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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주목한 74세 여배우…"난 그저 윤여정일 뿐"

입력 2021-03-16 20:09 수정 2021-03-17 10:56

광기의 하녀, 바람난 엄마…'틀' 거부한 연기 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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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의 하녀, 바람난 엄마…'틀' 거부한 연기 내공

[윤여정/배우 (화면출처 : 미국 ABC) : 칭찬은 감사하지만 전 제 자신을 알아요. 메릴 스트리프와는 비교하지 말아 주세요.]

[앵커]

'한국의 메릴 스트리프'라 부르는 외신들에 할리우드에 처음 진출한 노배우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내 이름은 윤여정이고, 나는 그저 나 자신이고 싶다"는 소신도 밝혔습니다. 말처럼 '나 자신'이고 싶었던 50년 영화인생이었습니다. 전형적인 인물을 벗어나려 애썼고, 다른 누군가와 비교할 수 없는 자신만의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최하은 기자입니다.

[기자]

열아홉 살에 연기를 시작한 윤여정 씨는 첫 영화에서부터 파격을 선보였습니다.

['화녀' (1971) : 31층? 떨어져 죽기 편리하겠다.]

한 가정을 망가뜨리는 하녀 '명자'의 광기 어린 모습을 연기해 각종 트로피를 거머쥐었습니다.

개성 강한 얼굴과 표현으로 데뷔와 동시에 주목받았지만, 결혼 후 13년 동안 카메라 앞을 떠나 살았고,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 '생계형 배우'로 돌아왔습니다.

[윤여정/2015년 '뉴스룸' 인터뷰 : 절실할 때 제일 잘하지 않아요? 뭐든지.]

죽어가는 남편을 두고 바람난 시어머니로 스크린에 복귀한 2003년 이후 한 해도 빠짐없이 관객을 찾아왔습니다.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새로운 도전에,

['여배우들' (2009) : (윤여정 씨 오셨어요) 망할 X, 씨라니.]

데뷔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에 나와 또 다른 하녀를 그려내는 일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하녀' (2010) : 더럽게 앙앙들대네. 지금부터 하고 싶은 일 있으면 직접들 하세요. 난 안 하니까]

성을 팔아 살아가는 '박카스 할머니'를 연기해 또 한 번 충격을 주며 보호받지 못하는 노인 문제까지 들춰냈습니다.

['죽여주는 여자' (2016) : 저 사람도 무슨 사연이 있겠지. 아무도 진짜 속사정은 모르는 거거든.]

50년 넘게 쌓아온 윤여정만의 길.

자신의 원동력은 열등감이었다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윤여정/2015년 '뉴스룸' 인터뷰 : '쟤는 안 돼'라는 것을 극복해야 하느라고 애써서 지금 하고 있지 않나.]

최고의 사치는 하고 싶은 작품을 골라 하는 거라며 여러 차례 독립영화를 선택했고, 그렇게 '미나리'의 '순자'도 만났습니다.

어디에도 없는 할머니를 만들어낸 건 노배우의 단단한 소신이었습니다.

[윤여정/2020 부산국제영화제 : 전형적인 할머니, 전형적인 엄마 그런 거 하기 싫어요. 내 필생의 목적이에요.]

지난해 아카데미를 휩쓴 '기생충'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꿈같다 말했는데,

[윤여정/작년 2월 : 오래 살길 잘했다. 그 옛날에 꿈도 못 꿔봤죠. 세상에, 오스카는 그 사람들끼리 즐기는 거고…]

일흔넷의 배우는 직접 새 역사를 썼습니다.

(화면제공 : AMPAS)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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