸로 봤습니다.

전문가들은 금리인상기에 이자 부담이 너무 커지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취약계층과 실수요자에 한해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꿀 기회를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거론됩니다.

[서효정 기자]

10년 동안 연어 도매 장사를 해온 오영민 씨, 요즘 수입 연어를 구하는 게 너무 어려워졌다고 말합니다.

[오영민/연어 도매점 사장 : 저희가 연어를 구하지 못한 업체들한테 연어를 팔기도 하고, 빌려주기도 하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연어 세 마리가 들어있는 이 박스 하나를 수입할 때 가격이 27만원입니다.

지난해 가격이 17만원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60% 넘게 오른 것입니다.

[오영민/연어 도매점 사장 : 항공료 오르니까 당연히 연어 원가 오르고 원-달러 환율도 상당히 많이 올랐고…]

이렇다 보니 소비자 판매 가격이 크게 올랐습니다.

지난해 오늘 기준 이 가게에서 팔렸던 연어 1kg 가격은 1만500원, 1년이 지난 오늘은 1만3400원으로 27% 올랐습니다.

연어뿐만 아닙니다.

소비자들은 먹거리 값이 너무 올라 장바구니를 채우기가 부담스럽다고 합니다.

[황현규/경기 고양시 동산동 : 마트나 시장 가기가 무서워요, 무서울 정도로. 조금만 사도 뭐 10만원 최소한 나오니까.]

1년 전, 2100원대였던 삼겹살 100g, 이제 2600원을 주고 사야 하고, 3000원대에 살 수 있었던 배추 한 포기, 오늘 사려면 4400원이나 필요합니다.

굴 1kg도 23000원대에서 27000원대로 올라서 김장철 보쌈 먹기조차 쉽지 않아졌습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려 시중의 돈을 빨아들이면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코로나19로 시중에 돈이 넘쳐 물가가 오른 측면이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물가가 잡힐지는 미지수입니다.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올린 뒤에도 물가는 꺾이지 않았습니다.

이는 일단 수입산 물가가 많이 오른 영향이 큽니다.

기준금리의 효과가 덜 미치는 유가 상승과 글로벌 물류대란이 원인이라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문제는 기준금리의 영향권인 국내산 먹거리의 값도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적극적인 물가안정책을 펴야 기준금리 인상이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예컨대 유류세를 인하한 것처럼, 다른 생활필수품에서도 세금을 일시적으로 내려주는 걸 고려해봐야 한다는 겁니다.

먹거리 유통구조를 단순화하자는 대안도 나옵니다.

[서지용/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 먹거리 같은 경우는 직판으로 소비자한테 제품이 공급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도 좋고…]

또한, 비축해뒀던 쌀이나 배추 등 농산품을 시중에 확 풀어서 가격을 안정시키자는 의견도 나옵니다

(영상디자인 : 김윤나·신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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