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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군에 총 겨눈 자세 그대로 발견됐다…백마고지 이등병의 애달픈 유해

입력 2021-11-25 11:06 수정 2021-11-2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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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호에서 발굴된 국군 추정유해. 〈사진-국방부〉개인호에서 발굴된 국군 추정유해. 〈사진-국방부〉
포탄을 피해 개인용 참호에 몸을 숨긴 이등병, 하지만 적을 향해 겨눈 총은 거두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의 유해는 70년이 지나 사격자세 그대로 발견됐습니다.

지난 24일 국방부는 강원도 철원 인근 백마고지 유해발굴 현장에서 37점의 유해와 8,262점의 전사자 유품을 발굴했다고 밝혔습니다. 백마고지는 6·25 전쟁 중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1952년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특히 지난달 28일 백마고지 395고지 정상에서는 전투태세를 갖춘 유해가 발견됐습니다. 유해 인근에는 계급장과 군번줄, 방탄모, 탄약류 등이 함께 있었습니다. 유해의 가슴에서는 국군 일등병(현재의 이등병) 계급장이 발견됐습니다. 전투에 투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년병의 치열했던 상황을 보여줍니다.

 
국군 추정유해 정밀발굴 모습. 〈사진-국방부〉국군 추정유해 정밀발굴 모습. 〈사진-국방부〉
유해발굴 현장을 찾은 서욱 국방부장관은 "하루빨리 남과 북이 비무장지대 내에서 남북공동 유해발굴을 이행해 나갈 수 이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상순(92세) 씨 등 백마고지 전투 참전용사 9명도 유해발굴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이들은 "70년 만에 백마고지를 다시 밟아볼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귀환하지 못한 전우들에게는 "우리 훗날 무릉도원에서 아니, 백마도원에서 만나자"고 편지를 낭독했습니다.

국방부는 "9·19 군사합의'에 명시된 남북공동 유해발굴에 북측이 호응하도록 노력하고, 언제라도 공동유해 발굴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전사자 유해의 신원확인을 위해 유해소재 제보, 유가족 시료 채취 등 국민적 참여를 독려할 계획입니다.
 
유해와 함께 발굴된 유품들. 〈사진-국방부〉유해와 함께 발굴된 유품들. 〈사진-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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