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보다 2m 낮은 지하도…순식간에 '저수지'로
[앵커]
이렇게 빠르게 물이 불다 보니 배수펌프도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특히 지하도는 제일 깊숙한 곳이 입구보다 높이가 2m나 낮았습니다. 이런 곳들은 폭우가 쏟아지면 미리 차가 못 들어오도록 막았어야 했지만, 들어오지 말라는 경고는 없었습니다. 문제는 이게 처음이 아니라는 겁니다. 6년 전에도 부산에선 비슷한 사고로 두 명이 숨졌습니다.
고승혁 기자입니다.
[기자]
갑작스레 물이 쏟아져 지하 차도에서 3명이나 숨졌지만, 배수펌프는 제 역할을 못 했습니다.
사고가 난 초량 제1지하차도는 폭이 좁아 적은 물에도 잠기기 쉽습니다.
높이가 3.5m라고 쓰여있는데요.
구조대가 도착했을 물이 이미 2.5m 가까이 차 있었습니다.
길이 175m의 지하차도가 저수지로 변한 겁니다.
지하차도는 저지대인 데다가 바닥이 입구보다 2m 낮았습니다.
물이 빠르게 고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고 당시 분당 20톤씩 물을 빼는 펌프가 최대치로 가동됐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신현석/부산대 토목공학과 교수 : 펌프만 갖곤 안 돼요. 펌프 외에 치수·방재시설을 전문가들이 제안했지만 (안 했다.) 미리 알았으면 자동차를 들여보내지 않았겠죠. 경고판이라도 세워놨겠죠.]
하지만 지하차도는 침수됐는데도 통제되지 않았습니다.
재난 메시지는 침수가 되고 1시간이 지나 뿌려졌습니다.
[부산 동구청 관계자 : 재난문자는 한 10시 50분 정도? 조금 약간 늦게 나온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하차도 앞 통제) 문구는 아마 이번에는…아마 안 됐을…]
6년 전 우장춘로에 이어 또다시 침수 사망사고가 나자 경찰은 대응을 잘못한 게 아닌지 수사에 나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