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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드 대통령, 반군과의 전투 중 사망…정국 혼란|아침& 세계

입력 2021-04-22 08:45 수정 2021-04-2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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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인구 1천6백만 명의 중앙아프리카 국가죠.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나라, 차드의 대통령이 반군과의 전투에서 사망했습니다. 대통령 선거에서 6선 연임이 확정된 바로 다음 날 목숨을 잃었습니다. 차드가 심각한 정국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아젬 베르만도아 아구나/차드 군 대변인 : 2021년 4월 20일, 이드리스 데비 이트노 차드 대통령이 전장에서 부상을 입고 사망한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리게 되어 매우 슬픕니다.]

지난 20일, 차드의 군 대변인이 국영 TV 방송을 통해 이드리스 데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을 전했습니다. 국경 지역에서 벌어진 반군과의 전투를 직접 지휘하다가 부상을 입고 숨졌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68세의 데비 대통령은 지난 1990년 쿠데타로 집권했습니다. 31년 동안 차드를 통치해 왔습니다. 차드는 1960년, 프랑스의 식민 지배로부터 독립한 뒤 내전과 쿠데타를 여러 차례 겪었습니다. 이번에도 반군이 북쪽 국경을 침입하자 데비 대통령이 이를 진압하고 전방 군부대를 격려하기 위해서 시찰을 나갔다가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11일, 대통령 선거 투표에서 79.3%의 높은 득표율로 데비 대통령은 6선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당선이 확정된 바로 다음 날 사망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정치권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차드 군은 내각과 의회를 해산하고 군사 평의회가 앞으로 18개월 동안 차드를 통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공석이 된 대통령 자리는 데비 대통령의 아들이자 4성 장군인 마하마트 카카가 맡기로 했습니다. 반군인 '차드 변화와 화합을 위한 전선'은 이 같은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수도 은자메나를 향해 진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반군 대변인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차드 변화와 화합을 위한 전선' 대변인 : 차드는 군주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왕가의 권력 이양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차드 국민들 역시 군사 평의회의 결정에 반발하는 분위기입니다. 국민들은 이번에야말로 군인이 아닌 민간인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차드 야권은 성명을 내고 군사 평의회의 결정은 제도적인 쿠데타라고 비판했습니다. 민간인이 이끄는 과도기적 임시 기구 설치도 촉구하고 있습니다. 데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정국 불안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차드의 상황, 아프리카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이한규 전 한국외대 아프리카연구소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데비 대통령은 내전과 쿠데타가 반복돼 온 차드를 31년 동안 통치해 왔습니다. 이번에 6선 연임까지 성공을 했고요. 그동안에 어떤 평가를 받아왔는지 먼저 살펴보죠.

    1990년 이후 거의 10년 이상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가 정치적으로 매우 혼란한 시기를 맞죠. 차드 역시 반정부군과 알카에다, 보코하람 등의 테러활동이 일어나고요. 리비아와 수단과의 국경 분쟁 등으로 매우 혼란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2011년 리비아 또는 2012년 말리 내전과 같은 국가위기 사태를 맞이하지 않았습니다. 전반적으로 데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차드 정국은 비교적 안정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특히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로부터의 피해를 다른 이웃국가와 비교해 최소화했다는 것이죠. 이러한 것이 장기집권을 통해 가능했는데 이는 공포정치, 야권의 무능함, 시민사회의 부재 등의 원인도 있지만 대부분 국민이 테러와 내전으로 인한 극심한 불안과 혼란보다는 불가피하게 장기집권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억압을 받았다고 봅니다.

 
  • 차드군은 대통령의 아들이 이끄는 군사평의회를 통해서 앞으로 18개월 동안 통치한 뒤 선거를 실시하겠다,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런데 야권과 국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고요. 반군은 수도를 향해서 진격하겠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차드의 앞날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적지 않은 혼란이 예상되는데요. 세 가지 중대한 요인이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1980년부터 1990년까지 집권했던 아브레 지지자들의 반군 활동이 극대화될 예정이고요. 특히 현재 군사평의회를 인정하지 않는 야당 세력과의 마찰도 일어날 수가 있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차드 국경에서의 알카에다, 보코하람, 투아레그 무장단체 등의 활동 재개로 국경지역민의 불안과 불만으로 인한 반정부 정서가 확산될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과도기 정부가 1년 6개월이라고 하지만 더 짧은 기간에 사회적 통합과 화해를 이끌어내야 되는데요. 야당 세력과의 화합을 통한 정치적, 사회적 안정화가 우선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이 차드가 혼란에서 빨리 빠져나오는 길이고 진정한 민주주의 체제로 이행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리고 데비 대통령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빈번하게 발생해 온 사하라사막 남쪽입니다. 사헬 지역에서 서방의 대테러 전략을 돕는 충실한 동맹자였잖아요. 이 때문에 프랑스 등 서방국가들도 이번 차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고요. 어떤 파장이 있을까요?

    최근 2017년 프랑스의 지지와 도움으로 무장단체와의 전쟁을 위해 창설된 G5 사헬 회원국 중 하나입니다. 현재 차드를 포함하여 모리타니, 말리, 니제르, 부르키나파소가 참여하고 있는데요. 차드는 프랑스가 발칸 작전을 통해서 니제르와 함께 가장 신뢰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G5 사헬 5개 국가 중 무장단체와의 전쟁에서 선봉에 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죠, 차드가요. 따라서 이 데비 대통령 사망으로 G5 사헬의 리더십에 심각한 공백이 생겼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G5 사헬는 물론 G5 사헬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프랑스의 대사헬 반테러 전략에도 적지 않은 차질과 변경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차드의 지정학적 중요성으로 보아서 G5 사헬과 프랑스가 차드 안보와 안전을 위해 별도의 새로운 전략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그동안 내전과 쿠데타가 반복되면서 차드의 경제는 점점 악화됐습니다. 유엔 인간개발지수 순위에서 전 세계 189개국 중 세 번째로 가난한 국가로까지 전락했습니다. 이번엔 갑작스러운 지도자의 죽음으로 또다시 극심한 정국 혼란에 빠진 상황입니다. 그리고 그로 인한 고통과 불안은 고스란히 차드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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