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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직 사퇴 "공정한 나라로 보답하겠다"

입력 2021-10-2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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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오늘(25일) 지사직에서 사퇴했습니다. 법이 정한 대선후보자 사퇴시한(12월 9일)보다 한달 정도 빠른 건데요. "새로운 대한민국, 공정한 나라로 보답하겠다"고 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이 지사를 직접 겨냥한 공세를 이어갔는데요. 관련 소식까지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재명/경기지사 : 도민 여러분들께서 보여주신 민주주의와 공동체에 대한 애정, 그리고 집단 지성의 힘을 믿고 경기도 지사직에서 물러나 20대 대통령 선거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서기로 합니다. 1380만 우리 도민의 삶을 책임지는 자리에서 5000만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나라의 대표 일꾼이 되고자 합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오늘 지사직을 내려놨습니다. 임기를 8개월 여 남겨두고 사퇴한 뒤 본격 대선 행보에 나서는 겁니다. 1200여일 간의 성과를 홍보하면서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표준이 된 것처럼 대한민국을 세계표준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는데요. 임기를 마치지 못해 죄송하고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세 차례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재명/경기지사 : 우리 경기도민 여러분께 마지막 인사를 먼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경기도 공직자 여러분께도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정말 여러분들 덕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고맙습니다. 주권자들께 거짓말을 하지 않고 헛된 약속을 하지 않고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서 더 새로운 나라, 또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그런 성장하고 발전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 지사, 대선행보를 위한 첫 숙제를 주말에 마쳤죠. 경선 경쟁상대였던 이낙연 전 대표와의 회동입니다. 이 지사는 이 전 대표가 "원팀이 아니라 드림팀이 돼야 한다"고 했다면서, 홀가분한 심정을 드러냈는데요. 어제, 이 전 대표의 전 지역구인 종로의 한 찻집에서 30여 분 간 만났습니다. 이 지사가 먼저 도착했고, 이 전 대표는 덕담을 건넸습니다.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저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습니다. 당원과 지지자들께서 여러 생각을 가지실 수는 있지만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이어가야 한다는 대의를 버리지 마시기를 호소 드립니다.]

[이재명/경기지사 (어제) : 먼저 제가 일찍 이렇게 찾아뵀어야 되는데 (아니, 아니에요.) 국정감사 때문에 (그러게요.) 약간 늦어져서… 제가 부족한 점을 우리 대표님으로부터 많이 채우고 또 수시로 조언 받고 또 함께 정권을 재창출해서 우리 국가의 미래를 지금보다 훨씬 더 밝게, 활짝 여는 길을 가도록 하겠습니다.]

이 전 대표가, 이날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호소한 이유, 찻집 밖에선 지지자들 간의 실랑이가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간간히 이 지사 지지 피켓도 있었지만요. 주로 이 전 대표 측 지지자들이 모여서, 경선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가 함께 걸어가는 길에도 항의는 계속됐는데요.

이 전 대표는 이재명 후보의 민주당 캠프 '상임고문' 직을 맡기로 했습니다. 선거 일선에서 뛰는 '선대위원장'직을 맡을까가 관심이었는데, 그보단 한발 떨어진 자립니다. 이 전 대표 측은 주변과의 상의, 고민 끝에 결정한 행보라고 했습니다.

[오영훈/더불어민주당 의원(이낙연 측)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낙선한 이 후보가 선대위원장을 맡아서 진두지휘하는 게 과연 맞느냐, 하는 그런 문제 제기가 좀 있었고요. 당 중심, 후보 중심의 선대위, 이렇게 구성이 되어야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하셨고 상임고문직이 더 적절하다는 판단하시게 된 것 같습니다.]

이 전 대표는 회동에서, 당장 경선에 승복하지 못하는 지지자들의 마음도, 시간을 갖고 기다려달라, "상처가 아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잠깐, 오랜만의 코너 '그때 그 사람들' 가겠습니다. 어제의 '명낙회동', 경선이 있은 지 정확히 2주 만이었죠. 과거 대선 땐 어땠을까요. 2017년,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는 후보 선출 사흘 뒤 안희정 당시 충남지사를, 나흘 뒤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만났습니다. 닷새 뒤엔 경선 후보들이 모두 모여 '소맥 회동'을 했는데요.

[문재인/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2017년 4월) : 이제는 원샷 안 하기.]

[이재명/당시 성남시장 (2017년 4월) : 이거는 원샷 하지 말죠~ (원샷 안 하기.) 세상 사람들이 잘못하면 술꾼들 모임으로 알겠어요.]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는, 당내 경쟁자였던 손학규 후보와 경선 종료 6일 만에 만났습니다. 당내 경쟁자는 아니지만, 야권 단일화 상대였던 안철수 후보와도, 안 후보의 갑작스런 후보직 사퇴 이후 13일 만에 만났는데요. 그러니까 명낙 회동에 14일이 걸린 건,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린 셈입니다. 물론 지난 주 두 차례의 '이재명 국감'도 회동이 늦어지는 데 영향을 미쳤죠. 다만 2017년에도, 2012년에도 경선 상대가 선대위에서 역할을 맡은 적은 없었는데요. 2012년엔, 대선 기간 내내 신경전을 이어가던 안 후보가 대선 나흘 전에야 노란 목도리를 둘러주면서 지지의사를 밝혔었죠.

[안철수/전 대선후보 (2012년 12월) : 제가 왜 여기 왔는지 아십니까? (예!) 제가 어느 후보, 지지하는지 아십니까? (네!) 누굽니까? (문재인!) 지금 대답대로 투표하실 겁니까? (네!) 믿어도 되겠습니까? (예!)]

[문재인/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2012년 12월) : 안철수 후보와 저는 끝까지 이번 대선 승리해서 정권교체를 이루고 새정치, 반드시 함께 이루어내겠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선대위 상임 고문직을 수락했죠. 이 전 대표와의 케미, 어떨지 다정회에서 계속 전해드리도록 하고요. 이 지사는 27일 쯤,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또 한차례 여권 지지층 다지기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이 지사 앞에 놓인 난관, '대장동' 의혹은 계속 수사중이죠. 국민의힘의 공세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당내 '대장동 TF'를 확대 개편해 '국민검증특별위원회'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오늘은 특히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가 이 지사에게 보고됐다는 취지의 보도를 근거로 이 지사를 직접 겨냥했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원내대표 : 정민용 변호사가 공모지침서를 작성해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게 직접 보고하러 갔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애초부터 특정 민간업자가 이익을 독식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고, 그 과정에 이 후보가 관여했다는 것을 뒷받침해주는 결정적인 증거입니다.]

정 변호사는 오늘 검찰에 출석하면서, 이 지사에 '공모지침서를 직접 보고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공 기획본부장이 이 지사의 측근이냐 아니냐도 쟁점이죠. 그런데, 유 전 본부장은 사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사장 직무대리' 일 때 대장동 개발 관련 주요 의사결정을 했는데요. 당시 황무성 사장의 사퇴에 윗선의 압박이 있었단 보도도 나왔습니다. 유 전 본부장의 측근이었던 유한기 당시 성남도공 개발본부장이 황 전 사장에게 사퇴를 압박하는 녹취가 공개된 겁니다. 황 전 사장이 압박에 항의하며 "시장에게 사표를 내겠다"고 하자 유한기 전 본부장은 "정 실장과 유동규"가 모두 사표를 종용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등장하는 '정 실장',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 이재명 캠프의 정진상 총괄부실장이라고 하는데요. 40분간의 녹취에 '정실장' 이란 이름은 8번 등장한다고 합니다. 이 지사는 정 전 실장은 측근이라고 했죠.

[박수영/국민의힘 의원 (지난 18일) : 경기도청에 좌진상 우동규라는 말이 많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들어보셨습니까?]

[이재명/경기지사 (지난 18일) : 좌진상 우동규…제가 그 정말 가까이하는 참모는 그 동규 이렇게 표현되는 사람은 아닙니다. 미안하지만.]

[박수영/국민의힘 의원 (지난 18일) : 정진상 씨가 계속해서 지사님 밑에 정책실장으로 사인을 했습니다. 이분은 측근이라고 말씀하신 적 있으시죠? (아 그럼요.)]

녹취를 다시 보면, 유한기 전 본부장은 사표는 오늘 당장 내야 한다고도 압박하는데요. 녹취가 이뤄진 날은 2015년 2월 6일, 민간사업자 공모를 시작하기 1주일 전이자 화천대유가 설립된 당일이라고 합니다. 국민의힘은 황 전 사장의 사퇴를 강압한 건 이 지사의 하명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또다른 각도에서 이 지사와 싸우고 있죠. '대장동 1타 강사'를 자임하고 있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부인, 정신과 전문의 강윤형씨의 발언 때문입니다. 한 지역지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 지사가 '소시오패스' 경향을 보인다고 했는데요.

[강윤형/원희룡 전 제주지사 부인 (지난 20일 / 화면출처 : 유튜브 '매일신문') : (야누스다, 지킬앤 하이드다, 천사와 악마가 공존하는 사람이 아닐까 이런 생각들을 해봤어요.) 지킬과 하이드나 야누스라기보다는 저희는 오히려 약간은 소시오패스나 안티 소셜(반사회적)이라고 얘기하거든요, 정신과적으로는. 그리고 소위 반사회적 성격장애라고 얘기하는데, 사실 성격적인 문제를 갖고 있고, 장애를 일으키는 분들의 특징은 뭐냐면, 자신은 괴롭지 않고 주변이 괴로운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치료가 잘 안되고…]

민주당은 대단히 부적절한 언급이라면서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민주당 의원은 아니지만요.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으로 논란을 빚었던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강씨가 이 지사를 진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문적인 의견을 공개했다면서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강씨를 '제명'하고 '의사 면허 취소'도 건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반면 원 전 지사는 아내 강씨의 의견을 지지한다면서 "대통령 후보의 정신건강도 모두 검증대상"이란 논리를 폈습니다.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는, 이 지사 캠프 대변인 출신의 현근택 변호사와 생방송 중에 그야말로 '설전'을 벌였고, 현 변호사가 자리를 뜨는 일까지 있었는데요.

원희룡 전 지사 부인 강윤형 씨의 '소시오패스'발언,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듯한데요. 정신과 의사이자 대선후보 부인인 강씨의 발언에 대해선, 대선을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도 판단을 내릴 듯합니다. 대장동 관련 수사와 관련해 이 지사는 "100% 뭐가 나올게 없다"는 입장도 밝혓는데, 관련 소식까지 들어가서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이재명, 경기지사 사퇴 "공정한 나라 만들겠다"… '대장동 의혹' '소시오패스' 야권 공세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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