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또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오늘(28일) 발표에서 새롭게 드러난 고 이건희 회장의 소장품들입니다. 두 점 모두 국립현대미술관으로 갑니다. 이건희 회장은 이것들 말고도 국보와 보물을 비롯해서 미술품 수만 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늘 기증하기로 한 2만3천여 점에는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 또 왜 이렇게 기증을 하는 건지, 최하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비 온 뒤 안개가 피어오른 바위산을 그린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국보 216호입니다.
이 작품과 함께 기증되는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 1만1023건, 2만3000여 점 가운데 국보는 14건, 보물까지 세면 지정문화재만 60건입니다.
도자기나 그림 등 여러 점이 한 세트면 '한 건'으로 집계합니다.
김홍도의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진 '추성부도', 불상과 도자기, 고지도와 서적까지 시대별, 유형별 우리 문화유산과 국내외 근대 미술품 1600여 점도 기증됩니다.
이중섭과 김환기의 대표작 뿐 아니라 그동안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볼 수 없었던 모네의 연작 '수련'과 피카소·샤갈·르누아르 등 서양 거장의 작품도 내놓았습니다.
추측만 나돌 뿐 베일에 싸여 있던 이 회장 소장품의 실체가 공개되자 외신들도 왜 기증을 결정했는지, 배경에 주목했습니다.
"원만한 상속을 위해 피카소를 내놓았다", "이번 기증으로 이 전 회장의 재산 중 과표가 줄어든다"는 분석이 이어졌는데 실제 미술품으로 상속세를 대신할 수 없고, 또 물려받을 경우 50%가 넘는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을 들여다 본 겁니다.
[김대종/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 국민들이 국가의 문화재를 볼 수 있으면서 본인들도 상속세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현실적인 대안이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국보 달항아리, 쟈코메티의 조각과 로드코의 회화 등 이 회장의 소장품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기증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작품들을 공익재단인 삼성문화재단에 추가로 출연할지도 관심입니다.
정부는 기증 미술품의 금전적 가치는 따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황희/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그 자체로서 액수로 따지지 않아도 기증자도 있고 여러모로 조심스러운 부분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위한 수단이 아니냔 질문에도 말을 아꼈습니다.
[황희/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사면은 별개의 사안으로 여러 가지 이재용 회장의 역할 이런 게 국민의 공감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꺼번에 2만 점 넘는 유물을 품게 됐지만 이를 보관할 수장고 공간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정부는 주요 작품을 추려 고미술품은 6월부터, 근현대 대표작은 오는 8월 대중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영상그래픽 : 박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