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코로나 위·중증 환자 수가 지난해 3월 이후 약 500일 만에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장기간 이어진 네 자릿수 확진 탓에 병상 부족도 현실화되고 있죠. 그리고 조금 전에 저도 얘기했지만, 부산대가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 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 결정을 발표했습니다. 입시비리 의혹이 불거진 지 약 2년 만인데요. 정치권의 후폭풍 역시 거셉니다. 관련 소식 신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위중증 '최고치' > 제12호 태풍 '오마이스'가 어젯밤(23일) 제주 동쪽을 지나 영남 내륙을 관통한 뒤, 오늘 새벽 포항 앞바다로 빠져나갔습니다. 크기는 작았지만, 천둥 번개를 동반한 거센 비바람을 몰고 왔죠.
[JTBC '아침&' : 다치는 사람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 컸습니다. 인명피해는 없었습니까?]
[JTBC '아침&' : 네, 아직까지 접수된 인명피해는 없습니다. 하지만 밤사이 위험한 순간들이 잇따랐습니다. 지금 나가는 영상을 보시면요, 어제 자정쯤 태풍이 상륙한 경남 고성의 모습입니다. 도로가 유실되고 또 주택이 침수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경남지역에서 침수와 주택 파손 등 80건 넘는 피해가 접수됐습니다.]
부산 사상역 앞 도로인데요. 길인지 강인지 모를 정도로 물이 차오르면서 차들이 갇혀있습니다. 부산엔 시간당 최대 88mm의 물폭탄이 쏟아졌죠. 기장군에선 주민 30여 명이 긴급 대피했고 물에 잠긴 차량, 또 노래방에 갇힌 사람들이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모아둔 소주병이 물 위를 둥둥 떠다니는 모습도 보입니다. 태풍이 빠져나가며 교통 통제는 대부분 풀렸지만, 지금부턴 '2차 장마'입니다. 서해상에서 강한 비구름이 들어오면서 충청과 남부지방에는 곳에 따라 초속 20m의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야외에 임시로 설치된 남부지역 선별진료소 중엔 안전상의 이유로 평소보다 조금 일찍 닫거나 운영을 중단한 경우도 있었는데요. 그럼에도 코로나 확진자 수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1509명이 나왔습니다.
[손영래/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 : 오늘 0시 기준 국내 발생 환자는 1470명, 해외유입 환자는 39명입니다. 어제 6분의 환자가 유명을 달리하셨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분들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49일째 1천 명대 확진, 누적 사망자 수는 2228명으로 늘었고 치명률이 100명 중 대략 1명꼴입니다. 위·중증 환자 수는 역대 가장 많은 420명을 기록했습니다. '병상 고갈', '병상 대란'도 현실화됐죠. 중수본에 따르면 어제 기준 전국에서 즉시 사용 가능한 중증환자 전담 병상은 단 252개뿐입니다. 대전과 세종엔 아예 없고, 충남에는 단 1개만 남았습니다.
[배경택/예방접종대응추진단 상황총괄반장 (어제) : 누적 사망률이 0.94%인데 지난 예방접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라고 판단되는 5월 이후의 치명률은 0.33%입니다. 확진자의 수 증가로 절대적인 사망 내지는 중증환자 숫자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손영래/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 : 의료체계의 여력은 계속 감소하고 있는 중입니다. 2500명 이상의 환자가 계속 꾸준히 발생하게 되면 아마 우리 의료체계에서도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백신 소식입니다. '화이자' 하면 지금은 코로나 백신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원래는 다른 제품으로 더 유명한 회사죠. 해당 분야에선 거의 고유명사처럼 불리는 이 치료제가 바로 화이자의 제품이었습니다.
[영화 '러브 & 드럭스' (2010) : 우리 회사에서 '비아그라'라는 치료제를 출시한다고 하더군. 제가 팔게요! 이건 혁명입니다. 이번 달에만 2천개를 팔았어. 믿을 수가 없네. 정말이야?]
[이상복/당시 워싱턴 특파원 (2015년 6월 6일) : 1998년 판매가 시작된 이래 1조 6천억 원대 시장으로 성장한 남성용 비아그라 일부 남성들에겐 성 기능을 회복시켜 주는 기적의 약이나 다름없습니다.]
이제는 주력상품 순위가 바뀔 듯합니다.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이 미국 FDA의 '정식 승인'을 받았습니다. "어라, 승인이 났기에 접종한 것 아닌가" 궁금하실 수 있는데요. 화이자 백신은 지난해 12월 코로나 비상 상황에 따라 일단 '긴급 승인'을 받았고요. 이후 9개월간의 절차를 밟아 '정식 승인'까지 받게 된 겁니다. 앞으로 코로나 백신을 '코머너티'라는 상표명으로 마케팅할 계획입니다.
[재닛 우드콕/미국 FDA 국장 대행 (현지시간 지난 23일) :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FDA의 첫 정식 승인입니다. 이 백신이 안전성과 효과, 생산 품질 면에서 FDA의 기준을 충족했다는 점을 안심하고 믿으셔도 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중대 이정표"라며, 정부 산하기관의 접종 의무화 조치를 서두르는 모습입니다. 미 국방부는 모든 군인에게 백신을 의무화하겠다고 했고 뉴욕시도 모든 공립학교 교직원에게 다음 달까지 접종 사실을 증빙하라고 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23일) : FDA 정식 승인이 날 때까지 백신을 맞지 않으려 했던 수백만 미국인 중 한 명이라면 이제 (승인이) 났습니다. 가서 백신을 맞을 때입니다. 오늘 맞으십시오.]
<
조국 딸 입학 취소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의 의전원 부정 입학을 조사한 부산대가 조씨의 입학 취소를 결정했습니다. 이로써 지난해 취득한 의사 면허도 박탈될 것으로 보이죠. 조씨는 현재 서울 한일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최근까지 의료 행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홍원/부산대 부총장 : 부산대학교의 결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학본부는 공정위의 자체 조사 결과서와 정경심 교수의 항소심 판결, 소관 부서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조민 졸업생의 2015학년도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취소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부산대가 취소 결정을 내린 근거는 명확합니다. 조민 씨의 입시에 적용된 '2015학년도 의전원 신입생 모집요강'. 당시 신입생 모집요강 중 '지원자 유의사항'에는 "제출 서류의 기재 사항이 사실과 다른 경우 불합격 처리를 하게 돼 있다"고 돼 있습니다. 모친인 정경심 교수의 항소심 판결에 따르면, 딸 조민 씨 입시에 관련된 '7대 스펙'은 전부 다 허위로 밝혀졌습니다. 이 중 3개는 모친인 정 교수가, 2개는 부친인 조국 전 장관이 직접 작성했습니다. "제출 서류의 기재 사항이 사실과 다른 경우"에 해당하며 불합격, 입학 취소 대상입니다. 아버지 조국 전 장관이 즉각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대로 읽어볼까요. 부산대는 "동양대 표창장과 입학 서류에 기재한 경력이 주요 합격 요인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제 딸의 학부 성적 및 영어 성적 등이 높아 다른 탈락자가 생겼다는 근거는 없다"라고 하면서도, "2015년 입학요강에 따라 입학 취소의 예정처분결정을 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아비로서 고통스럽지만 청문 절차에서 충실히 소명하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조 전 장관은 동양대 표창장 서류는 당락에 영향이 없었다는 대목에 집중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사건의 본질과는 상관이 없는 주장인데요. 입학 취소의 근거는 동양대 표창장의 '무게'가 아닌, 동양대 표창장을 비롯한 모든 서류를 '위조'했다는 그 자체에 있기 때문입니다.
부산대는 또, 대법원의 판결 전 입학 취소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사실심의 최종심인 항소심 판결을 근거로 행정처분 하더라도 무죄추정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이번 부산대의 발표는 예비행정처분이어서, 조씨 측의 소명 등 청문 절차를 거친 후에 최종적으로 취소가 결정됩니다. 최종 처분까지는 약 2-3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대법원 판결이 뒤집히지 않는 한 유지될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조씨의 의사 면허도 박탈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의료법 5조에 따르면 의사 면허 취득 자격은 의대나 의학전문대를 졸업하고 학위를 받은 자로 명시돼 있기 때문입니다.
[여한솔/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어제) : 면허 시험을 응시할 수 있는 자격 요건이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보건복지부 규정대로 의사 면허의 취소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던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 내용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권력자의 힘을 빌리지 않고, 받지도 않은 표창장을 받은 것처럼 위조하지 않으며, 자신의 힘과 능력으로 합격하는 것, 그게 바로 공정이며 정의입니다.]
의사 면허 취소는 보건복지부 소관이죠. 복지부는 실제 입학 취소 처분이 나온 뒤에, 면허 취소 행정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씨가 근무 중인 한일병원 측도 조씨의 인턱 자격을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조민/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장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2019년 10월 4일) : 저는 고졸 돼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험은 다시 치면 되고, 서른에 의사가 못 되면 마흔에 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제 어머니가 하지 않은 일로 저 때문에 책임을 지는 것은 견딜 수가 없습니다.]
조씨가 학부를 졸업한 고려대 측도 교내 입학취소처리심의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고려대 규정에 따르면 입학 전형 자료에 중대한 흠결이 발견될 경우 입학 취소가 가능하죠. 7대 허위 스펙 중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 활동·논문 등은 조씨의 고교 생활기록부에 담겨 고려대 입시에 활용됐습니다.
<
'월성원전' 첫 재판 >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과 맞물려 정치적으로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사건이죠. 오늘 오후 2시 대전지법에서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결과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부 장관 등 3인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지난해 10월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 이후 검찰의 강제수사가 시작된 지 10개월 만입니다. 백운규 전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비서관은 한수원으로부터 조기 폐쇄 의향을 부당하게 받아낸 직권남용 혐의를, 정재훈 한수원 사장에겐 배임과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최재형/전 감사원장 (지난해 10월 15일) : 이렇게 감사 저항이 심한 감사는 뭐 제가 재임하는 동안에 처음 있는 겁니다. 자료 삭제는 물론이고, 와서 사실대로 얘기 안 합니다.]
[JTBC '정치부회의' (지난해 10월 20일) : 산업부 장관 A씨, 백운규 전 장관이죠. 한수원이 즉시 가동중단 방안 외에 다른 방안은 고려하지 못하게 했고, 또 한수원 이사회가 즉시 가동중단 결정을 하는 데 유리한 내용으로 평가 과정에 관여했고, 이 장관 A씨는 이를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내버려 뒀다라고 했습니다.]
검찰의 공소장에는 산자부와 한수원이 '월성 1호기 가동 중단 시 약 1조80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청와대에 보고했지만 묵살당했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피고인들은 "조작은 없었고 적법한 절차에 따랐다"고 반박하며 팽팽한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
"아프간인 특별체류 검토"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국내에 체류하는 아프가니스탄인에 대한 특별체류 허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국내에 체류 중인 아프간인은 420여 명. 대다수가 외교나 유학, 연수 관련 목적으로 머물고 있고요. 이 중 120명은 올해 체류 기간이 끝나는데, 이를 특별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단 겁니다. 박 장관은 난민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요. "대한민국이 국익과 인권 관점에서 적극 검토할 때"라며 "난민의 주한미군기지 수용 부분도 법률적인 분석을 해 놓았다"고 말했습니다.
[정의용/외교부 장관 (어제) : 아프가니스탄 지원 사업, 한 20여 년 동안 상당한 금액의 원조도 했고 또 거기 종합병원이나 뭐 여러 가지 그 프로젝트를 진행을 했습니다. 도움을 많이 준 분들이 상당수 있습니다. 이 분들이 이 중에서 한국으로 이주하기를 희망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또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을 도운 현지인들의 국내 이송 문제를 검토하고 있죠. 다만,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난민 수용은 쉽게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
육해공' 전부 다 > 공군과 해군에 이어 육군에서도 성추행 피해를 당한 부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4월 임관한 육군 A 하사는 부대 배속 직후, 상관인 B 중사로부터 사귀자는 제의를 받고 거절한 뒤 지속적인 스토킹과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4개월 뒤 신고를 했고, 가해자인 B 중사는 징계 해임처분을 받고 전역했는데요. 피해자 A 하사 측은 "군 형법으로 다뤄야 할 사건을 일반 징계 건으로 분류해서 가해자가 형사처벌 없이 전역한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피해자 A하사 언니 (음성대역) : 사건 조사과정에서 신고를 막으려는 회유 및 합의 종용이 있었고, 적절한 분리조치 또한 되지 않았다. 다양한 2차 가해가 있었고 결국 부대 전출을 택했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건강했던 동생은 1년이 넘도록 고통 속에 있고 수차례 극단적 선택 시도 끝에 정신병원에 입원 중이다.]
또 가해자가 여럿이었다고 주장했는데요. "특정 인물과의 교제를 지시하는 간부, 자는 동생을 몰래 촬영하고 단체방에 유포한 간부, 진술서를 보여달라거나 강압적인 술자리, 폭언·폭행을 가한 간부까지 주변이 온통 가해자"였다고 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건 작년이지만, 피해자 측은 공군 성추행 피해자 사망 사건을 계기로 진행된 국방부 특별 신고 기간에 해당 사건을 재차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뉴스를 오늘의 원픽으로 꼽으셨나요? 들어가서 더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뉴스픽 5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