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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출마' 카드…이준석 "합당 Yes냐 No냐"

입력 2021-08-0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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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의 합당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양 당의 설전이 나날이 격화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국민의당이 총공격에 나섰습니다. 관련 내용을 국회상황실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 영화 '베테랑'

이 대사 다들 잘 아시죠. 2015년 개봉한 영화 '베테랑'에서 극 중 형사 서도철이 했던 대사입니다. 재벌 3세 조태오 편에 선 동료 형사를 비난하면서 한 말이죠.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자존심 버리고 현실과 타협하지 않겠다' 뭐 이런 건데. 오늘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이 이 대사를 인용했습니다.

[이태규/국민의당 사무총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우리 당의 당원들이나 지지자들이 저희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계속해서 이 중도실용의 길을 가는 것, 이거는 저희가 적어도 추구하고자 하는 변화와 혁신의 의지가 있기 때문에 하는 건데 우리가 사실 현재 당세로 봐서 돈과 조직이 없지 우리가 무슨 가X(자존심)까지 없는 정당은 아니거든요. 이거를 훼손하면 안 됩니다.]

안철수 대표는 재산이 많지만 국민의당은 실제로 돈이 없긴 합니다. 국민의당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총 재산이 마이너스 4억여 원입니다. 안철수 대표에게 9억 원의 채무도 지고 있고요. 국민의힘과 합당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이 채무를 국민의힘이 승계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논란이 일었죠. 아무튼 이렇게 당의 치부까지 드러내면서 국민의힘과의 불편함 감정을 드러낸 건데요. 권은희 대표는 "말장난 치지 말라"고 까지 했습니다.

[권은희/국민의당 원내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본인의 휴가와 국민의당과의 합당 일정을 연동시키면서 합당을 마치 장난하는 것처럼 대하고 있는데 그런 장난하는 것처럼 대하는 태도에 국민의당이 맞장구쳐줄 그런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고 그런 이준석 대표와 만난다 한들 왜 합당이 지지부진한지에 대해서 진정성 있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 라고 보여지고요.]

자 그런데 국민의당이 그냥 버럭버럭 화만 낸 건 아닙니다. 국민의당의 자존심을 내세웠죠. 바로 안철수 대표 카드를 던졌습니다.

[이태규/국민의당 사무총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많은 분들이 다 (안철수 대표가) 대선에 나가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 거죠. 그리고 통합된 어떤 전체 야권 대통합의 과정에서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하는 의견을 다 보여주고 있는 거죠, 그거는.]

[권은희/국민의당 원내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야권의 외연 확장을 위해 안철수의 역할이 다시 필요한 것 아니냐, 라는 것이 제 생각이고요. 그래서 기존에는 어떤 플랫폼으로 대체하려고 했던 부분들이 지금 현재로서는 안철수가 대권후보로 출마해서 그런 역할을 해야 될 필요성이 있는 것 아니냐, 라고 보고 있습니다.]

국민의당은 국민의힘에 부족한 중도·실용 가치를 가진 정당인데, 국민의당을 깎아내리는 통합이라면 외연 확장으로도 이어지기 어렵다는 겁니다. 그래서 안철수 대표가 그 역할을 해야한다 이런 주장을 펼쳤습니다. 또 안철수 대표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면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안혜진/국민의당 대변인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이런 SNS를 통한 좀 가볍고 경솔한 여러 가지 이런 태도들이 오히려 합당의 걸림돌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래서 이런 상황에 안철수 대표가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도 할 수 있다. 이런 얘기도 하고…]

국민의당 핵심 인사들이 안철수 대표의 내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일제히 총공격에 나선 모양새입니다. 그러고 보니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본선 무대에 오른 럭비 대표팀 경기를 볼 때 이런 비슷한 장면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럭비 대표팀 정연식 선수가 역사적인 첫 득점을 위해 골라인으로 달려가는 모습과 정 선수를 잡으려는 뉴질랜드 대표팀의 모습. 혹시 오해하실까봐 이준석 대표가 곧 정연식 선수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그런데 안철수 대표,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대선 불출마 뜻을 밝혔죠.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지난해 12월 20일) : 대선을 포기하고 서울시장 선거 출마 결심을 한 배경,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반드시 저는 선거에서 이기고 좋은 시정을 통해서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확보하겠습니다.]

이 사태를 예견이라도 한 걸까요. 양 당의 협상실무단으로 나섰던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이런 얘기도 했었습니다.

[성일종/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달 28일) : 저는 안철수 대표께서 대선에 출마하고 싶은데 지금 허들이 있는 겁니다. 본인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대선에 안 나가겠다고 불출마를 선언했잖아요. 그리고 합당 선언을 본인이 먼저 했잖아요. 그리고 합당을 위해서 양당 대표 간 회동도 있었고요. 그럼 합당만 하면 되는 겁니다.]

총공격을 받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가만히 있지는 않겠죠. "양당 간 통합을 마이너스 통합이라고 저주하느냐"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오늘은 '국민의당이 자기들만의 용어로 시간을 끈다' 이렇게 반격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음성대역) : 반복적으로 국민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자신들만의 용어로 시간을 끌려고 합니다. 국민들은 오픈플랫폼, 플러스 통합 이런 희한한 단어들 원하지 않습니다. 그냥 합당에 대해서 Yes냐 No냐가 중요하고, 만나는 것에 대해서 Yes냐 No냐 답하시면 됩니다.]

그러자 국민의당 구혁모 최고위원 Yes냐 No냐 선택하라고 똑같이 응수합니다.

[구혁모/국민의당 최고위원 (음성대역) : 국민의당은 지지율 제3정당입니다. 제발 영혼을 담아서 진정성을 담고 진중하게 통합에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그나저나 드루킹 몸통 찾는 거 계속 함께하자고 하는데 같이 할 겁니까? 말 겁니까? 같이 드루킹 몸통 찾기 YES or NO? 답해주세요.]

Yes 아니면 No를 선택하라고 서로 얘기하고 있는데요. 사실상 각자 답은 정해놓고 물어보는 거 아닐까 싶습니다. Yes or Yes.

♬ 트와이스 - Yes or Yes

그러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사실 안철수 대표 앞에 놓여진 선택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얼마전에 백드롭 러니까 회의실 뒤에 붙은 배터리 그림을 완성했습니다. 당 밖 주자였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장성민 전 의원의 입당을 기념하며 회의실 백드롭에 있는 배터리 그림의 빈칸을 모두 채운 겁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오늘 뒤에 백보드에 있는 배터리 그림이 다 찼습니다. 사실 더 들어오고 싶은 분들이 있으면 배터리를 하나 더 놓겠습니다. 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경선의 판이 완성되었고요.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후보 분들이 합류했다는 것을 다 아실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경선의 흥행을 확신하고 그리고 또 재미를 보장하겠습니다.]

당 경선 버스에 모든 대선 주자가 탑승했고, 배터리가 완충됐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김동연 전 부총리처럼 여전히 당 밖 주자들은 남아있죠. 이들의 경선 참여를 압박하는 차원 아니냐 이런 분석도 정치권에선 나옵니다. 여전히 이들을 위한 자리가 남겨져 있다는 분석도 나오네요. 이른바 '보조배터리'론입니다.

[김재섭/국민의힘 대선경선준비위원 (CBS '한판승부' / 어제) : 왜냐하면 이준석 대표는 항상 보조배터리를 들고 다니거든요. 그것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빈 칸이) 한 칸 반이었는데 굳이 반을 메우셔 가지고 '반칸만 남겨놓지', 저도 그 생각은 했는데 그걸 굳이 메우시더라고요…]

자 그러면 안철수 대표 앞에 놓인 선택지를 좀 살펴볼까요. 우선 '전격 합당'입니다. 수많은 난관을 거치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아름답게 합당에 성공했을 경우를 가정한 겁니다. 안철수 대표도 대선 주자로 뛸 수도 있겠죠. 하지만 윤석열 전 총장과 최재형 전 원장의 양강 구도가 워낙 공고한 상황에서 자칫하면 스포트라이트도 못 받고 경선에서 낙마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하나는 3지대에서 머물며 몸값을 올리다 야권 단일화를 추진하는 방법입니다. 후보들간의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을 경우, 안 대표가 캐스팅보트를 쥘 가능성이 남아있는거죠. 하지만 비판과 견제 적지 않습니다. 3지대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기도 하고요

[김재섭/국민의힘 대선경선준비위원 (CBS '한판승부' / 어제) : 솔직하게 정말 냉정하게 얘기해서 안철수 대표는 이제 갈 데가 없어요, 사실은. 그렇기 때문에, 아니 이제, 왜냐하면 이미 어느 정도 후보 구도가 당 바깥에 있던 최재형 (전) 원장과 윤석열 (전) 총장이 이미 당 안으로 들어왔잖아요. 가장 유력 주자라고 불리시는 분들이. 사실 이제 제3지대라고 해서 안철수 대표가 차지할 수 있는 중원이 거의 사라졌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도 헛된 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권영세/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 (음성대역) : 경선과정의 불확실성도 커지는 일은 미리 차단하는게 백번 당연합니다. 일부 인사들이 우리 당을 '패싱'하고 제3지대를 형성하려는 헛된 꿈은 하루라도 빨리 꺾어놓아야 합니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대표는 아예 여의도를 벗어났네요. 김경수 지사의 유죄판결이 나온 뒤 도정공백이 생긴 경남지역을 처음으로 찾았습니다. 그러면서 내년 경남도지사 선거에 현역 의원들이 후보로 나서는 것을 막지 않겠다고 했네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저희가 현역 의원의 참여를 막는 규정 자체는 현재까지 당헌·당규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경남도민께서 최적의 후보로 만약에 현역 의원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저는 그에 대해서는 당대표로서 큰 페널티를 둘 계획은 현재는 없습니다.]

배터리를 가득 채운 국민의힘 경선 버스. 본격적인 출발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밖에서 버스를 세울지 탈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네요. 국민의힘은 다음 달 15일 1차 예비경선을 통해 8명의 대선 후보를 추릴 계획입니다. 이 안에 안철수 대표가 탑승할 수 있을까요.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지지부진한 합당에 '안철수 대선 출마' 카드…배터리 가득 채운 국민의힘 경선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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