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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문자 받고 '헌혈의집' 찾는 사람들…기자도 함께 해봤습니다

입력 2020-12-23 11:04 수정 2020-12-2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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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문자 받고 '헌혈의집' 찾는 사람들…기자도 함께 해봤습니다
'국내 혈액 보유량이 주의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지난 18일 정부가 보낸 긴급재난문자입니다.

코로나 19 감염을 우려해 헌혈하는 시민이 줄면서 혈액이 부족해진 겁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코로나 19 이후 헌혈자는 전년 대비 약 20만 명(8.1%) 정도 줄었습니다.

지난 17일에는 혈액 보유량이 2.7일분까지 떨어졌습니다.

적정 보유량인 5일분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 모자란 수치입니다.

혈액 보유량이 3.0일분 미만일 경우 '주의' 단계에 들어갑니다.

응급상황을 제외한 일반 수술은 혈액이 확보될 때까지 연기 혹은 취소될 수 있습니다.

2.0일분 미만인 '경계' 단계에선 응급수혈 외에는 쓸 수 있는 혈액이 없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시민들에게 헌혈을 독려했습니다.

 
[출처-SNS][출처-SNS]
■재난문자 받은 시민들, 헌혈하고 '인증샷'

재난문자를 받은 시민들은 헌혈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SNS에는 헌혈했다는 인증샷이 계속해 올라오고 있습니다.

세종시에 사는 한 주부도 재난문자를 받고 헌혈했습니다.

그는 "환자가 혈액이 없어 제때 치료를 못 받는다고 생각하니 안타까웠다"면서 "근처에 헌혈의 집이 없어서 고민하다 공주시에 예약하고 다녀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온라인 전자문진을 하고 갔더니 바로 헌혈할 수 있었다"며 "머무는 시간이 있었던 만큼 살짝 불안하기도 하지만 큰 걱정은 안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 사는 대학생 서정인 씨도 재난문자를 받고 헌혈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서 씨는 "접촉을 최소화하는 등 전체적으로 방역에 신경 쓰고 있었다"면서 "안전하게 진행되고 있으니 많은 사람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주의 단계' 재난문자가 발송된 18일 이후 헌혈자는 늘었습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어제(22일)까지 평소보다 약 6,000명 많은 시민이 헌혈에 참여했다고 밝혔습니다.

관계자는 JTBC와 통화에서 "많은 시민의 헌혈 동참으로 혈액 수급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재난문자 받고 '헌혈의집' 찾는 사람들…기자도 함께 해봤습니다
■직접 헌혈의 집 찾아가 보니…대체로 방역 양호

어제 오후, 기자도 가까운 헌혈의 집을 찾았습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조금 긴장도 됐습니다.

입구에는 방역 수칙을 알리는 현수막이 있었습니다.

입장 시 손 소독과 발열 체크, 호흡기 증상과 해외 여행력을 확인했습니다.

대기 공간은 거리 두기를 위해 일정 간격마다 '자리 비움' 스티커가 붙어 있었습니다.

간호사와 상담하는 문진실은 밀폐되지 않도록 문이 열려 있었습니다.

평일 오후라 그런지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채혈침대 5곳 중 3곳에서 시민들이 헌혈하고 있었습니다.

채혈침대 간 간격도 충분했습니다.

간호사들은 틈틈이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대기 공간과 주변 집기를 소독했습니다.

기자가 채혈하는 15분 동안 세 명의 시민이 헌혈하기 위해 들어왔습니다.

기념품은 도서상품권, 영화예매권, 여행용 세면도구 등이 있었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쓸만한 것은 많지 않았습니다.

기자는 헌혈기부권을 선택했습니다.

기념품 대신 그 금액만큼 환산해 기부할 수 있습니다.

헌혈의 집 입장부터 퇴장까지 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우려할 만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은 없었습니다.

간호사들도 업무를 위한 최소한의 접촉을 빼곤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습니다.

헌혈 전후로 물을 마실 땐 마스크를 살짝 내려야 했습니다.

헌혈자가 특정 시간에 몰리는 것에 대한 대비는 필요해 보였습니다.

부끄럽지만 기자는 고등학교 이후로 헌혈이 처음입니다.

재난문자를 받고 왔다는 말에 간호사는 고맙다고 했습니다.

간호사는 "1993년에 헌혈하고 이번에 오신 분도 계신다. 그분도 재난문자를 받고 오셨다더라"면서 "재난문자 이후로 헌혈하러 오시는 분이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출처-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출처-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헌혈의 집 방역 철저…안심하고 찾아달라"

어제 0시 기준으로 혈액보유량은 3.7일분입니다.

주의 단계에선 벗어났지만 여전히 심각한 상황입니다.

적정 보유량인 5.0일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당장 6,471명의 헌혈이 필요합니다.

헌혈의 집은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으니 안심하고 찾아달라고 합니다.

매일 자체소독을 하고 주기적으로 전문소독을 하고 있습니다.

출입하는 사람에 대해 방역 점검도 꼼꼼히 합니다.

헌혈에 사용하는 모든 도구는 일회용입니다.

거리 두기를 위해 문진실 가림막을 설치했고, 채혈침대는 간격을 조정했습니다.

예약 헌혈을 활성화해 방문객 밀집도도 관리하고 있습니다.

헌혈 버스는 2m 이상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출입 인원을 제한합니다.

헌혈 희망자를 헌혈 장소까지 태워주거나, 원하는 장소에서 비대면으로 헌혈할 수 있는 캠페인도 진행합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출처-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출처-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헌혈 전 체크사항

1. 헌혈은 희망자 모두가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복용 약과 나이, 예방접종, 몸무게, 헌혈 주기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헌혈 조건에 대해 먼저 확인한 후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헌혈 조건 https://www.bloodinfo.net/emi_bldqualify.do

2. 예약하고 가면 대기 시간 없이 헌혈할 수 있습니다.

전자문진도 미리 하고 가시길 추천합니다.

예약은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홈페이지와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레드커넥트'에서 가능합니다.

▷헌혈 예약 https://www.bloodinfo.net/blood_reserve.do

3. 헌혈 전, 간단한 검사를 통해 철분 수치를 확인합니다.

철분 수치가 부족하면 헌혈할 수 없습니다.

기자는 '오늘의 철분왕'이라는 간호사의 칭찬과 함께 헌혈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 식사를 잘 챙겨 드시고 잠을 잘 주무신 분이라면 무리 없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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