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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조선 최초의 신부, 김대건 순교 다룬 '탄생'…윤시윤부터 안성기까지

입력 2021-11-11 18:16 수정 2021-11-12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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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탄생' 제작발표회 단체 사진영화 '탄생' 제작발표회 단체 사진

한국인 최초의 신부이자 조선 정부의 대대적인 천주교 탄압 끝에 순교한 김대건 신부의 생애를 다룬 작품이 등장한다. 역사적인 사건과 인물을 조명한 작품인 만큼 영화계뿐만 아니라 정계, 종교계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하고 있다.

1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영화 '탄생(박흥식 감독)'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한국인 최초의 천주교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삶을 조명한 작품이다. 청년 김대건이 성 김대건 안드레아로 탄생하고 또 안타깝게 순교하는 과정을 그린다. 배우 윤시윤이 김대건 역할을 맡았다. 그의 조력자인 최양업을 이호원이 연기한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알려진 안성기 역시 영화가 제작된다는 소식을 듣고 힘을 보태기 위해 출연을 결심했다.

'박흥식 감독''박흥식 감독'

영화의 연출을 맡은 박흥식 감독은 김대건 신부의 순교자로서의 면모뿐만 아니라 다양한 면을 새롭게 들여다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그동안 김대건 신부는 천주교 밖에서는 종교인이라는 이유로 외면받았고, 천주교 안에서는 최초의 신부라는 점에서만 관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김대건 신부는 서양 근대 문물을 누구보다 앞장서서 받아들인 인물이다. 그는 선각자이자 모험가이자 끝내 희생당한 순교자"라며 남다른 관점에서 김대건 신부에 접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박 감독은 "김대건 신부는 바다와 육지를 종횡무진 누비며 조선의 근대를 연 인물이다. 그의 스펙터클한 생애를 '탄생'을 통해 보여드리겠다. 그리고 김대건 신부를 우리 역사에서 올바르게 자리 잡을 수 있게 일조하겠다"며 큰 포부를 드러냈다.

'윤시윤''윤시윤'
주연을 맡은 윤시윤은 신자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는 "조선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천주교 사제, 즉 신부가 되고 박해 끝에 안타깝게 순교한 김대건이란 인물을 맡았다. 배우로서 최초의 신부를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가 큰 행운이고 최고의 영광이다. 고민할 것도 없이 임하게 됐지만, 그만큼 부담감도 크다"라고 밝혔다.

여태껏 맡았던 배역과는 무게감이 다르게 다가온다고 고백한 윤시윤은 "다른 어떤 작품보다도 출연을 결심하기까지 용기가 많이 필요했던 작품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작품이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촬영이 시작되기 전 기분 좋은 느낌을 전했다.

'안성기''안성기'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알려진 안성기는 "신자이기 때문에 의무감을 갖고 참여했다"며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는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느낌이 너무 좋아서 꼭 해야겠다고 느꼈다. 내가 맡은 유진기는 외국어를 다루는 역관이다. 김대건, 최양업 두 신부가 해외에 나갈 수 있게 도움을 준다. 그동안 천주교 영화가 몇 편있었다. 그러나 생각만큼 호응을 받지는 못했다. '탄생'만큼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힘줘 말했다.

젊은 후배 배우들과의 호흡을 묻는 질문에는 "오늘 다 처음 본 분들이다"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그는 "그래도 느낌이 좋다. 열심히 해보겠다"라고 덧붙였다.

'이호원''이호원'
이호원은 자신이 무교임을 밝히며 '탄생'에 흥미를 갖게 된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나는 무교다. 그래서 솔직히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와 닿지 않았다. 왜 그리 많은 사람들이 신앙 때문에 목숨을 희생했을까. 궁금해졌다. 내가 생각했을 땐 단지 신앙 때문만은 아니었다.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라고 말하는 천주교의 사상이 당시 조선인들에게는 충격적이었을 테고, 유교가 지배한 신분사회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자신만의 소신 있는 생각을 드러냈다.

궁녀 출신이지만 많은 이들을 천주교로 안내한 박희순 역을 맡은 정유미는 "박희순 루치아 역할을 맡았다. 궁녀 출신이지만 신학생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던 강인한 여성이다. 이 영화는 김대건 신부님의 업을 기리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천주교가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기 위해선 박희순을 비롯한 여러 사람의 얼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메시지도 전하고 있다. 내 분량은 적다. 그래도 열심히 잘 해내고 싶다"며 포부를 전했다.

'정유미''정유미'

영화 '탄생'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입을 열었다. 박흥식 감독은 "1821년 김대건 신부가 탄생한 해는 콜레라가 창궐했을 시기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살고 있다. '어떤 새로운 시대를 탄생시켜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답을 찾고 있는 시기, 그 정답을 김대건 신부의 삶 속에서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축사를 하기 위해 참석한 염수정 추기경은 "김대건 신부는 생전에 논산, 용인 그리고 서울을 거쳐 고통받으셨다. 그리고 순교하셨다. 그는 하나의 신앙인일 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에 내놔도 만나기 힘든 분이다. 유네스코에서도 세계적인 인물로 선정할 정도로 뜻깊은 분이다. 그의 위대한 정신이 '탄생'을 통해 더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며 영화가 잘 되길 기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영화를 응원하기 위해 자리를 함께했다. 오 시장은 "'탄생'이 상업적으로도 크게 성공해서 김대건 신부의 거룩한 희생정신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그의 정신이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아 어려운 시기 새로운 희망으로 자라나길 기원한다. 이 영화로 대한민국과 천주교가 한 단계 더 발전하길 기대해 본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윤시윤은 "제작발표회라고 하면 적극적으로 역할 소개도 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해서 기대감을 드리는 게 맞는데, 오늘은 그러지 못했다. 어떤 제작발표회보다 부담감이 큰 자리라서 그런 것 같다. 우리가 200년 전 어떤 위대한 인물들의 생애를 메신저로서 전달해드리는 기분이다. 그토록 존경받는 분들을 배우로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표현해보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탄생'은 올해 김대건 신부의 탄생 200주년과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에 선정된 것에 맞춰 제작을 확정해 의미를 더한다. 11월 말 촬영에 돌입하며, 2022년 11월 개봉 예정이다.

박상우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woo1@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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