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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인 조종 '마켓메이커' 존재했다…일부 거래소도 연루

입력 2021-07-14 20:23 수정 2021-11-0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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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는 코인 개인투자자들이 자꾸만 돈을 잃게 되는 구조적인 원인도 추적해 봤습니다. 그 결과 코인 가격을 조종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음모론 같은 주장이 일정 부분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이어서 정해성 기자입니다.

[기자]

"코인 가격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사람이 있다." 코인 투자자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품어본 의심입니다.

하지만 입증은 안돼 그저 '음모론'으로만 간주해왔습니다.

그런데 JTBC로 내부고발이 접수됐습니다.

[A씨/가상화폐 거래소 임원 : MM하고 상장 (코인) 재단하고 거래소하고 세 개가 단합이 안 되면 (시세조작이) 안 됩니다. 마켓메이커를 재단에서 (계약)하는 경우가 있고. 거래소에서 하는 게 있고.]

낯선 단어, MM은 뭘까.

'마켓 메이커', 즉 '시장 조종자'를 뜻하는 은어였습니다.

업체가 코인은 만들어 거래소에 상장하면 '개미들'에게 가격이 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이때 등장하는 게 MM입니다.

업체로부터 많은 양의 코인과 현금을 받아, 혼자서 여러 계좌로 코인을 사고 파는 이른바 '자전거래'로 가격을 튀기는 겁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거래 수수료.

이걸 면해주거나 깎아주는 '제3의 계약자'가 바로 일부 거래소란 겁니다.

코인 거래가 활발해져야 돈을 벌기 때문입니다.

이런 구조가 사실인지 코인업체 대표들을 여럿 만났습니다.

실제로 이들은 코인 자체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B씨/코인 개발업체 대표 : 아예 기술력도 없고 개발자도 한 명 없는 우리 같은 회사는 지금도 코인을 팔고 있고. 지금 이미 또 만들고 있는 코인이 (다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MM을 언제 어떻게 쓰느냐, 그리고 이렇게 '얘기'가 통하는 거래소를 찾아 어떤 관계를 맺느냐는 겁니다.

이렇게 '계약'이 성립되고 나면 업체와 MM은 작업에 들어갑니다.

텔레그램 등으로 은밀한 대화를 하는 겁니다.

그 대화를 입수했습니다.

MM이 목표치를 언급하며 성과를 보고합니다.

그러고는 "오늘 안에 코인을 모두 팔겠다"고 덧붙입니다.

고점에서 업체와 MM이 보유 코인을 팔아버리는 '작전'입니다.

[B씨/코인 개발업체 대표 : 저녁에 가격을 올려요. 살짝 올려, 작업해서. 그러면 사람(투자자)들이 막 따라붙을 것 아니에요? 그때 던지는 거지.]

이런 작업엔 여론전도 동원됐습니다.

특정 시간을 콕 찍어 호재를 알리는 기사를 내자고 MM이 제안합니다.

그러자 그걸 기점으로 얼마나 코인을 팔아넘길지 대화가 이어집니다.

MM은 개인이기도, 업체이기도 합니다.

한 MM 업체가 작성해 코인 개발사에 제출한 '운용보고서'도 입수했습니다.

코인 가격을 두 배로 튀겼다며 자랑합니다.

이 작업으로 코인 개발업체는 2주 만에 7억 원을 벌었습니다.

MM도 3000만 원을 가져갔습니다.

모든 거래소가 이런 작업에 눈을 감는 건 아닙니다.

24시간 시세조작을 꼼꼼하게 모니터링하는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거래소 중 일부는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 쪽으로 운영된다고 또 다른 관계자는 JTBC에 털어놨습니다.

[C씨/코인 개발업체 임원 : 이면을 보면요. 거래소는 거래소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프로젝트팀(코인업체)을 몰고 갑니다.]

(VJ : 최준호 / 영상디자인 : 정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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