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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한편에 생수 가득…'수돗물 유충'에 인천 자영업자들 근심

입력 2020-07-17 13:27

코로나19로 줄어든 손님 더 줄어…식당 등 매출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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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줄어든 손님 더 줄어…식당 등 매출 감소

가게 한편에 생수 가득…'수돗물 유충'에 인천 자영업자들 근심

"코로나19로 이미 타격을 받았는데 수돗물 사태로 한 번 더 꺾이네요."

17일 오전 인천시 서구 한 분식집에는 '생수로 사용 중'이라는 커다란 문구가 벽면 곳곳에 붙어있었다.

점주 박성진(34·남)씨는 "손님들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 가게 내부뿐만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이나 배달 앱에서도 생수 사용을 강조하고 있다"면서도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인천 지역에는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민원이 빗발치며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애초 서구를 중심으로 제기됐던 수돗물 관련 민원은 옹진군을 제외한 인천시 9개 군·구에서 잇따라 접수되며 이날 현재 200건을 넘긴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들은 수돗물 유충 사태까지 겹치며 벼랑 끝에 몰렸다는 반응이다.

박씨는 "수돗물 사태 직후 매출이 30∼40% 떨어졌다"며 "코로나19에 수돗물 사태까지 터져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하루 18.9L 생수통 3∼4개를 음식 조리에 사용하고 있다"며 "보상이 어떻게 이뤄질지 모르겠지만, 일단 부담이 되더라도 자비로 생수를 구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구에서 카페를 개업한 김미영(35·여)씨는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손님을 기다렸다.

김씨는 개업을 앞두고 터져 나온 수돗물 유충 사태에 밤잠을 설쳤다고 했다.

그는 "본사 차원에서 교육까지 끝난 상황이라 가게 오픈을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며 "오전 내내 2팀밖에 손님을 받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아무래도 카페는 물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손님들이 더 불안해할 수 있다"며 "인근 식자재 마트와 배달 주문을 이용해 생수를 충분히 준비해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주변 가게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한 호두과자 전문점에 들어서니 여러 묶음의 생수통들이 눈에 띄었다.

이 가게 직원은 "호두를 만드는 데 물을 많이 사용하는 편은 아니지만, 커피 제조 등을 위한 예비용으로 구매해뒀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돗물 유충 사태는 인재로 규정된 작년 붉은 수돗물 사태처럼 담당 부서의 시설관리 부실로 촉발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천시는 오존 처리 시설 구축 등 완전한 밀폐 없이 서구 공촌정수장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지난해 9월 조기 가동했다.

이 때문에 여름철 날벌레가 불을 환하게 켜놓은 정수장에 날아왔다가 여과지에 알을 낳아 유충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날 기준 인천 지역에서 접수된 유충 관련 민원 신고는 194건으로 이 중 현장 조사 결과 서구 지역 90곳에서 실제로 유충이 발견됐다.

30곳은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74곳은 현장 확인을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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