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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야홍' 누른 윤석열…당심 업고 국민의힘 대선후보 확정

입력 2021-11-05 18:29 수정 2021-11-0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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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후보는 지난 6월말에 정치 참여를 선언했습니다. 이후 4개월여 만에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된 건데요. 비교적 짧은 기간이지만 참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죠.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정치인 윤석열의 데뷔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네, 오늘 밤 주인공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었습니다.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인물이기도 한데요. 이제 엄연한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인 만큼 윤석열 후보라고 불러야겠군요. 윤 후보, 정치 입문을 선언한지 4개월여 만에 제1야당 대선 후보의 자리를 꿰찼습니다. 지난 4개월이 4년처럼 느껴지는 건 저 뿐일까요. 우여곡절로만 따진다면 정치 경력은 신인이 아니라 이미 중진급인 듯한데요. 윤 후보의 데뷔부터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까지, 시간여행을 한 번 떠나보겠습니다. '줌 인' 출발합니다.

[고민정/당시 청와대 대변인 (2019년 6월 17일) : 검찰로 재직하는 동안 부정부패를 척결해왔고 권력의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을 보여줬습니다.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두터운 신망을 받아왔습니다.]

어찌 보면 윤 후보가 정치에 입문한 시점은 자의 반이든 타의 반이든 지난 2019년 6월인 것 같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 후보자로 낙점이 된 시기죠. 문재인 정부에나 윤 후보에게나 이때가 터닝 포인트였습니다.

[윤석열/당시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장 (2013년 10월) :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던 윤 후보, 자신을 임명한 문 대통령에게 충성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사실 지나치게 충성한 걸 수도 있습니다. 살아있는 권력에도 성역 없는 수사를 하란 말을 너무 곧이 곧대로 새겨 들은 건데요. 조국 수사로 벌어진 양측의 틈은 추윤 갈등으로 완전히 갈라졌습니다.

[추미애 (지난해 1월 9일) : 검찰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한 것입니다.]

[추미애 (지난해 6월 25일) : 저의 지시를 절반을 잘라먹었죠.]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 결국 옷을 갈아입기로 결심합니다.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그냥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다.]

[윤석열 (3월 4일) : 저는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고 합니다.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지금 파괴되고 있습니다.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자신을 선택한 정권과 대립하던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은 어느새 야권의 유력 주자로 발돋움해있었습니다. 사실 옷을 벗는 순간 정치의 영역에 발을 들이는 것과 다름 없었는데요.

[김종인 : (윤석열 총장에게 별의 순간은 지금이라고 보시는 거군요.) 내가 보기에 별의 순간이 지금 보일 거예요, 아마.]

총장직 사퇴 이후 117일, 검사 윤석열은 정치인 윤석열로 다시 태어납니다.

[윤석열 (지난 6월 29일) : 상식을 무기로,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를 기필코 다시 세우겠습니다.]

100여일이 정치인으로 완전히 변모하기에는 짧은 시간이었나 봅니다. 지지율은 9단이지만 정치력은 초단이었죠. 등판 초반 특유의 제스처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도리도리'와 '쩍벌남'이란 별명이 따라 붙었는데요.

교정을 위한 전문가 컨설팅까지 받았다고 하죠. 지지율 하락세를 맞은 윤 후보, 예상보다 일찍 국민의힘에 입당해 전열 재정비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스처는 어떻게 고친다 쳐도 평생의 말습관은 쉽게 고칠 수 없는 노릇이죠. 잇딴 설화로 '좌충우돌 우당탕탕'의 연속이었습니다.

[윤석열 : 이런 부정식품이라고 그러면, 없는 사람은 그 아래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된다.]

[윤석열 : 게임 같은 거 하나 개발하려고 한다면 정말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120시간 일해야 한다는 거야.]

[윤석열 : 페미니즘이라는 것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 하지…]

[윤석열 : 사람이 이렇게 손발로 이런 노동으로 하는, 그렇게 해갖고 되는 건 하나도 없어. 그건 인도도 안 해. 저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고.]

[윤석열 : 코로나 확산, 대구 아닌 다른 곳이었으면 민란 일어났을 겁니다.]

[윤석열 :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것이 맞습니다.]

설화도 설화지만요. 가족 리스크와 고발 사주 의혹 등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15일) : 본인 문제가 지금 걸려든 게 몇 가지가 있는데 주요한 거는 고발 사주 연루 의혹이 첫째로 등장하고… 지금 우리 당 대선후보 사상 가장 많은 후보 리스크가 큰 인물이 윤석열 후보입니다.]

특히 입당 이후 경쟁 후보들의 집중 견제에 시달려야 했는데요. 토론회가 시작되자 홍준표 의원의 장학퀴즈 공세에 궁지에 몰리기도 했습니다.

[홍준표 : 작계5015 아시죠? (네.) 작계5015가 발동이 되면 대통령으로서 제일 먼저 무엇을 해야 됩니까?]

[윤석열 : 글쎄요. 한번 좀 설명해 주시죠.]

[홍준표 : 김여정이가 북한에 '군사적 균형을 깨지 마라' 이렇게 문재인 대통령한테 경고했어요.]

[윤석열 : 언제 했습니까, 이번에?]

[홍준표 : 그건 모르면 넘어가겠습니다.]

[윤석열 : 죄송합니다.]

[홍준표 : 대통령 되시려면 공부를 좀 더 하셔야 되겠습니다.]

수세적으로 대응하던 윤 후보도 이내 적응한 듯 자신의 페이스를 찾았는데요. 토론회 중반이 넘어가자 더 이상 홍 의원과의 기싸움에 밀리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 그런 진흙탕으로 이렇게]

[홍준표 : 이거 하나만 내가 말씀드리고]

[윤석열 : 전 말이죠. 그렇게 당을 26년 지키셨다고 하면서 4선입니까, 5선입니까? 거기다가 지사도 하시고 했으면 좀 격을 갖추십시오. 네.]

[홍준표 : 윤 후보님 내가 여태 토론하면서 윤 후보님 궁지 몰린 적 한번도 없어요.]

[윤석열 : 어휴 정치 26년 하시고 왜 그렇게 하십니까? 그만]

하지만 진짜 위기는 막판에 찾아왔습니다. 자책골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번에도 입이 문제였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달 19일) :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는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지난달 19일 / 화면출처: 유튜브'유승민TV') : 정말 도를 넘는 막가파식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20일) : 5공 시대에 정치가 있었습니까? 독재만 있었죠.]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 빨리 사과했으면 실언 리스트에 한 마디 추가된 정도로 끝났을 수도 있었을 텐데요. 버티다가 뒤늦게 유감을 표명했죠.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달 21일) :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합니다.]

여기서 끝날 줄 알았던 전두환 발언 논란, '개 사과' 논란이 잦아들던 불씨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지난달 22일) : 국민들한테 이거 정말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고 불과 10시간 지나서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을 캠프 관계자가 국민을 완전히 개 취급하는 이런 사진을 올린단 말입니까?]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달 22일) : 국민들께서 이렇게 (조롱으로) 생각할 수 있는 타이밍에 사진이 올라간 것은 전부 제가 챙기지 못한 제 탓입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국민들께 사과드리고…]

이렇게 갖은 풍파에도 윤 후보가 최종 후보가 될 수 있었던 이유, 바로 맷집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당심입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달 28일) : 저는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이 함께하기에 끄떡없습니다. 저는 맞으면 맞을수록 단단해지는 강철입니다.]

[이상일/윤석열 캠프 공보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결국은 50:50%, 이렇게 반영이 되는 당원투표에서 압승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홍 의원에게 잠시 민심을 내어주긴 했어도 탄탄한 당심에서 크게 앞선 건데요.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은 그렇게 사퇴 8개월여 만에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가 됐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입니다. 기쁨보다 엄중한 책임감과 정권교체의 무거운 사명감을 느낍니다.]

이제는 윤 후보 앞에 놓인 제1과제, 치열했던 경선의 상처를 치유하고 원팀을 이루는 걸 텐데요. 맞수였던 홍준표 의원, 어떤 결과 나와도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요. 이후 윤 후보를 적극 지원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특히 홍 의원과는 감정이 좋지 못한 분이죠. 사실상 윤 후보를 공개 지지했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인데요. 김 전 위원장이 복귀해 전면에 나선다면 홍 의원이 뒤로 발을 뺄 가능성도 있습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달 29일) : 일반 국민이 생각하기에 내년 대선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 대 윤석열 후보의 아마 경쟁이 될 거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경선도) 그런 방향으로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홍준표/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지난달 29일) : 또 한 분의 도사가 나왔네. 그렇게 바라는 거겠죠. 자기 의견이야 무슨 말씀을 하시든 간에 저는 관심이 없습니다.]

윤 후보가 방금 전 기자회견에서 관련 입장을 밝혔다고 하는데요. 들어가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무야홍' 누른 윤석열…당심 업고 국민의힘 대선 후보 확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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