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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희숙 사퇴 찬성"…민주 "탈당 후 수사부터"

입력 2021-08-3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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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의 '사퇴안'을 놓고 정치권에서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오늘(30일)을 포함해서 당장 본회의에 상정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리고 언론중재법 관련해서는 지금 국회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고요. 여야 원내대표가 계속해서 만남을 갖고 있습니다. 여야 국회 정치권 소식까지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은 제가 요리사, 가 아니고 '다정' 서당의 류훈장이 되어 보려고 하는데요. 대선을 앞두고 '손자병법'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손자병법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 '지피지기면 백전불태'죠.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겁니다. 하지만, 사실 손자병법에서 최고의 전략으로 치는 건 백번 싸우는 게 아니고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 입니다. 싸움 대신 먼저 '판'을 흔들어 놓으라는 겁니다. 아버지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불거진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 대선 후보에선 물러났지만요. 의원직 사퇴 선언으로 정치'판'을 흔들어놨습니다. 여야 모두 심경이 복잡해보입니다. 사퇴안이 처리되려면 본회의에서 가결이 돼야 하죠.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를 강조하면서, 오늘 본회의에선 상정이 안 됐습니다. 민주당은 사퇴안을 상정할 생각이 없다고 했습니다. 탈당하고 수사받는 게 먼저라는 겁니다.

[고용진/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 정정당당히 수사를 받고 싶으시다면 탈당하고 수사 받고 그 결과에 따라서 본인이 책임을 져라. 이런 얘기지. 우리가 사퇴하라고 한 적도 없고 그것이, 사퇴가 과연 무엇을 위한 사퇴인지 지금 많은 국민들이 의아해 하는 그런 형국이기 때문에…]

사퇴안이 처리되면, 권익위 발표 이후 민주당 내 탈당 조치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 다시 논란이 되겠죠. 이른바 '내로남불' 논란입니다. 처리되지 않을 경우 정치권에서 윤 의원의 존재감, 더 커질 수 있단 점도 부담입니다. 당내에선 유불리 따지지 말고 사퇴안 처리하자는 주장도 나왔죠. 최근 '윤희숙 저격수'로 거듭나고 있는 김두관 의원입니다.

[김두관/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윤희숙 의원이 공격하지 않더라도 부동산 투기를 해서 문제가 되는 부분들은 우리 당에서 다 이번 기회에 다 정리하는 게 맞죠. 기본적으로. 이미 민주당은 이번에 앞뒤 재지 말고 우리 캠프에 윤희숙 같은 의원이 몇 명인지 세지 말고 무조건 (윤희숙 의원) 의원직 사퇴(안), 처리해야 됩니다.]

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 의원 사퇴안 가결 쪽으로 기운 모습입니다. 권익위 발표 당시엔 윤 의원 의혹, 문제가 없다고 했었죠. 하지만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주자는 겁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JTBC '뉴스룸' / 어제) : 원내 전략의 일부분이다 판단하고 다만 이건 있습니다, 윤 의원 경우는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국회의원으로서 누릴 수 있는 불합리한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것이거든요. 여당이든 야당이든 윤 의원 생각에 맞춰서 가는 것이 옳지 않나…]

야권 주자들 대부분은 윤 의원의 사퇴를 만류했었죠. 반면 사퇴의사를 받아주자는 사람도 있습니다. 홍준표 의원인데요. 앞서 윤 의원 출마 당시 '숭어가 뛰니까 망둥이도 뛴다'는 속담을 꺼내들기도 했던 홍 의원, 사퇴선언 이후엔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지난 28일 / 음성대역) : 국회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두고 갑론을박하면서 정쟁으로 삼고 희화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국회 본회의를 열어 사퇴를 받아주고 자연인의 입장으로 돌아가서 특수본의 투기 여부 수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국회 본회의에서 인사관련 투표는 '무기명'으로 하죠. 국민의힘이 '사퇴안 가결'을 당론으로 정하더라도, 이탈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앞서 '탈당요구'를 받은 국민의힘 의원들, 아직 요구를 수용하겠단 사람은 없는 상태죠. 여야의 이런 반응, 윤 의원의 사퇴 선언이 표결에서, 자칫 '윤두사미'로 끝날 가능성이 없지 않은 이윱니다. 아까 손자병법 최고의 전략이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윤희숙 의원, 판을 흔들어놓긴 했지만, 싸우지 않을 생각은 아닌 듯합니다. 오히려 정면승부를 자처했는데요. 두번째 기자회견, 선전포고에 가까웠죠.

[제가 무혐의로 판결 나면, 이재명 후보 당신도 사퇴하고 정치를 떠나십시오! 철저한 조사 끝에 어떤 혐의도 발견하지 못하면 낄낄거리며 거짓 음해를 작당한 여당 의원들 모두 의원직 사퇴하십시오!]

공격을 받은 사람들도 가만있지 않았는데요. 이재명 지사 측 김남국 의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남국/이재명 캠프 수행실장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 좀 황당한 요구죠. 이게 왜 이재명 후보에게 사퇴 요구를 하는지 좀 엉뚱하다, 라고 생각이 들고요. 오히려 윤희숙 의원이 거짓 해명한 것에 대해서 국민에게 머리를 숙여야 되는데, 마치 무슨 본인이 독립운동이라도 하는 것처럼 이렇게 당당한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과와 수사가 먼저인데 감정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의원직 사퇴' 강수가 도박판을 방불케 하고 있다는 겁니다.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본인의 문제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면 될 문제를 이를 비판했다고 해서 타인을 도박판에 끌어들여서는 안 됩니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본인의 정치적 앞길을 위한 판돈으로 사용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러면서 이 영화가 떠오른다고도 했는데요.

[영화 '타짜' : 이 패가 단풍이 아니라는 거에 내 돈 모두하고 내 손모가지 건다. 쫄리면 X지시든지. (이 XX놈이 어디서 약을 팔어?]

국민의힘에선 민주당이 오히려 '조폭' 집단에 가깝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윤 의원은 "높은 도덕성 기준을 지키고 국회의원의 특권이라는 갑옷을 던져버리겠다"고 하는데, 민주당이 이해를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김근식/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민주당 의원들은) 복역을 하고 만기 출소해도 역사의 법정에 나는 당당하다, 라고 스스로 버티는 파렴치한들이기 때문에 그 사람이 이해가 안 되는 거예요. 저는 그래서 '다들 더럽게 사는데 왜 너만 깨끗하게 살려고 하느냐?'라는 조폭집단의 집단 구타라고 생각합니다. 사퇴를 거부하는 이유가.]

윤 의원 사퇴 이후 '대선 주자들의 부동산 전수조사'도 수면 위에 올랐죠. 오늘 선제적으로 부동산과 재산 거래내역 공개에 나선 주자가 있었습니다. 원희룡 전 지사인데요. 지난 10년 간, 배우자와 부모, 취업준비생인 두딸의 내역까지 모두 공개했습니다.

[원희룡/전 제주지사 : 스스로 수사를 의뢰하며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겠다는 윤희숙 의원의 자세에 그 어떤 공직자보다도 엄격한 검증이 필요한 대통령 예비 후보로서 저 스스로 반드시 응답해야 한다고 결심했습니다.]

원 전 지사는 윤 의원의 사퇴에 대해서 "정치권에 내린 죽비다. 책임지는 자세와 결기를 높게 평가한다"고 했는데요. 윤 의원에 대한 여야의 시각 극명하게 갈리죠. 여당은 '책임회피'를 위한 사퇴쇼란 입장인 반면, 야당은 '결자해지'를 넘어선 '한국 정치의 '죽비'라는 겁니다. 여론은 어떨까요, 한국 사회여론 연구소(KSOI)의 여론조사 결과 윤 의원의 사퇴가 '책임 회피성'이라는 응답자는 43.8%였습니다. '사퇴로 책임지는 것'이란 응답은 41.7%였는데요. 오차범위 내에서 여론이 팽팽한 셈입니다. 40대 이하, 진보 층에선 '책임회피'란 의견이, 50대 이상, 보수 층에선 '결자해지'란 의견이 더 많았습니다. 오늘의 핫이슈, 언론 중재법으로 넘어갈텐데요. 오늘 5시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입니다. 지금 원내대표 회동에서 조금 밀리고 있는 그런 모습인데, 곧 열릴 것으로 보이고요. 민주당은 강행 처리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문제가 되는 조항들을 대부분 수정했다는 게 송영길 대표의 주장입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 (현직 공직자는 배제했고) 전직이라 할지라도 진실한 것이거나 진실한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에는 다 면책이 되게 되어있습니다. 새로운, 저희들이 법률 요건이나 구성 요건을 만든 게 아닙니다. 지금도 허위·가짜 조작 뉴스는 처벌되고 있습니다. 단지 다섯 배로 올리자…]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 신중론이 나오죠. 여권 내 강성 지지층은 신중론을 펴는 의원 10명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문자폭탄'을 독려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 중 한명으로 지목된 박용진 의원은 문자 폭탄에도 불구하고 우려의 입장을 다시금 밝혔습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흔히 말하는 개혁의 부메랑 효과라고 하잖아요? 우리는 개혁 조치라고 했는데 그것이 전체적인 개혁의 동력을 상실하게 하거나 그런 부분들 더 들여다보고 이렇게 급하게 끌고 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국민의힘 역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데요. 언론중재법 논의 초기, 민주당이 유튜브나 소셜미디어의 '가짜뉴스'를 잡겠다던 주장과 달리, 지금은 기성 언론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윤석열 X-file' 을 당 지도부가 나서서 공세의 수단으로 삼고 있는 점을 예로 들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민주당은 언론의 일부 문제를 침소봉대해서 언론에게 재갈을 물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본인들은 정작 더 문제가 있는 사설 정보지나 유튜브 방송은 좋아합니다. 유력 야권 대선주자에 대한 사설 정보지 형태의 X파일을 정당의 최고지도부가 공공연하게 공세의 수단으로 삼기도 합니다.]

만약 오늘 본회의에 언론중재법이 상정된다면 국민의힘은 내일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가겠다는 생각이죠.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원내대표 :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운동했다고 하던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주역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명백합니다. 그 목적은 권력의 연장이고 독재권력을 계속해서 누리고 싶다는 흑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언론 중재법을 놓고서 오늘 밤 송영길 대표와 이준석 대표의 맞짱 토론도 예정돼있죠. 곧 시작되는 본 회의도 최소 자정은 넘길 것 같은데요. '야근 각'이라고 할까요. 관련 소식 들어가서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윤희숙 의원직 사퇴안, 오늘 상정은 안 됐지만요. 국민의힘이 자당 의원의 '사퇴안 처리'로 돌아선 반면, 민주당에선 '무엇을 위한 사퇴냐'라고 되묻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한 모습인데, 상정부터 처리까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보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윤희숙 사퇴안, 여야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언론중재법 놓고도 충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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