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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를 위한 실전 언론법' 기자의 기본을 재점검하는 안내서

입력 2020-12-0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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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를 위한 실전 언론법' 기자의 기본을 재점검하는 안내서 기자를 위한 실전 언론법 / 김상우 지음 (한울아카데미)

불신의 시대다. 기사에 대한 피해자의 불신도 높아져 간다. 언론분쟁도 늘고 있다. 언론이 제기하는 의혹의 당사자가 되면 기사의 조사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에 대응하는 기자와 언론사도 마찬가지다. 쉽게 기사를 정정하거나 삭제하지 않는다.  '표현의 자유' '알권리'를 앞세우며 일전을 불사한다.

저자는 2019년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 사건이 3,544건이라고 밝혔다. 과거와 비교해 크게 증가했다. 취재 현장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이 정도라는 게 의외다. 시간에 쫓겨, 관점에 쫓겨 팩트를 소홀히 한 채 쏟아져 나오는 기사가 얼마나 많은가. 언론중재위원회의 심리 테이블에 오르기 전 피해자의 항의를 받아, 또는 기자 스스로 정정하거나 삭제한 기사가 상당하다. 

◇진실은 현장에 있다

저자는 사례를 통해 언론분쟁의 대응 및 해결방법을 정리했다. 사회에 대한 비판적 감시와  파수견 역할은 기자의 사명이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취재·보도 과정에서 명예훼손 등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역설한다. 

신속과 정확이라는 얼핏 상반되는 가치를 추구하는 기자들이 지켜야 할 점을 꼼꼼히 제시했다. 보도의 시작과 끝에 공익성이 있어야 함은 기본이다. 특히 강조하는 점은 충실한 현장취재와 '팩트'다. 현장은 진실성을 담보하는 무기가 될 수 있고, 팩트는 언론분쟁에서 기자들의 결정적인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다.  

취재원과 정보원을 과신하지 말라는 경고도 담았다.  특종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취해 ' 크로스 체크'라는 사실 확인 노력이 부족하면 언제든 분쟁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 

좋은 기사를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쁜 기사를 걸러내는 것도 기자가 갖춰야 할 능력이다. 책에 소개된 분쟁 사례들은 기자가 정의의 사도이며, 기사는 절대적으로 진실이라는 생각이 착각일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저자는 정정보도와 반론보도에 인색하지 말 것을 충고한다. 잘못된 기사를 정정하고, 반론을 반영하는 것은 창피하거나, 기자의 신념을 꺾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진실로 향하는 과정이며, 언론의 신뢰를 높이는 길이라는 것이 저자의 충고다. 

◇기자의 기본을 재점검하는 안내서!

기자들이 이 책을 읽고 나면 뒷맛이 씁쓸할 수 있다. '이 시대 기자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네'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게 읽었다면 오독(誤讀)이다. 저자는 팩트를 충실하게 수집하고 차곡차곡 쌓아올려 보도하는 것이 기자의 기본임을 강조한다. '업의 본질'과 직결된 문제다. 이런 점에서 기자들에게 '안전 제일주의'를 강조하는 책이 아니요, 분쟁에 대비하는 안내서에 그치는 책도 아니다. 취재 과정과 그 결과물을 더 공정하고 투명하게 만드는 나침반 역할을 하는 책이다. 

책은 내용을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추적하고 파헤쳐 팩트를 발굴하라. 더 완성도 높은 기사를 쓰기 위해 노력하라. 언론에 몸을 담고 있거나, 기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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