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두환 씨는 끝내 마지막까지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자서전으로 갈음한 유언엔, 북한 땅이 보이는 곳에 화장해달란 내용 뿐이었습니다. 이 내용을 전한 최측근은 전씨가 무슨 잘못을 했느냐며 사과를 묻는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고승혁 기자입니다.
[기자]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는 별도로 유서를 남기지 않았습니다.
'전두환의 입'이라고 불린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이 앞서 발표한 회고록의 내용을 대신 전했습니다.
[민정기/전 청와대 공보비서관 : 사실상의 유서입니다. 건강한 눈으로, 맑은 정신으로 통일을 이룬 빛나는 조국의 모습을 보고 싶다. 그 전에 내 생이 끝난다면 북녘 땅이 바라다보이는 전방의 어느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있으면서 기어이 통일의 그날을 맞고 싶다.]
전씨는 마지막 순간까지 5.18 민주화운동 유족에게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민 전 비서관은 '사과했느냐'는 질문 자체가 맞지 않다고 했습니다.
[민정기/전 청와대 공보비서관 : 무조건 막연하게 사죄하라. 질문 자체가 잘못된 거예요. 오늘 이 자리에서는 그런 것에 대해서 길게 얘기할 것도 없고…]
취재진에게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민정기/전 청와대 공보비서관 : 질문 자체가 잘못된 거예요. 여러분 저 지금 나한테 질문한 사람들 기자 아닙니까? 기자라면 기사 쓸 때 6하원칙에 따라 써야 하는 거 아니에요?]
오히려 전씨에게 책임이 없단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민정기/전 청와대 공보비서관 : 그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몇 월, 며칠, 몇 시, 어디서 어떤 부대를 어떻게 지휘했고. 대통령도 아니고 계엄사령관도 아니고 지휘 계통에 있지도 않는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언제 어떻게…]
전씨의 연희동 자택엔 12·12 군사반란을 주도한 하나회 출신 장세동 전 안기부장도 찾았습니다.
[장세동/전 국가안전기획부장 : (발포 명령 없었다는 것 같은 입장인가요? 민정기 비서관과?)… (추가로 사과 입장 발표하실 건 없으세요?)… (소회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 하실 말씀 정말 없으세요?) 모든 사람들이 다 느끼는 바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