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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승리선언 한 달…'불복' 트럼프 "도둑질 멈춰라"

입력 2020-12-07 19:41

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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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승리를 선언한 지 정확히 한 달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7일) 대선 이후 처음 등장한 첫 유세에서 불복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박준우 반장 발제에서 관련 소식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이형기 시인의 '낙화'라는 시의 한 구절입니다. 하지만 저의 선임인 고석승 반장은 정치부회의에 미련이 남은 모양입니다. 이제 떠나갔지만 아쉬운 듯 사무실 곳곳에 자신의 흔적을 잔뜩 남겨뒀습니다. 반면 최종혁 반장, 미련 따위 1도 없다는 걸까요. 바로 책상 다 치우고 이렇게 친절하게 인증샷도 올렸습니다.

고 '전' 반장님도 짐은 박스에 모두 넣어놨으니, 시간 되실 때 가져가 주시길 바랍니다. 고 반장처럼 자리에 미련이 남은 사람은 저기 먼 나라에도 있습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입니다. 현지시간으로 4일 알렉스 파디야 캘리포니아 국무장관은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공식 인증했다고 밝혔는데요. 바이든은 이로써 당선 확정에 필요한 선거인단 과반 기준인 '매직넘버' 270명을 넘겼습니다. 캘리포니아주 55명을 더해 총 27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게 된 건데요. 하지만 대선 이후 한 달여 만에 첫 대중 유세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5일) : 그들은 부정행위를 했고 우리의 대통령 선거를 조작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이길 것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그것을 이길 것입니다. (도둑질은 그만! 도둑질은 그만! 도둑질은 그만!) 졌으면 졌다고 말하고 플로리다로 돌아가서 쉬면서 '잘 싸웠다'라고 얘기할 겁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선거를 훔치고, 조작하고, 강탈할 때는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이번 대선이 조작됐다는 주장을 이어간 겁니다. 바이든 당선인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의문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자신의 임기 중 북한과 대치했던 상황을 언급했는데요. "내가 김정은 위원장과 개인적인 친분을 쌓아서 전쟁 위기를 막았다"라는 자부심을 드러냈습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줄곧 '친구'라고 얘기해왔죠. 하지만 바이든은 김 위원장과 잘 지내기 어려울 거라고 비꼬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5일) : 많은 사람들이 내 성격으로 미뤄봤을 때 바로 (북한과) 전쟁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전쟁이 일어날 거라고 했지만 우리는 관계를 발전시켰습니다. 바이든이 북한의 김정은과 어떻게 할지 지켜봅시다. 그가 잘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바이든 당선인의 다른 외교정책들도 깎아내렸습니다. 2015년 파리에서 체결된 기후변화협약이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주도로 체결된 협약인데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협약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게 아니라 미국 경제를 죽이기 위해 고안됐다"고 주장하면서 이 협약에서 탈퇴해버렸죠. 근데 바이든은 이 협약을 다시 돌려놓을 심산이라는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5일) : 민주당이 가장 먼저 하고 싶어 하는 것 첫째, 파리기후협약을 되돌리려고 할 겁니다. 많은 돈이 들 텐데 말이죠. 그 협약은 미국을 파괴시키기 위한 겁니다. 두 번째로 그들이 원하는 건 이란에 수십억 달러를 주는 겁니다. 이란이야 물론 행복하겠죠.]

민주당이 이란 핵 합의도 다시 돌려놓을 거라는 얘기인데요. 쉽게 말하면 "내가 임기 동안 '돈 샐 구멍'을 다 막아놨는데 바이든이 다시 그 구멍을 뚫을 거다" 이런 내용입니다. 여기서 잠시, 트럼프가 이 연설을 한 장소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공화당 텃밭 이미지가 강한 조지아 주인데요. 지금 조지아주는 미국 상원의 다수당을 결정지을 최종 승부처로 떠올랐습니다. 상원은 모두 100석으로 구성되는데요. 현재 공화당이 50석, 민주당은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 2명을 포함해 48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석이 있는 조지아 주는 아직 결판이 안 나서 결선 투표를 치를 예정인데요. 민주당으로서는 이 2석을 모두 차지해야 50대 50으로 의석 수가 같아지니까 급하긴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바이든과 트럼프 모두 조지아에 화력을 집중하면서 '대선 2차전'이 벌어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5일) : 민주당은 속임수를 써야만 이길 수 있습니다. 조작하지 않는 한 조지아 주에서 이길 수 없어요. 민주당은 그 누구보다 속임수를 잘 쓰거든요. 이런 측면에선 공화당이 훨씬 낫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당선인 (현지시간 10월 27일) : 우리가 상원 선거를 뒤집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모두 아실 겁니다. 그 싸움에서 조지아주보다 중요한 주는 없습니다.]

이번 유세 현장에서도 어김없이 트럼프의 댄스를 볼 수 있었는데요. 노래에 맞춰 여유롭게 몸을 흔드는 트럼프. 한 달 전 유세와 전혀 다를 바 없는 모습이죠. 갑자기 아름답게 떠난 우리 최 반장이 그리워지는군요. 아직 여유를 잃지 않은 모습이지만 사실 지금은 '사면초가'에 놓여 있습니다. CNN은 "트럼프 캠프의 소송 50건 가운데 지난 3일까지 법원의 판단이 나온 35건의 결과는 '1승 34패'"라고 소식을 전했는데요. 대선 불복 소송전에 투입한 자금만 약 88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00억 원 가까이 된다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연패를 거듭하고 있는 겁니다.

측근들도 하나둘 등을 돌리기 시작했죠. 트럼프의 충복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이 선거 결과를 뒤집을 만한 사기는 보지 못했다고 말한 건데요. 여론조사 결과도 안 좋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상·하원의원을 대상으로 대선 승자는 누구인지를 묻는 조사를 벌였는데요. 미국 공화당 소속 상·하원 의원 총 249명 바이든이 이겼다고 인정한 사람은 27명이었는데요. 반면 트럼프가 이겼다고 답한 의원은 2명뿐이었습니다. 220명의 의원은 누가 승자인지 아직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안 좋은 소식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트럼프의 대선 불복 소송을 이끌어온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코로나에 감염된 겁니다.

[트럼프 (음성대역) : 미국 역사상 가장 부패한 선거를 폭로하며 지칠 줄 모르고 일해온 루디 줄리아니가 중국 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였습니다.]

줄리아니는 최근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미전역을 순회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는데요. 이 때문에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아무래도 트럼프로선 줄리아니의 감염이란 악재까지 겹치면서 앞으로 소송전에서도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늘 야당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악재 겹친 트럼프, 선거 후 첫 유세 "내가 이겼다" 불복 '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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