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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대선주자들, '친노' 구애전…"노무현의 꿈" 강조

입력 2021-05-20 19:19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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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12주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5·18을 맞아 '광주정신'을 되새겼던 여권 대선주자들이 이번엔 '노무현 정신' 계승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한편, 대선 공부에 열심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반도체 연구소를 찾았다고 합니다. 대선주자들 소식을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5·18을 맞아 일제히 광주로 향했던 여권 대선주자들, 이번엔 발걸음을 봉하마을로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오는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2주기인데요. 호남 민심에 이어 친노세력 끌어안기에 나선 겁니다. 어제(19일) 추모전 개막식이 있었는데요. 대선주자들은 노무현 정신, 그리고 못다 이룬 '노무현의 꿈'을 이야기했습니다.

[이재명/경기지사 (어제) : 우리 노무현 대통령께서 꿈꾸셨던 특권과 반칙 없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이라고 하는 것을 제가 정치 일선에서 공정한 세상으로 함께 사는 대동 세상으로 조금이나마 실천해보려고 노력합니다.]

[정세균/전 국무총리 (어제) : 소득 불평등은 물론이고 이 자산 불평등이 심화되어서 이것 또한 우리가 노무현 대통령께서 못다 이룬 꿈을 우리가 이루어야 될 그런 책무가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 자리에 왔습니다.]

그리운 마음을 강조하고 싶었던 걸까요? 정세균 전 총리는 노 전 대통령을 실제로 꿈에서 봤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정세균/전 국무총리 (어제) : 유시민 이사장님이 물론 저보다 노무현 대통령님을 더 사랑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저는 꿈을 그간에 몇 번 꿨는데 다시 한번 평가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전직 대통령이 나오는 꿈, "길몽으로 시험의 합격이나 신분이 상승할 징조"라는 꿈 해몽이 있던데요. 한 번도 아니고 몇 번 꿨다고 하니, 그래서 정 전 총리의 관운이 좋았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길몽, 비록 한 번이지만 바로 어제 꿨다는 분이 있습니다.

[유시민/노무현재단 이사장 (어제) : 한번도 꿈에서 노무현 대통령님을 뵙지 못했거든요 제가 12년 동안. 그런데 오늘 새벽에 잠이 깰 때 돌아가시고 처음으로 꿈에서 상당히 긴 시간 꿈을 꿨습니다. 그리고 깰 때 제가 안아드렸거든요. 사랑합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유시민 이사장, 본인이 아니라고 이야길 해도 여전히 대선 출마설이 이따금씩 흘러나오고 있죠. 엉뚱한 꿈 해몽이 나올까 싶었을까요? 다시 한번 단단히 못을 박았습니다. 정계 복귀 가능성에 대해 "할 생각이 없다"고 딱 잘랐습니다. 사실 유 이사장에겐 누가 됐든 '노무현 정신'의 계승이 중요하겠죠? 유 이사장은 여권 대선주자들에 대해 "모두 만족한다"는 평가를 내놨는데요. 그럴 만도 합니다. 이른바 '빅3'가 내놓은 핵심 공약들, 그 뿌리엔 노 전 대통령이 국가대계를 보고 내놨던 '비전 2030'이 있습니다.

[노무현/전 대통령 (2006년 8월) : 경제투자 사회투자가 따로 있는 시대가 아니고 사회투자야말로 미래에 있어서의 혁신 주도형 경제에 있어서 또는 인적자원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으로 되는 미래사회에 있어서 핵심적인 투자 전략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사회투자를 넓히게 되는데 그것을 가지고 기존의 성장이냐 분배냐 또는 뭐 경제냐 복지냐 뭐 이런 이분법의 사고를 가지고 논란을 아마 하게 될 거 같으니까 참 힘이 듭니다만 이걸 우리가 극복해 가는 과정이 한국 사회의 선진화 과정 아니겠는가.]

당시 노 전 대통령의 고민이 담긴 친필 메모인데요. '전 국민 복지 정책', '사람 중심 성장전략'이란 용어가 눈에 띕니다. 발표 당시엔 '세금폭탄'이다, 거센 비판을 받았지만 결국 노 전 대통령의 방향이 맞았습니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도 이런 공약을 내놨었죠?

[박근혜 (2012년 12월) : 기초연금은 모든 국민들에게 65세 (이상) 모든 국민들에게 다 드릴 수가 있고…]

비록 재정 여건을 이유로 공약을 제대로 지키진 못했지만 말입니다.

[박근혜 (2013년 9월) : 저는 앞으로 소득 상위 30%의 어르신들에 대해서도 재정 여건이 나아지고 국민적 합의가 있다면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꿈이 담겼던 '비전 2030', 당시 기획예산처에서 만든 작품인데요. 전략기획관으로 이 작업을 총괄지휘했던 분, 바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입니다. 김 전 부총리도 유력한 대선 잠룡으로 꼽히죠? 최근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새로운 별'로 점찍기도 했습니다. 경제전문가에 스토리도 있다면서 말입니다. 국민의힘에서도 심심치 않게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오늘도 콜 한 통을 받았습니다.

[나경원/전 의원 : 윤석열 전 총장뿐만 아니라 지금 뭐 김동연 전 부총리라든지 안철수 대표도 만나 뵙기도 했었지만 당대표가 된다면 당대표의 자격으로 또 만나보고 이런 방법으로 모든 가능한 야권 후보들은 다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야권에서 김 전 부총리를 '입도선매'한 분위기인데요. 여권에서도 가만히 있을 순 없었나 봅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이른바 '우광재'로 통했죠? 이광재 의원이 나서 "국민의힘에 가는 일은 없을 거다" 선을 그었습니다. "김 전 부총리와 교감을 하고 있다" 강조를 했는데요. 이런 말도 덧붙였습니다. "다른 한 사람과 달리 김 전 부총리는 신의가 있는 사람"이라고 말입니다. 다만, 여당행 가능성에 대해선 "더 두고 봐야 할 일"이라며 확실한 답변을 내놓진 않았습니다.

김 전 부총리를 놓고 영입 경쟁이 붙은 모습인데요. 이광재 의원이 말한 '다른 한 사람',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는 이런 차별화 포인트가 있습니다.

[현근택/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윤석열 총장이 제일 어찌 보면 단점 중 하나는 스토리예요. 잘 공부하다가 고시공부 해서 검사 한 거잖아요. 어찌 보면은 감동은 없어요. 김동연 부총리는 감동 있죠. 혼자 공부하고 입지전적으로 한 거잖아요.]

김 전 부총리의 발걸음이 어디로 향할지는 모르겠지만, '유쾌한 반란'을 준비 중인 건 확실한 듯합니다. 이른바 '청와대 정부'를 바꿔야 한다며 권력구조 개편론을 꺼내들었습니다. 개헌을 통해 5년 단임제와 선거법을 바꾸자는 건데요. 정치는 줄이고, 권력은 나눠 '승자독식 구조'를 깨야 한다는 겁니다.

본격적인 대선 경쟁에 뛰어든 다른 대선주자들과 달리 윤석열 전 총장은 여전히 '열공 모드'입니다. 이번엔 반도체에 관심이 갔나 봅니다.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를 찾아 특유의 '문답'을 즐겼다고 하는데요. "이게 바이든 대통령이 들어보인 웨이퍼냐", "실리콘 웨이퍼와 기판은 어떻게 다르냐" 궁금증을 풀었다고 합니다. 윤 전 총장의 전방위 '탐구욕',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날치기 공부'라고 표현을 했죠? 과연 언제쯤 끝날까 싶은데요. 윤 전 총장의 절친한 친구, 석동현 전 동부지검장은 "정치적 외부 활동은 서둘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금은 내공을 쌓을 때라는 겁니다.

[석동현/전 동부지검장 (음성대역) : 성찰과 연마의 시간은 길수록 좋을 것입니다. 하루라도 더 본인만의 준비 시간을 가지고 최대한 지략적인 학습으로 연마 과정을 거쳐 자신감을 가지고 세상에 나와야 합니다. 대다수 일반 국민들은 얼마든지 인내하며 새로운 지도자의 등장을 기다려 줄 것으로 믿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내공, 일단 외공으로라도 메워야겠죠? 윤 전 총장을 돕겠다는 외부 전문가 그룹이 등장했습니다. 이른바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이 내일 공식 출범하는데요. 윤 전 총장 측은 직접 관련은 없다면서도 "반가운 일"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습니다. 윤 전 총장의 내공이 빨리 채워지길 고대하는 분도 있습니다. 바로 이재명 경기지사입니다.

[이재명/경기지사 : 소비자는 이제 내용물을 보고 판단을 해야 되지 않습니까? 지금 요즘은 포장지밖에 못 봐서 제가 뭐 내용이 뭔지 전혀 모르겠어요.]

정책 경쟁을 하고 싶어도, 지금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인기 투표로 대선 후보를 뽑을 순 없는 노릇이긴 합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광주에서 봉하로" 이번엔 '노무현 정신'…'대선 열공' 윤석열 "이게 웨이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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