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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몰려드는 '오징어게임' 팬에…표정 엇갈린 상인들

입력 2021-10-29 20:33 수정 2021-10-29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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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밀착카메라는 인기를 끄는 한 드라마의 영향으로 좀 달라진 곳들을 다녀왔습니다. 상인들 얼굴에 모처럼 웃음이 묻어나기도 했고 그렇지 않은 곳도 보였습니다.

이희령 기자입니다.

[기자]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로봇이 서울 올림픽 공원에 나타났습니다.

전 세계인을 공포에 빠뜨린 로봇 영희가 세워져 있습니다. 높이가 4m 정도 된다는데요. 지금이 평일 오전인데도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이나현/공원 방문객 : (드라마에서 나오던) 소리까지 나오니까 더 재밌는 것 같아요.]

충북 음성, 경기도 수원. 멀리서 찾아온 외국인들도 있습니다.

[엘빌리켄 페리 루/필리핀 관광객 : (라이브 방송도 했어요.) 많은 필리핀 친구들이 요청해서요. 우리 대신 오징어 게임 인형 보러 가줄 수 있냐고.]

구호가 흘러나오고, 배경 음악에 맞춰 게임을 하는 척 자세도 지어봅니다.

[박영란 송현희/공원 방문객 : 재밌었어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하던, 옛날 게임 하던 생각도 좀 나고.]

드라마의 흥행으로 같이 들썩인 곳이 또 있습니다.

서울 쌍문동의 백운시장입니다.

드라마 속 인물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생선가게, 원래는 이 건어물 가게였습니다. 가게 앞엔 홍보 포스터도 붙어 있고, 오징어 게임 촬영지라고도 쓰여 있습니다.

배우 이정재 씨가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촬영에 응했다는 사장님은 요즘 매일이 신기합니다.

[송점숙/건어물가게 대표 : (드라마 보고) 중국, 일본에서 많이 오시고. 영국분이 너무너무 좋아하셨어요. 정겹고 좋다고.]

동네 주민만 찾던 작은 시장이 관광지가 된 겁니다.

갑작스러운 유명세에 곤란할 때도 있습니다.

[송점숙/건어물가게 대표 : 동영상 켜놓고 지나가면서 다 찍고 그러니까. 그래서 밥도 저 안에서 먹고.]

하지만 기쁨과 기대도 큽니다.

[송점숙/건어물가게 대표 : 이 골목시장을 많이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어요. 지금 당장 고등어 한 마리, 오징어 한 마리 안 사가시더라도 관심 가져주시면…]

코로나19 이후 조용하던 달고나 가게도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어두운 저녁까지 손님들이 계속 찾아옵니다.

[구민지/서울 홍은동 : 오늘 (모양 뽑기에) 실패해서 너무 아쉬워서 다음에 와서 꼭 성공하려고요.]

직접 해보기 위해 줄을 섰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자리에 앉았지만 1분도 안 돼서 깨졌습니다.

"실패!"

저도 40분 정도 기다려서 달고나 모양 뽑기를 할 기회를 얻었는데 모양을 떼어내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지금 시간이 8시 54분인데, 제 뒤에도 기다리는 인원이 남았습니다.

[안세환/달고나가게 운영 : 1시부터 문 열 준비를 하고 그때부터 계속 만들고 있는 거예요.]

[임종수/서울 쌍문동 : 지금 기다리는 손님이 너무 많아서 못 기다려서 가야 할 것 같아요. (내일 또 오셔야 하나요?) 네, 내일 또 와야죠. 아기하고 약속했으니까.]

150m 떨어진 곳에 있는 다른 달고나 가게도 찾아가봤습니다.

사장님은 매일 유튜버들에 시달렸다며 스트레스를 호소합니다.

[달고나가게 사장 : 우리가 무슨 동물원의 원숭이예요? 지나가는 사람마다 다 카메라 들고 이러지.]

봉제 공장도 바삐 돌아가고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 운동복이 인기를 얻어섭니다.

핼러윈을 앞두고 수요가 크게 늘어 원단이 부족해진 탓에 당장은 제작도 어렵습니다.

[김진자/의류생산·제작업체 대표 : (10월 중순부터) 6000세트 이상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너무 여기저기서 공급을 하다 보니 원단이 달리고 있는…]

그래도 오랜만에 찾아온 특수가 반갑습니다.

[김진자/의류생산·제작업체 대표 : 2002년 월드컵 이후에 맞아 보는 특수효과인 것 같아요. 이게 없었다면 저희도 이 (코로나) 시기에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김진자/의류생산·제작업체 대표 : (중국산 옷은) 이런 부분들이 깨끗하게 나오지 않고. (이게 그러면?) 종이죠. (국내 업체들이) 잘할 수 있는데 다른 지역에 뺏겨서 한다는 건 속이 많이 상하죠.]

실제로 시장과 온라인에선 중국산 상품이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시장 상인 : 국산을 우리가 만들려면 금액이 두 배가 넘을 거라고. 라벨도 조작이 가능한 거라서. 누가 (자기 상품을) 중국산이라고 하겠어요. 다 국산이라고 하는 거지.]

오징어 게임이 인기를 얻으면서 함께 활기와 웃음을 되찾은 곳도, 생각지 못한 부작용을 겪는 곳들도 있습니다.

드라마 흥행의 긍정적인 효과를 이어갈 수 있는 방안, 고민해볼 때가 아닐까요. 

(화면제공 : 넷플릭스)
(VJ : 최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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