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려대에서 교통정리 업무를 하던 60대 직원이 돌진한 차량에 치여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10년간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졌고 사고 한 달 전 교내 인터뷰에선 "사고를 막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학생들은 "늘 웃어주셨던 얼굴이 기억난다"며 애도하고 있습니다.
이예원 기자입니다.
[기자]
고려대에서 교통 관리를 해오던 60대 직원 A씨는 지난달 29일, 차에 치여 중상을 입었습니다.
학교 정문 안에서 300미터가량 빠르게 달려오던 차를 제지하려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어제(4일) 오전 숨졌습니다.
A씨는 고려대에서 10년 동안 근무했습니다.
지난 2019년엔 우수한 직원으로 공로상을 받았습니다.
사고 전, 교내 인터뷰에선 무엇보다 학생들의 안전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A씨 (2020년 11월 / 화면제공: 고려대 학생홍보대사 여울) : 사고가 날 뻔한 걸 근무자가 막아서 사고를 예방한 그런 장면들이 (그럴 때 보람을?) 그럼요. 저는 고대가 항상 잘되고 거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A씨는 학교 정문에서 차량과 보행자가 안전하게 오가도록 관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동료 직원 : 학생들 안전 항상 생각하시고. 저희들한테도 항상 얘기하셨으니까. 좋은 리더셨고 좋은 어른이었어요.]
후배들에게도 따뜻한 선배였습니다.
[동료 직원 : 책임감이 너무 강하셔서 지금 이 사고도 당하신 것 같고요. 저희가 근무했어도 팀장님에게 배운 대로 똑같이 했을 것 같으니까요, 그 정도로 잘 가르쳐 주셔서…]
A씨의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고려대 커뮤니티에는 애도의 글이 잇따랐습니다.
학생들은 "도움이 필요할 때 한걸음에 달려와 주셨다", "늘 밝게 인사해주셨다"며 A씨를 기억했습니다.
적게나마 조의금을 보낸다는 글도 잇따랐습니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50대 남성으로, 당시 동승자 여성과 함께 용건이 있어 학교에 방문했습니다.
경찰은 운전자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전과나 증거인멸 우려, 재범 위험 등은 없다고 판단해 불구속 수사하고 있습니다.
(화면출처 : 고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